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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BL] 옷상즈러브(Ossan’s Love Thailand) : 엇믹(EarthMix)의 망가짐을 보는 재미


(옷상즈러브(Ossan’s Love Thailand / รักนี้ให้ "นาย") 태국BL드라마, 비즈니스, 코미디, 로맨스, LGBTQ+ 12부작 2025.01.06.~03.24. 13+등급 원작 : 일본드라마 아재‘s 러브(おっさんずラブ) 각본 : Pratchaya Thavornthummarut / Bee Pongsate Lucksameepong 감독 : Au Kornprom Niyomsil 출연배우(등장인물) : Earth Pirapat Watthanasetsiri(Heng) / Mix Sahaphap Wongratch(Mo) / Krit Shahkrit Yamnam(보스) / Ryu Phudtripart Bhudthonamochai(Newyea) / Kapook Ploynira Hiruntaveesin(Chicha) / Thor Thinnaphan Tantui(Ten) / Champ Nattharat Kornkaew(Thua-ngok) / Parn Nachcha Chuedang(Cher-aim) / Dada Warinda Damrongphol(Meow)

원작의 오버스러움보다 더 오버스러운 어색함 



‘Ossan’s Love Thailand’는 일본 벨드인 아재’s 러브를 리메이크한 태국 벨드이다. 일본 원작은 중년 상사가 젊은 남자 직원에게 반해버리며 벌어지는 따뜻하고 인간적인 코미디 벨드이다. 웃기지만 진심이 있고, 유쾌하지만 감정의 흐름이 치밀하다. 사실 이렇게 완성도 높은 원작을 리메이크한다고 했을 때 살짝 걱정이 되긴 했지만 주연이 믿고 보는 엇믹(EarthMix)’이라서 기대가 컸다

하지만 내가 엄청 좋아하는 엇믹이 주연을 맡았음에도 몇 번이고 중도 포기할 뻔했다. 일본 원작의 핵심이었던 진정성과 감정선은 어디로 가버리고 캐릭터들은 일본 특유의 오버스러움보다 더 오버스럽게 맥락 없는 행동만 반복한다. 서사를 전개하는 방식도, 인물 간의 감정도, 심지어 설정조차도 어딘가 엉성한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일본 원작과 자꾸만 비교가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전작들과 180도 다른 어스의 깨발랄한 연기 



그렇다고 ‘Ossan’s Love Thailand’가 완전히 망했다는 건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보기엔 그냥 웃길 수도 있다. 우유부단의 끝판왕인 헹 때문에 답답해서 죽을 것 같고, 그런 헹을 왜 보스, , 여사친까지 다 좋아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도 괜찮다.

헹이 엄마 앞에서 여사친을 애인이라고 속여서 모의 속을 뒤집어 놓고, 보스의 공개 청혼을 받아들이는 어이없는 짓을 하고는 교통사고로 기억상실증에 걸려서 짜증이 극에 달하게 해도 괜찮다. 그저 천별과 문치킨에서 볼 수 없었던 깨발랄한 코믹 연기를 어스가 도전해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면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게다가 믹스 또한 엄청 귀엽게 나온다

어스가 연기한 헹 캐릭터는 '천개의 별 이야기(2021)'와 '문라이트 치킨(2023)'에서 보여줬던 진지한 이미지와는 180도 다르다. 게임 중독에 삶의 방향도 없고, 우유부단해서 사람들에게 질질 끌려다닌다. 이런 헹의 철없음이 엄청 짜증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코믹스럽게 보이기도 한다. 사실 가끔 너무 오버스럽게 연기해서 민망할 때도 있지만 보다 보면 적응돼서 그냥 웃고 넘어가게 되기도 한다

믹스가 연기한 모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모는 헹의 룸메이트이자 헹의 일상적인 돌봄을 도맡는 가정적인 남자다. 한집에 살기 때문에 깊은 감정선을 보여줄 수도 있으련만 정작 둘 사이엔 알쏭달쏭한 밀당만 오간다. 어떤 장면에서는 정말 둘이 사랑하는 게 맞나 싶을 정도다. 그렇더라도 엇믹은 어디가지 않는다. 역시 엇믹의 케미스트리는 무시할 수 없다

일본 원작과 비교되는 태국판 보스 



사실 하도 답답해서 속을 뒤집어 놓는 헹도 그렇지만 더 이상한 건 헹을 좋아하는 보스이다. 일본 원작의 보스는 인간적인 고뇌를 안고 중년의 외로움과 혼란을 보여주며 공감을 이끌어낸다. 그런데 태국판 보스인 콩덱은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설득력이 떨어지는 행태를 보인다. 헹에게 집착하며 다짜고짜 청혼하고, 스토커처럼 따라다니고, 감정의 맥락 없이 갑자기 도움을 준다

물론 배우 자체는 엄청 관리를 잘해서 일본 원작의 보스보다 훨씬 매력적이지만 연출이 너무 과해서 매력을 떨어뜨린다. 웃기려는 의도는 알겠는데 맥락없이 과장된 행동을 반복하는 건 오히려 캐릭터의 입체감만 사라지게 만든다

약한 러브 라인의 아쉬움 



가장 큰 문제는 벨드인데도 러브 라인이 너무 약하다는 점이다. 헹과 모는 12화까지 사귀는 것도, 이별하는 것도 아닌 애매한 상태로 질질 이야길 끌고 가서 지루하게 만든다. 감정선의 깊이가 너무 부족해서 진짜 사랑인지 아닌지도 애매하다. 중간에 나오는 헹의 기억상실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뭔가 극적인 장치로 감동을 주려고 한 것 같은데 오히려 짜증만 극에 달하게 만든다. 특히 11~12화는 의미 없이 흘러가서 마무리라고 하기엔 너무 허무하다


그나마 볼만한 조연, 치차와 뉴이어의 썸라인

그나마 헹의 친구인 치차와 후배인 뉴이어가 나오는 서사는 볼만하다. 치차는 자신이 헹을 짝사랑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지만 헹과 모의 사이를 눈치채면서 자신의 마음을 정리하고 점점 성숙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치차는 헹과 모를 중재하는 역할로 성장하면서 ‘Ossan’s Love Thailand’의 인간적인 온기를 조금이나마 회복하게 해준다. 여성 캐릭터를 이렇게 훌륭하게 묘사한 점은 칭찬해주고 싶다

귀엽고 엉뚱한 후배 뉴이어는 틈틈이 등장해 말도 안 되는 실수를 저지르고는 사표를 내겠다고 외치며 코믹한 웃음을 안겨준다. 치차와 뉴이어의 썸라인은 의외로 몰입감 있어서 보는 재미가 있다. 까메오로 잠깐 등장한 까오땅도 너무 반갑다

‘Ossan’s Love Thailand’를 추천하는 이유 



아쉬움이 많음에도 추천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주연이 엇믹이기 때문이다. 엇믹의 케미스트리는 두말 하면 잔소리다. 너무 깊게 생각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지만 머리를 비우고 싶다면 가볍게 볼 수 있는 벨드이다. 그러니 원작의 진정성을 내려놓고, 종이 인형처럼 얄팍한 캐릭터여도, 보다 보면 지루할 틈 없이 오버하고 사고를 쳐대기 때문에 웃으며 볼 수 있다. 게다가 어스와 믹스가 이렇게 망가질 수 있다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볼 이유가 된다.(5점 만점에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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