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개의 별 이야기, 천성화(A Tale Of Thousand Stars / นิทานพันดาว) ∥ 태국BL드라마, 로맨스, LGBTQ+ ∥ 10부작 ∥ 2021.01.29.~04.02. ∥ 13+등급 ∥ 원작소설 : Bacteria "Tale of a Thousand Stars"(นิทานพันดาว) ∥ 극본 : Bee Pongsate Lucksameepong ∥ 감독 : Aof Noppharnach Chaiwimol ∥ 출연배우(등장인물) : 어스 피라팟 왓타나쎗씨리, Earth Pirapat Watthanasetsiri, เอิร์ธ พิรพัฒน์ วัฒนเศรษสิริ(Phupha) / 믹스 사하팝 웡랏, Mix Sahaphap Wongratch, มิกซ์ สหภาพ วงศ์ราษฎร์(Tian) / 카오퉁 타나왓 라타나킷파이산, Khaotung Thanawat Ratanakitpaisan(Longtae) / 드레이크 삿타붓 래디끼, Drake Sattabut Laedeke(Rang) / 화이트 나왓 품포싱감, White Nawat Phumphothingam(Tul) / 남몬 크릿타나이 아산프라낏, Nammon Krittanai Arsalprakit(Nam) / Aye Sarunchana Apisamaimongkol(Torfun) 등)
‘천개의 별 이야기(A Tale Of Thousand Stars)’는 역대 가장 아름다운 태국 벨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남자의 러브 스토리 그 이상을 남아낸 작품으로 귀중한 통찰력을 제공하고, 삶과 관계의 중요성을 인식하는데 도움을 주고, 행복한 깨달음을 안겨준다.
● 줄거리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티안은 친구들과 파티를 하다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진다. 티안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선 심장이식 수술을 받아야만 한다. 그 시간 토르푼이란 젊은 여성이 뺑소니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고위공직자인 아버지 덕분에 티안은 순서를 기다리지 않고 바로 수술을 받게 된다. 수술 후 티안은 꿈속에서 처음 보는 여성을 만난다. 퇴원 후 심장을 기증한 여성이 토르푼이란 걸 알게 된 티안은 그녀의 집을 찾아간다. 그곳에서 티안은 ‘천개의 별’이란 일기장을 발견한다.
토르푼은 죽기 전 가난한 시골 마을에서 교사로 자원봉사를 했다. 일기장엔 마을 사람들과 맺은 긴밀한 유대감과 학생들을 향한 열정이 가득 담겨 있다. 티안은 일기를 읽으며 자신의 사치스러운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토르푼 덕분에 두 번째 삶을 살게 된 티안은 그녀가 미처 마치지 못한 봉사활동을 완수하기 위해 대학교를 휴학하고 그녀의 후임 교사로 자원한다.
국경과 인접한 마을을 지키고 있는 군인 푸파는 도시에서 온 부유한 청년 티안을 경계한다. 푸파는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수돗물도 나오지 않는 데다 휴대폰도 터지지 않는 시골 마을에서 티안이 견뎌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티안은 혹독한 생활 조건에 적응해 나가면서 아이들과 주민들의 삶 속에 스며든다. 티안을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았던 푸파는 점점 티안에게 호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티안 또한 푸파를 볼 때마다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이기적이고 오만했던 티안은 점점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며 이타적인 티안으로 변화한다.
● 감상
◎ 엇믹(EarthMix)의 케미스트리는 그야말로 미쳤다. 키스신과 NC신이 없는 데도 푸파와 티안이 얼마나 깊이 사랑하고 있는지를 두 사람의 눈빛만으로 알게 해준다. 눈빛으로 NC신을 찍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키스신과 NC신을 넣지 않아도 된다는 걸 증명한 작품이다.
푸파와 티안은 마주보는 눈빛, 표정, 작은 몸짓과 둘 사이에 흐르는 팽팽한 긴장감으로 서로가 호감이 있다는 걸 충분히 전달한다. 서로를 아끼고 돌보고 사랑하고 있다는 걸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눈빛과 행동만으로 설득해버린다. 푸파와 티안의 수줍어하는 미소와 서로가 주고받는 눈빛에서 고동치는 로맨스를 느낄 수 있다.
이 작품을 보면서 믹스(Mix)를 만난 어스(Earth)는 믹스를 매일 업고 다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믹스를 만나 ‘엇믹’으로 정착한 어스는 그 누구와 연기할 때보다도 믹스와 잘 어울리고 편안해 보인다. 그래서일까? 어스의 연기가 전작들보다 훨씬 더 깊어진 느낌이다. 푸파를 완벽하게 구현해낸 어스는 쓸쓸한 표정과 뜨거운 눈빛과 미세한 호흡으로 티안을 향한 사랑을 표현한다. 티안을 향한 감정을 억누르려고 애쓰면서도 자꾸만 티안에게로 향하는 푸파의 시선에서 인내심이 느껴진다.
믹스는 이 작품이 첫 작품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놀라운 연기를 펼친다. 어설프거나 과장되지 않고 자연스럽다. 믹스는 자신을 성찰하면서 성장해가는 티안을 훌륭하게 표현한다. 무엇보다 믹스의 눈빛 연기는 야하다. 푸파를 응시하는 티안의 눈빛은 얼마나 푸파를 간절히 원하는지를 절실히 느끼게 해준다.
◎ 이 작품의 초점은 티안의 캐릭터 성장이다. 티안은 스스로 택한 고난 속에서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발견하고, 자신을 용서하는 법을 배우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자신의 행복을 위해 어디에 머물러야 하는지를 깨닫는다.
티안은 고집스러우면서도 헌신적이다. 부유한 생활방식에 익숙했던 티안은 모든 것이 불편한 시골 마을에 적응해가면서 과거에 자신이 저질렀던 실수에 대한 구원을 모색한다. 그러기 위해 티안은 자신의 신념을 포기하지 않고 궁지에 몰렸을 때도 극복해 나간다. 힘든 일을 피하지 않는 티안의 노력은 결국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열게 된다.
이러한 티안의 캐릭터를 완성 시키는 것이 푸파이다. 푸파는 규율을 잘 지키는 엄격한 군인으로 처음엔 도시 청년 티안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티안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힘을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푸파는 그가 스스로의 단점을 극복하도록 돕는다. 푸파는 티안에게 책임과 근면의 중요성도 가르쳐준다. 푸파는 직설적이지만 티안에게 자신의 의견을 강요하지 않으며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티안을 사랑하게 된 푸파는 그의 미래를 위해 자신의 사랑을 희생하기로 선택하면서 고통스러워하지만 그럼에도 티안을 놓아주고 기다리기로 결심한다.
서로가 너무 다른 티안과 푸파가 사소한 문제에도 끊임없이 말다툼하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서서히 느리게 진행되는 로맨스도 좋다. 각자가 살아온 방식이 다른 두 사람은 당연히 서로에게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서로 다른 사회 구조에 속해있지만 그렇다고 서로가 사랑에 빠지거나 꿈을 좇는 걸 막을 순 없다. 표현이 풍부한 푸파의 눈빛과 응시는 그의 진정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기에 충분하다. 티안은 진심 어린 미소로 푸파에게 응한다.
◎ 각색과 연출이 매끄럽게 잘 됐다. 나는 사실 이 드라마를 보기 전에 토르푼과 푸파가 연인 사이였을 거라고 생각했다. 심장이식을 받은 티안은 당연히 푸파에게 사랑을 느끼고 푸파 또한 티안에게서 토르푼의 모습을 발견하고 사랑에 빠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랬다면 얼마나 식상한 작품이 됐을까?
하지만 푸파는 토르푼을 여동생처럼 생각했을 뿐이고 고백도 받아주지 않았다. 티안은 토르푼의 심장을 이식받아서가 아니라 티안 자신으로서 푸파를 사랑했고, 푸파 또한 티안 그 자체를 사랑했다. 이 진부하지 않은 설정이 너무 마음에 든다.
◎ ‘천개의 별 이야기(A Tale Of Thousand Stars)’는 모든 캐릭터가 사랑스럽다. 티안과 푸파의 로맨스를 위해 삼각관계를 만들지 않은 것도 좋고, 서브커플 없이 메인커플에만 집중한 것도 좋다. 이 사랑스러운 드라마를 안 보신 분이 있다면 꼭 보시길 적극 추천한다.(5점 만점에 5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