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스탠드 인(My Stand In / ตัวนาย ตัวแทน) ∥ 태국BL드라마, 판타지, 로맨스, LGBTQ+ ∥ 12부작 ∥ 2024.04.26.~07.12. ∥ 18+등급 ∥ 원작소설 : 수천승(水千丞)의 직업체신(职业替身, Professional Body Double) ∥ 각본 : Bee Pongsate Lucksameepong ∥ 감독 : Pepzi Banchorn Vorasataree ∥ 출연배우(등장인물) : Up Poompat Iamsamang, อัพ ภูมิพัฒน์ เอี่ยมสำอาง(Ming) / Poom Phuripan Sapsangsawat, ภูมิ ภูริพันธ์ ทรัพย์แสงสวัสดิ์(Joe) / Winner Tanatat Kunaneksin(Joe) / Mek Jirakit Thawornwong(Tong) / Porsche Tanathorn Charoenratanaporn(Sol) / Billy Possathorn Wittayaprechapol(Jim) / Inntouch Naphat Chalermphonphakdee(Mike) / Paradorn Vesurai(Wut) / Lotte Chaiyut Panchukiat(Yim) / Shu Nunnicha Saehuang(May) / Tee Vitsarut Suwinijjit(Tharn) 등)
‘마이 스탠드 인(My Stand In / ตัวนาย ตัวแทน)’은 킨포르쉐(KinnPorsche)를 연출한 감독의 작품이라 기대가 컸다. 1회부터 업품(UpPoom)의 미친 케미스트리가 시선을 잡아끌었다. 매회 궁금증을 유발하며 끝나서 다음회를 엄청 기대하게 만들었다.
● 줄거리
조는 프로 스턴트맨이다. 현재 인기 배우 통의 액션 대역(body double)을 하고 있다. 어느 날 밍이 탈의실로 들어와 뒤에서 조를 껴안으며 통의 이름을 부른다. 밍은 통의 첫 영화에서 통의 등짝에 반해 통을 좋아하기 시작했다. 밍이 그의 누나와 함께 통을 만나러 갔을 때 통은 누나에게 반해 누나와 연애를 시작했다. 그 이후 밍은 통을 짝사랑해왔다.
조는 그것도 모른 채 오만한 부잣집 아들 밍이 다가오자 밍에게 푹 빠져 데이트를 하게 된다. 달콤한 행복은 그리 길게 가지 않고 조는 밍이 자신을 통의 대체물로만 본다는 것을 알게 된다. 조는 왜 항상 밍이 후방체위만 고집했는지도 알게 된다. 뒷모습이 통하고 비슷하기 때문에 밍은 조의 뒷모습을 보며 사랑을 나눈 것이다.
조는 밍과 헤어지고 새로운 스턴트 작업을 하다가 죽는다. 그리고 2년 후 조와 똑같은 이름을 가진 모델의 몸에서 깨어난다. 모델 조는 의식불명인 채로 병원에 오랫동안 누워 있었다. 다른 몸을 갖게 된 조는 이제 밍에게서 벗어났다고 생각하지만 잔인하게도 다시 한번 죽기 전의 삶이 반복되는 상황으로 몰리고 만다. 조는 다시 통의 대역 배우로 일하게 된다. 또한 죽기 전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자신에게 구애하는 밍과도 얽히게 된다.
● 감상
‘마이 스탠드 인’은 첫 회부터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부잣집 아들이자 사업가인 밍은 오만하고 질투심 많고 소유욕 강한 집착광공이다. 밍은 자신이 원하는 건 돈이나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미친놈이다.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을 땐 조를 묶어서 자신의 뜻대로 될 때까지 잡아두기도 한다. 하지만 조는 이런 밍을 사랑한다. 밍이 자신을 그저 통의 대체물로만 여긴다는 걸 알 때까지 조는 밍의 곁에 있는 걸 기쁘게 생각한다.
조는 밍에게 학대와 폭력을 당해도 오로지 주인만 바라보는 강아지같다. 밍에게 마음을 준 후로 오직 조에겐 밍밖에 없다. 새로운 몸에서 깨어났을 때 조는 밍을 피해보려고 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만다. 밍이 사랑하는 눈빛으로 손을 내밀자 강아지 조는 꼬리를 흔들며 바로 밍에게로 달려가고 만다.
몸은 바뀌었지만 눈빛과 행동은 조 그대로이기에 조의 주변인들은 그를 보며 2년 전에 죽은 조를 떠올린다. 밍 또한 그렇다. 분명히 다른 사람인데도 그에게서 조의 향기를 그대로 느낀다. 밍은 그를 보며 조가 돌아온 거라 확신한다. 그리곤 밍만이 알고 있는 방식으로 그가 조임을 확인한다.
'러블리 라이터(2021)'에서 츤데레 BL작가를 연기한 업(Up)은 오만하고 재수없는 밍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조를 통의 대체물로 생각했을 때의 밍에서 그 등짝이 조임을 알게 된 후 온전히 조를 사랑하게 된 밍까지 쓰레기 집착광공인 밍을 너무 잘 소화해낸다. 사실 처음엔 밍이란 캐릭터가 재수 없었지만 업의 미모에 콩깍지가 씌어 밍이 사랑스럽게 보였고 후반부엔 밍과 아버지의 관계를 통해 밍이란 캐릭터를 더욱 이해하게 되면서 안쓰러워지기도 했다. 밍은 자신이 게이지만 게이라고 말할 수 없는 삶을 살아왔다.
‘Bake Me Please(2023)’에서 ‘OhmGuide’ CP보다 더 존재감을 보였던 품(Poom)은 조라는 캐릭터를 사랑스럽게 그려낸다. 조가 내리는 어리석은 결정들을 볼 때마다 안타깝고 답답하지만 품의 전달 방식은 조를 매력적이고 달콤하고 호감 가는 사람으로 느껴지게 만든다. 그래서인지 조가 행복하길 바라게 되고 반드시 성공해서 밍을 가슴 아프게 만들어주길 응원하게 된다. 조가 밍 때문에 모욕을 느끼고 가슴 아파할 때마다 조의 강아지같은 눈망울에선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만 같아서 안아주고 싶어진다.
조에게 숭배자이자 악당은 모두 그의 연인 밍이다. 조는 오만하고 학대적이고 폭력적인 밍으로 인해 행복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한다. 조의 내면을 불바다 속에 빠뜨려 고통스럽게 만들 수 있는 건 오직 밍밖에 없다. 악당이자 적대자인 통은 피하려고 하면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랑’과 ‘숭배’가 개입된 밍은 피하려고 하면 할수록 오히려 늪처럼 빠져들 뿐이다. 다른 몸에서 깨어난 조는 이제 더 이상 밍이 자신을 그 어떤 대체물로도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는 기꺼이 밍에게 마음을 열고 밍과 다시 연인이 된다.
나는 사실 짜증 나는 반전과 가족 갈등이 너무 쉽게 해결되는 11~12회의 전개보다는 꺼이꺼이 우는 후회공 밍의 모습을 많이 보여주길 바랐다. 그만큼 조가 밍의 마음을 아프게 해주길 바랐다. 하지만 한결같이 주인만 바라보는 강아지 조는 밍을 애태우기보다 너무 쉽게 용서하고 다시 덥석 밍의 손을 잡아버린다. 이러니 밍과 조의 캐릭터 성장이 있을 수가 없다. 게다가 밍과 통을 용서받게 만들기 위한 어설픈 시도를 하면서 오히려 분노만 더욱 돋우고 말았다.
‘You’re My Sky(2022)’에서 내 눈길을 사로잡았던 포르쉐의 등장이 무척 반가웠지만 그가 맡은 솔이 그다지 매력 있는 캐릭터가 아니어서 아쉬웠다. ‘You’re My Sky’에서 뷔(Vee)역을 너무 잘 소화했기에 이건 포르쉐의 연기보다는 각본의 문제가 아니었나 싶다.
'마이 스탠드 인'이 통의 뒷모습과 조의 뒷모습이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닮았다고 우긴다면 드라마니까 그냥 믿어줄 수 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적응되지 않은 건 2년 후에 깨어난 모델 조의 얼굴이었다. 가끔가다 품(Poom)의 얼굴이 아닌 위너(Winner)의 얼굴이 나올 때면 흠칫하며 놀라곤 했을 정도로 마지막회까지 위너의 얼굴에 적응이 되지 않았다. 오죽하면 원래 조 얼굴로 성형수술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을까? 마지막 어이없는 두 에피소드가 분노를 유발하긴 했지만 매주 다음회를 기다릴 정도로 재밌게 본 작품임은 분명하다.(5점 만점에 4.3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