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끝에 너의 온도가 닿을 때(내손너 / The Time of Fever) 비의도적 연애담 스핀오프 ∥ 한국BL드라마, 로맨스, 청게물, LGBTQ+ ∥ 6부작 ∥ 2024.09.12. ∥ 15+등급 ∥ 원작웹툰 : ‘피비’의 ‘비의도적 연애담’ ∥ 극본 : 신지안 ∥ 감독 : 양경희 ∥ 출연배우(등장인물) : 원태민(고호태) / 도우(김동희) 등)
‘내 손끝에 너의 온도가 닿을 때’는 2024년 5월 15일 영화로 CGV에서 먼저 독점 개봉했다. 이야기는 2013년 가을~2014년 봄까지 비의도적 연애담에선 담지 못한 호태와 동희의 못다한 사랑을 다룬다. 영어 제목은 ‘The Time of Fever(열병의 시간)’이다.
드라마가 끝난 후 말문이 막혀 한동안 멍한 상태로 있었다. 그렇다. ‘내 손끝에 너의 온도가 닿을 때(The Time of Fever)’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진귀한 드라마다. 그만큼 기대한 것보다 훨씬 더 좋았다. 호태와 동희의 감정을 어떻게 리뷰로 담아내야 할는지 모를 정도다.
‘호태X동희의 못다한 이야기’는 친형제처럼 자란 호태와 동희가 서로에게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를 들려준다. 서울로 이사를 갔던 호태는 아버지의 장례식을 마치고 엄마와 함께 고향인 강릉으로 돌아온다. 호태의 옛집엔 커밍아웃을 하고 집에서 쫓겨난 동희가 살고 있다. 오랜만에 재회한 둘은 한 지붕 아래서 살게 된다.
첫사랑인 호태를 보며 동희는 되살아나는 감정을 억누른다. 호태는 더이상 한 살 더 많은 동희에게 형이라고 부를 수 없을 정도로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낯선 감정에 직면한다. 호태는 혼란스러운 감정을 피하기 위해 여자친구를 문어발식으로 무모하게 닥치는 대로 만든다. 그런 호태를 보며 동희는 상처받는다. 그러던 어느 날 두 사람은 “동희형, 좀 가르쳐주세요. 키스, 그거 어떻게 하는 건지”라는 호태의 요청에 첫키스를 하게 된다. 그리고 두 사람은...
고호태를 연기한 원태민과 김동희를 연기한 도우는 서로에게 일어나는 생생한 감정과 그 감정을 억누르는 순간들을 눈빛과 표정에 담아 고스란히 전달한다. 성적 지향을 헤쳐 나가는 투쟁과 서로에게 미친 듯이 끌리면서도 꾹꾹 눌러야 하는 강렬한 감정을 아름답게 묘사한다.
모든 순간이 두 사람의 감정으로 가득 차 있어서 어느 장면에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호태는 가장 가까운 사람을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사랑을 억누르고, 동희는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다치게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사랑을 억누른다. 원태민과 도우는 사랑과 두려움의 균형을 잘 포착하여 미묘한 감정선을 섬세하게 연기한다.
동희는 호태를 사랑하지만 그 마음을 호태에게 들킬까 봐 두려워 꾹꾹 누르며 밀어낸다. 호태는 어릴 때부터 친형제같이 자란 형인데도 자꾸만 닿고 싶고 만지고 싶은 자기 자신에게 혼란스러워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이끌림으로 서투르게 동희에게 다가간다.
“이모는 못 이기지.” 동희가 어릴 때부터 뽀얗고 예뻐서 네가 무슨 짓을 해도 이해할 수 있을 거란 호태 엄마의 말에 동희는 이모를 위해 혼자 헤어짐을 준비한다. 동희는 호태를 너무 갖고 싶지만, 너무 원하지만, 사랑하기에 놓아주는 걸 선택한다.
“너, 나 왜 그렸냐?” 자신을 그린 동희의 그림을 보며 호태는 동희의 마음을 알고 싶어한다. 호태는 결국 서울로 떠나는 동희를 붙잡지 못한다. 동희가 떠나고서도 동희를 향한 호태의 미칠 것 같은 갈망은 가라앉지 않고 더욱 혼란스럽게 호태를 향해 해일처럼 덮친다.
첫사랑의 애틋함, 풋풋함, 서투름, 서로에게 미친 듯이 끌리지만 그걸 눌러야 하는 고통, 서로를 향한 갈망, 두려움, 둘만이 공유하는 감정들, 이 모든 것이 화면에 너무나 생생하게 그려져 눈을 뗄 수가 없다. 1회부터 6회까지 호태와 동희의 감정에 완전히 몰입할 수밖에 없다.
‘내 손끝에 너의 온도가 닿을 때’ 4회에서 보여준 2번의 키스신은 레전드다. 이건 설명이 안 된다. 영상으로 꼭 봐야 한다. 머릿속에서 계속 리플레이 될 정도로 역대급이다.(5점 만점에 5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