(알 수 없는 우리, 관어미지적아문, 언노운(關於未知的我們, Unknown) ∥ 대만BL드라마, 로맨스, LGBTQ+ ∥ 12부작 ∥ 2024.2.24.~04.20. ∥ 15+등급 ∥ 원작 : 프리스트(Priest)의 소설 "큰형"(大哥) ∥ 각본 : 채비교(蔡妃乔) ∥ 감독 : Ray Jiang, 강서지(姜瑞智) ∥ 출연배우(등장인물) : 구우진, 邱宇辰, 치요위천, Chris Chiu(웨이첸) / 황굉헌, 黃宏軒, 황훙쉬엔, Kurt Huang(웨이즈위안, 샤오위안) / 임사정, 林思廷(웨이리리, 샤오바오) / 김재훈, Kim JaeHoon(탄유, 싼팡) / 양정군, 梁正群(슝형) / 임자굉, 林子閎, 린즈홍, Lin Zihong(린 의사) / 양자의, 楊子儀(러형) / 장해혁, 張楷奕(아후) / 주유승, 朱宥丞(10대 웨이첸) / 원백호, 阮柏皓(어린 웨이즈위안) / 곽대예, 郭大睿(10대 웨이즈위안) / 구승익, 邱勝翊(샤오위안 담임) 등)
어릴 적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여동생 샤오바오와 살게 된 웨이첸은 ‘결코 떠나지 않을 한 사람’을 원한다. 웨이첸의 집에 들어가 살게 된 웨이즈위안은 죽을 때까지 그의 곁을 지키기 위해 더욱더 강해지고 싶어한다. ‘관어미지적아문(關於未知的我們, Unknown)’은 웨이첸과 웨이즈위안의 쌍방구원을 담은 BL드라마다.
● 줄거리
어느 날 한 소년이 경계심이 심한 꼬마 노숙자에게 찐빵을 던져주고 간다. 밥도 사다 주고, 추위에 떨며 잠들어 있을 땐 옷을 벗어주고 가기도 한다. 꼬마 노숙자는 소년을 따라가 보기로 한다. 소년이 집안으로 들어가자 꼬마 노숙자는 문밖에 쪼그리고 앉는다. 확신도 없고 기대도 없지만 대담하고 결단력 있는 얼굴로 소년이 나오길 인내하고 기다린다. 드디어 꼬마 노숙자에게 문이 열린다.
소년의 이름은 웨이첸이다. 꼬마 노숙자에게도 이름이 생긴다. 웨이첸의 두목 러형이 ‘위안은 웨이첸의 것’이란 뜻으로 ‘웨이즈위안’이라고 지어준다. 웨이첸은 동생들을 위해 조직을 나오기로 결심한다. 러형은 위안을 볼모로 권투 시합에서 3번 이기면 조직에서 나갈 수 있게 해주겠다고 한다. 비록 권투 시합에서 이기긴 하지만 첸은 피투성이가 된다. 위안은 “나를 버리면 이런 고생은 안 하겠지?”라며 운다. 그러자 첸이 말한다. “너를 버리면 모든 걸 잃는 거야.”
어릴 적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모든 걸 혼자 짊어지고 살아온 웨이첸에겐 동생들이 전부다. 웨이즈위안과 웨이리리가 웨이첸이 살아가는 이유다. 조직을 나온 첸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엔 먹고 살기 위해 당구장에 박혀 아르바이트를 하며 게임방송을 하기도 한다. 그러다 슝형을 만나 억지로 대학도 가고 슝형, 싼팡과 함께 H.O.T라는 회사도 차린다. 어느 날 첸은 생각한다. ‘수없이 스쳐 가는 사람 중에 결코 떠나지 않는 한 사람이 있다면 행운이 아닐까?’
위안의 세계는 첸이 전부다. 위안에겐 첸만 있으면 된다. 위안은 첸이 혼자라고 느끼지 않도록 항상 첸 옆에 있으리라 결심한다. 쉴 틈 없이 일하는 첸을 볼 때마다 위안의 목표는 단 하나다. 첸을 지키기 위해 더욱더 강해지는 것이다.
첸을 향한 위안의 마음은 점점 깊어진다. 첸과 낚시를 하러 가서는 첸과 키스하는 상상을 하기도 한다. “형, 내가 남자 좋아하는 거 알지?” 위안의 말을 듣고 첸이 놀란다. 아무리 세상이 바뀌었다고 해도 남자가 남자를 좋아한다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 첸의 반대에도 위안은 굽히지 않는다. “상대방의 성별과는 관계없이 좋은 건 좋은 거야. 누군가를 좋아하는 건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야. 누군가를 마음에 품고 있는 느낌을 알아? 벌써 몇 년이나 지났어. 시간은 무의미해. 그 사람은 이미 내 일부가 됐거든.”
위안의 말이 묘하게 첸의 심기를 건드린다. 누구냐고 다그쳐 묻자 혼자 짝사랑하는 거라서 그 사람은 모른단다. 언젠가 그 사람이 결혼하면 어떡할 거냐고 묻자 “미치겠지.”라고 답한다. 그가 도대체 누구길래 위안의 마음을 온통 사로잡은 것일까? 첸의 가슴이 답답해진다.
회사 협약식날 위안은 첸이 펑닝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는 질투에 휩싸여 술을 마신다. 첸이 창고에서 술에 취한 위안을 찾아낸다. 너무 괴로워서 심장을 부여잡고 있던 위안은 첸을 보자 오랫동안 꾹꾹 눌러왔던 감정을 폭발시킨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웨이첸이야. 나, 형을 좋아한다고!” 위안은 첸이 밀어내는데도 강제로 키스하며 고백한다. 첸은 위안의 얼굴에 주먹을 날린다.
첸은 위안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 집에도 들어가지 않고 사무실에서 지낸다. 걱정하는 위안의 문자가 쏟아지지만 무시한다. 위안은 밤마다 첸을 생각하며 운다. 결국 첸은 위안을 유학 보내기로 결심하고 싼팡에게 부탁해 서류를 전달한다. “이런 것까지 직접 얘기하기 싫을 정도로 형이 나를 미워하는 거야? 좋아. 내가 떠나길 바라는 거잖아. 빠를수록 좋겠지.” 그렇게 위안은 떠밀려서 유학을 떠나고 만다. 과연 첸과 위안은 어떻게 될까?
● 감상
◎ 솔직히 처음엔 구우진(邱宇辰)&황굉헌(黃宏軒)의 비주얼이 별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회가 거듭될수록 눈에 콩깍지가 씌었는지 둘 다 잘생겨 보이는 거다. 엄청 매력적으로 보이는 거다. 아마도 그건 구우진과 황굉헌이 완벽하게 웨이첸과 웨이즈위안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캐릭터 그 자체가 되어 장면마다 강력한 인상을 남겨서 가슴을 후벼댔기 때문일 것이다. 장면마다 생명력과 긴장감을 불어넣는 두 배우의 연기가 가슴 시릴 정도로 아름답게 느껴졌기 때문일 것이다.
◎ 구우진(邱宇辰)&황굉헌(黃宏軒)의 케미스트리 또한 너무 좋다. 연상수&연하공의 쌍방구원인 것도 좋다.
○ 첸이 꼬마 노숙자인 위안을 돌보기로 ‘선택’한 그 순간부터 첸도 위안을 돌보기로 ‘선택’한다. 처음엔 위안보다 나이가 많은 첸이 위안을 돌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위안이 첸을 아기처럼 보살피고 있단 걸 발견하게 된다. 위안이 첸의 집에 들어간 그 순간부터 첸은 위안의 전부가 된다. 첸과 위안은 이미 서로를 선택한 사이다.
○ 위안은 첸을 ‘형’이라고 부르지만 첸과 위안에게서 형제애가 느껴지지 않는다. 첸과 위안은 전형적인 형과 동생으로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그렇게 보이도록 의도적으로 연출했기 때문일 것이다. 위안의 대사와 눈빛, 위안의 행동에 반응하는 첸의 행동이 그들을 남다른 관계로 느껴지게 만든다.
○ 사랑은 감기처럼 숨길 수 없다고 했다. 첸을 제외한 주변인들은 결국 위안의 눈빛에서 위안이 누구를 좋아하는지 눈치채기 시작한다. 싼팡이 첸에게 대놓고 묻는다. “샤오위안이 좋아하는 사람이 설마 너 아니야? 너를 쳐다보는 눈빛이며, 병원에서 너를 돌보던 모습이며 영락없이 좋아하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였어.” 하지만 첸은 싼팡의 말을 애써 무시한다.
샤오바오가 싼팡에게 작은 오빠는 큰 오빠밖에 모른다고 투덜대자 “샤오위안의 그 느낌은 정말 이상해. 아주 남달라.”라며 의심의 끈을 놓지 않는다. 직원들조차 “첸 선배가 동생 말을 너무 잘 들어서 두 사람이 형제 같지 않아요. 샤오위안이 뭔가, 그거예요. 형제간의 사랑, 맞죠?”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싼팡이 답답해서 “너 못 느꼈어? 샤오위안이 너를 아이처럼 챙기고 있어.”라고 하는 데도 끝내 첸은 부정한다.
결국 협약식날 첸이 펑닝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본 위안은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취해선 첸에게 키스하고 좋아한다고 고백하고 만다. 이 일로 첸은 싼팡에게 부탁해 위안을 미국으로 유학 보내 버린다. 유학 가기 전 위안이 싼팡에게 던지는 질문을 통해 위안과 첸의 사랑이 ‘금지된 사랑’이 아님을 명확하게 만든다. 싼팡은 끝내 위안의 질문에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못한다. 위안이 첸을 좋아해선 안 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위안 : 싼팡형, 난 왜 형을 좋아하면 안 되는 건데? / 싼팡 : 웨이첸이잖아. / 위안 : 우린 친형제가 아니잖아. 왜 형을 좋아하면 안 되냐고? / 싼팡 : 웨이첸이라 안 된다니까. / 위안 : 형이랑 울고 웃으며 매일 곁에서 함께한 사람은 나야. 대답해 봐. 왜 형을 좋아하면 안 되는데? / 싼팡 : 샤오위안, 다른 사람은 다 되는데 웨이첸만은 안 돼. / 위안 : 왜 웨이첸만은 안 되는데? / 싼팡 : 그게 정당하다고 생각해? / 위안 : 그게 잘못이야? / 싼팡 : 관두자.
○ 첸에겐 트라우마가 있다. 엄마는 아이에게 세상의 전부다. 그런 엄마에게 보호받기는커녕 첸은 엄마에게 학대와 폭력을 당했다. 어느 날은 칼을 들고 와서 첸과 바오를 죽이고 엄마도 자살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그때 첸은 바오를 안고 오빠가 지켜주겠다며 안심시켰지만 첸도 죽을 만큼 무서웠다. 엄마는 약물중독에 시달리며 첸에게 기대고 의지하려 하기도 했다. 첸은 엄마 대신 바오를 돌보았다. 하지만 어린 첸에게도 돌봐줄 사람이 필요했다. 첸은 여전히 엄마와 관련된 악몽을 꿀 정도로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첸은 한결같은 마음으로 자신을 돌봐주는 위안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통해 엄마에게 받지 못한 사랑을 느꼈을 것이다. 위안은 마치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아기에게 반응하듯 첸의 일이면 반사적으로 반응한다. 위안은 첸만을 바라보고 첸 외에는 아무것에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런 위안의 사랑이 너무 거대해서 첸은 오히려 두려움을 느낀다. 이 사랑을 잃어버리면 첸은 살 수 없을 것 같다. 첸은 이 사랑을 보호하기 위해 ‘형제’라는 이름 뒤에 숨어 회피한다. 적어도 형제로 있는 한 위안을 잃을 일은 없기 때문이다.
○ 위안을 유학 보낸 후 첸은 매일 술을 마시며 괴로워한다. 술 취한 첸에게 싼팡이 묻는다. “웨이첸, 똑바로 얘기해 봐. 너도 샤오위안을 좋아하지?” 첸은 대답하지 못하고 자리를 피한다. 첸은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정의하기 어렵다. 그래도 한가지 명확한 건 자신에게 ‘위안이 없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참고 참고 또 참다가 첸은 더 이상 위안을 향한 그리움을 참을 수 없어 위안에게 전화를 건다. 그리곤 깜짝 놀라 전화를 끊는다. 바로 위안에게서 전화가 걸려온다. 위안과 통화를 하게 된 첸은 눈물이 쏟아지려는 걸 간신히 참는다. 전화를 끊은 첸은 위안에게 “집이 그리우면 돌아와.”라는 문자를 남긴다.
○ 4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위안은 멜로 눈빛으로 첸에게 좋아한다고 말하면서도 예전처럼 대해주지 않는다. 다른 사람을 먼저 챙기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말에 더 귀를 기울이기도 한다. 위안의 밀당은 첸으로 하여금 그동안 위안이 자신을 어떻게 돌봐왔는지를 더 잘 인식하게 만든다. 첸은 자신만을 바라보던 첸만의 위안을 되찾고 싶어진다.
○ 첸은 위안의 방을 청소하다가 위안이 쓴 유서를 발견한다. 첸이 유서에 대해 묻자 위안은 돌아오기 2년 전에 등산 동아리 사람들이랑 정상을 도전하다가 눈사태를 만났던 이야길 해준다. 구조를 기다리면서 써두었던 유서인 것이다. 첸은 생각한다. ‘그때의 회피가 유서로 돌아왔다면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만약 나도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면 샤오위안한테 무엇을 남겨 줄 수 있을까?’
위안이 첸을 위해 러형을 찾아갔다가 죽을 뻔한 일과 위안이 써두었던 유서는 첸이 위안을 받아들이도록 용기를 내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이제 첸은 이 세상에서 첸의 곁을 떠나지 않을 유일한 사람은 오직 위안뿐이라는 걸 명확히 안다. 첸은 수술이 실패해서 엄마처럼 위안과 바오의 발목을 잡게 될까 봐 두려워하지만 위안에게 용기를 얻어 주저하던 수술도 받는다.
첸은 위안에게 “나를 포기하지 않아줘서 고마워.”라고 말하다. 위안은 “예전에는 형이 날 지켜줬는데 이제부터는 형이 나한테 기대.”라고 말한다. ‘결코 떠나지 않을 한 사람’을 원했던 첸과 위안은 사랑으로 서로를 구원한다. 두 사람의 사랑이 아름답고 숭고하다.(5점 만점에 5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