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외상센터(The Trauma Code: Heroes on call) ∥ 한국브로맨스, 의학, 현대판타지, 사회고발, 코미디 ∥ 8부작 ∥ 2025.01.24. ∥ 15+등급 ∥ 원작웹소설 : 한산이가 / 웹툰 : 홍비치라 ‘중증외상센터:골든아워’ ∥ 각본 : 최태강 ∥ 감독 : 이도윤 ∥ 출연배우(등장인물) : 주지훈(백강혁) / 추영우(양재원) / 하영(천장미) / 정재광(박경원) / 윤경호(한유림) / 김의성(한국대병원장) / 김원해(기조실장) / 김선영(보건복지부 장관) / 홍우진(안중헌) / 장성윤(김간호사) / 김윤정(홍간호사) / 이정진(주형욱) / 김충길(황선우) / 박민영(마태림) / 박예니(아그네스) / 김재원(서동주) 등)
‘중증외상센터’는 먼치킨 캐릭터인 백강혁과 백강혁이 찍은 1호 제자 양재원이 ‘의사는 사람을 살리는 것’임을 보여주는 드라마다. 주지훈과 추영우의 케미스트리가 너무 좋아서 BL 필터를 끼고 드라마를 봤다. 추영우는 벨드인 ‘You Make Me Dance(2021)’에서 원태민의 상대역으로 데뷔한지라 요즘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며 더욱 응원하게 된다.
● 줄거리
2015년 백강혁은 보건복지부 장관의 낙하산을 타고 한국대병원 중증외상센터로 오게 된다. 100억의 지원금을 받은 터라 병원장은 적자만 내는 중증외상센터가 달갑지 않지만 거부할 수가 없다. 백강혁은 국제평화의사회 소속으로 2년간 분쟁 지역에서 일하다가 1년간 민간군사기업 블랙 윙즈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신이시여! 저만 믿으소서!”라는 기도를 납득하게 만들 정도로 천재적인 의사인 백강혁은 외과지만 모든 과를 넘나들며 사람을 살려낸다.
한국대병원에 오자마자 수술을 집도하게 된 백강혁은 항문외과 소속인 양재원을 보자마자 마음에 품는다. “네가 누구한테 배우든 내가 짱이야!” 백강혁은 적극적인 대시로 양재원을 그의 팀으로 합류시킨다. 그리곤 자신의 첫 번째 제자라는 뜻으로 ‘1호’라는 별명을 붙여준다.
“이날 나는 어떤 확신 하나를 가슴 속에 품게 됐다. 지금처럼 백교수님의 뒷모습을 따라 걸어가다 보면 언젠가 나도 사람을 살리는 의사가 될 수 있을 거라는 그런 확신! 중증외상센터, 그리고 의사 양재원은 이제 시작이다.” 백강혁을 따르게 된 양재원은 백강혁과 함께 환자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양재원이 흔들릴 때 백강혁은 “내가 자신 있어. 널 믿는 날 믿어. 나 믿지?”라는 말로 양재원을 일으켜 세우기도 한다. 중증외상센터가 워낙 힘든 곳인 만큼 백강혁은 “너도 너만의 이유를 찾아. 개같이 구르고 엿같이 깨져도 절대로 변하지 않을 그런 이유! 이 퍽퍽하고 꺼끌꺼끌한 이 길을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냥 걸어가기에는 너무 되다.”라는 조언을 하기도 한다. 백강혁과 양재원이 사람을 살릴수록 적자가 불어나는 통에 병원장과 기조실장은 어떡하든 백강혁을 쫓아낼 구실을 찾는다.
● BL 필터 끼고 보기
‘중증외상센터’의 매력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백강혁과 양재원의 브로맨스다. 긴박한 상황 속에서 발생하는 멘토-멘티 간의 케미스트리, 신뢰와 존경, 인간적인 유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로맨스적인 요소는 직접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벨드 필터를 끼고 보면 특정 장면에서 BL의 뉘앙스를 발견할 수 있다.
“그 당직 내가 허락할 때까지는 너 혼자 서게 두게 하지 않아. 어차피 서야 될 당직, 남들이 다 알아 줄 때 하는 게 제맛이거든.” 고백을 당직으로 하는 백강혁의 이런 대사들에 설렌다. 양재원은 그야말로 백강혁의 남자다.
백강혁과 양재원은 생사가 오가는 극한의 의료 상황 속에서 서로를 끝까지 믿고 의지한다. “내가 자신 있어. 널 믿는 날 믿어. 나 믿지?” 이런 대사들이 가슴을 벅차게 한다. 로맨스보다 더 강렬한 감정이 전해진다. 특히 양재원이 백강혁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거나 백강혁이 양재원을 보호하려는 순간들은 단순한 동료 이상의 깊은 유대감을 느끼게 만든다.
먼치킨 캐릭터인 백강혁은 강인하고 입이 거칠지만 양재원과 함께 하면서 점차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고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양재원 또한 백강혁의 가르침을 통해 성장하며 자신감을 얻고 진정한 의사로 변모한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모습은 강렬하고 감정적인 순간을 만들어낸다. 이는 많은 로맨스에서 서로를 성장시키고 변화시키는 캐릭터 관계와 비슷하다.
외상센터라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백강혁과 양재원이 서로를 구하거나 돕는 장면은 극적인 긴장감과 함께 강렬한 감정을 유발한다. 양재원이 실수로 인해 무너질 때 백강혁이 위로하는 순간이나, 백강혁이 위험에 처한 양재원을 돕는 장면 등이 감정적인 몰입을 가져온다. 비록 두 사람이 로맨스적인 관계가 아니더라도 이런 강력한 구원 서사는 로맨스의 뉘앙스를 느끼게 만든다.
백강혁은 양재원에게 ‘항문’이라고 부르거나 ‘1호’라고 부르면서 이름을 부르지 않고 놀리는 걸 좋아한다. 양재원은 백강혁의 놀림에 매번 반응하면서도 항변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꼬리를 내린다. 이런 백강혁과 양재원의 묘한 신경전은 코믹하면서도 로맨틱한 케미스트리를 느끼게 만든다.
물론 백강혁과 양재원의 관계는 로맨스보다는 브로맨스에 가깝다. 하지만 강렬한 감정선과 서로를 이해하고 돕는 과정에서 벨드 필터를 끼고 보면 로맨스적인 뉘앙스를 느낄 수 있다. 마치 중국의 탐개극을 보는 느낌이랄까?
● 중증외상센터는 왜 재밌을까?
8회까지 보는 동안 중증외상센터의 몰입감은 그야말로 쩐다. 감동적인 인간관계, 생생한 긴박감, 여기에 사회적 메시지까지 결합하여 재미를 더한다. 단순히 병을 치료하는 것을 넘어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느끼게 만든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실력’과 ‘헌신’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맴돌게 된다.
할 말 안 참고, 타협 안 하고, 포기 안 하는 천재 의사 백강혁의 헌신은 볼 때마다 가슴을 숙연하게 만든다. 진짜 자신감은 실력으로 증명하는 것이란 걸 여지없이 보여줘서 닮고 싶게 만든다. 불평과 뒷담화는 실력 없는 사람의 시기 질투에서 비롯된 투사라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의사가 된 백강혁의 상처엔 연민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기에 패기 넘치지만 아직은 미숙한 젊은 의사 양재원이 실력과 성질을 겸비한 백강혁을 스승으로 삼아 성장하는 과정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깡패’라고 불리는 천장미와 자발적 ‘아싸’인 박경원이 백강혁을 따르게 되는 것도 공감하게 된다. 주요 인물들뿐만 아니라 동료 간의 갈등과 협력, 의료진과 환자 간의 관계도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중증외상센터는 극한의 상황을 다루는 공간이다. 생사가 오가는 긴박한 순간 환자를 살리기 위한 백강혁, 양재원, 천장미, 박경원 등의 사투는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갈등을 겪으면서도 결국 한 팀으로 뭉쳐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은 강렬한 감동을 준다. 특히 세밀하고 사실적으로 묘사된 수술장면과 기술적인 부분들에 감탄하며 보게 된다.
사람을 살려내야 하는 병원에서 적자만 낸다는 이유로 백강혁을 쫓아내려고 노심초사하는 장면들은 실제 병원의 현실을 반영해서 씁쓸하게 만든다. 특히 예산 부족, 인력난 등으로 인해 백강혁 같은 초인이 있어야만 돌아갈 수 있는 외상센터의 현실적인 문제와 열악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러면서 외상센터 의료진이 겪는 고충과 희생을 새롭게 이해하고 존중하게 된다.
‘중증외상센터’는 예측할 수 없는 사건들이 계속 이어지면서 쫄깃한 긴장감으로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긴박한 의료 현장, 감정 이입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의 실력과 헌신, 생명의 존엄성, 사회적 현실 반영, 브로맨스와 팀워크에서 오는 따뜻함 등이 빠른 전개로 이어지며 큰 재미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게다가 백강혁 팀이 선사하는 사이다 맛도 기가 막히다. 한번 시작하면 8부작을 완주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이제 서동주를 ‘2호’로 ‘중증외상센터 시즌2’ 가자!(5점 만점에 5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