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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퀴어(BL)영화] 친구사이?(Just Friends?) : 연우진&이제훈, 99.9% 게이 로맨스


(친구사이?(Just Friends?) 한국퀴어영화, 독립영화, 동성애, 게이 로맨스, LGBTQ+ 개봉일 : 2009.12.17. 러닝타임 : 2915+등급 제작 :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 청년필름 극본 : 김조광주 / 민용근 감독 : 김조광수 출연배우(등장인물) : 연우진, 서지후(강민수) / 이제훈(이석) / 이선주(민수엄마) / 이채은(채은) / 문성권(병장) / 고수희(레스토랑 사장) / 손철민(면회소 군인)

친구사이?’2008소년, 소년을 만나다라는 단편 퀴어 영화로 호평을 받았던 김조광수 감독의 두 번째 영화이다. 그 자신이 게이여서일까? 김조광수 감독은 게이들이 사랑하는 모습, 방식, 현실적인 문제를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당시 신인이었던 연우진&이제훈은 꼼꼼한 연출 덕분에 게이인 민수와 석이의 행동과 감성을 현실감 있게 그려낸다

줄거리 



석이는 철원에서 군복무 중인 남자친구 민수를 만나러 간다. 버스 옆자리에 앉은 채은이라는 여자가 좋은 사람 만나러 가시나 봐요?”라고 묻자 석이는 애인 만나러 가요.”라고 수줍게 답한다. 채은이 남자친구에게 줄 간식을 보여주자 석이는 자신이 직접 만든 간식이라며 신이 나서 채은에게 자신이 밤새도록 준비한 간식을 보여준다

석이는 면회신청서 관계란에 애인이라고 써본다. 하지만 보수적이고 호모포비아들이 많은 한국에서 남남끼리는 애인을 애인이라고 말할 수 없다. 석이는 할 수 없이 애인이란 글자를 지우고 친구라고 다시 적는다. 휴게실에서 만난 민수와 석이는 눈만 마주쳐도 좋아서 웃는다. 쑥스러워하는 둘 사이에서 설렘이 뿜어져 나온다

석이는 오늘 밤을 위해 특별한 준비를 하고 왔다. 민수가 선물해준 미키마우스 팬티를 입고 온 것이다. 그랬건만 난데없이 휴게실에 민수엄마가 등장한다. 민수엄마도 면회를 온 것이다. 민수는 석이를 친구라고 소개한다. 하룻밤 자고 가려던 석이는 할 수 없이 되돌아가기로 한다. 하지만 막차가 끊기는 바람에 다시 여관으로 돌아간 석이는 민수, 민수엄마와 함께 한방에서 자게 된다

감상



연우진&이제훈의 케미스트리가 너무 좋다. 연우진은 첫 작품이고, 이제훈은 진실 리트머스(2006)’ ‘약탈자들(2008)’ 다음으로 찍은 작품인데 둘 다 연기를 너무 잘한다. ‘연우진&이제훈은 신인 때부터 연기를 이렇게 잘했구나!’ 감탄하면서 봤다. 둘 다 캐릭터 그 자체로 보여서 둘 다 게이가 아닌가 착각하게 될 정도다. 연우진과 이제훈의 팬이라면 무조건 강력 추천한다

연우진&이제훈은 거침없는 연기로 수위 높은 러브신을 완벽하게 소화해낸다. 김조광수 감독이 러브신 때문에 캐스팅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2009년 당시 퀴어영화에서 이 정도의 키스신과 러브신을 연출해낸 것이 대단하다. 물론 연우진&이제훈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는 더 대단하다

민수와 석이는 눈만 마주쳐도 웃음이 터진다. 작은 터치, 표정, 상호 작용 등 사랑에 빠진 두 젊은이가 설레고 부끄러워서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민수엄마가 코를 골며 자기 시작하자 그 옆에서 키스를 시도하는 장면은 보는 사람조차 긴장하게 만든다. 두 번째 노골적인 러브신은 민수와 석이가 서로를 얼마나 원하는지를 보여준다. 민수&석이의 도발적인 성적 긴장감이 화면을 뚫고 생생하게 전달된다

연우진&이제훈의 상큼발랄한 미소 때문인지 영화가 전반적으로 명랑하고 활기하게 느껴지지만 마냥 그렇지만은 않다. 군입대를 해야 하는 20대 게이들의 현실적인 문제와 민수엄마의 등장으로 인해 성소수자가 겪어야 하는 아픈 투쟁도 강조한다

친구사이?’는 시대를 앞서가는 게이 로맨스다. 지금 봐도 재밌고, 감성적이고, 영리하고, 대담하고, 매력적이다. 영화는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게이 남성들이 경험하는 일상적인 차별을 묘사하기 위해 이성애 커플을 등장시킨다. 석이는 민수와의 애정신을 민수엄마에게 목격당하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채은을 다시 만난다. 채은과 술을 마시게 된 석이에게 채은은 자신이 좋아한 사람이 게이였다고 말하며 운다

채은과 만나고 있던 병장을 면회실에서 본 석이는 “4년 동안 사귀면서 몰랐어요? 나는 처음 봤을 때부터 알겠던데...”라고 말한다. 채은은 말해주지 않는데 어떻게 알겠냐는 말을 몇 번이나 반복하며 한탄한다. 채은은 이성애적 규범에 따라 사는 것이 익숙해졌기 때문에 커밍아웃을 하지 않은 그를 당연히 이성애자일 거라 생각해 버린 것이다. 채은은 난 오늘 내가 남자가 아닌 게 너무 싫어요.”라고 말한다. 그런 채은에게 석이는 민수엄마의 표정을 떠올리며 난 남자인 게 너무 싫어요.”라고 답한다

노골적인 동성애 혐오가 거의 없다. 연민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무거운 장면들도 없다. 그러면서도 성소수자에 대한 성숙하고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래서 좋다. 200981일 광화문 광장을 새롭게 단장하면서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분수대 주변에 몰려들었다. 민수와 석이는 이 새로운 광화문 광장에서 과감하게 공개 키스를 감행한다. 뭔가 반항적이고 투쟁적인 이 장면이 너무 마음에 든다

주제를 충분히 탐구하기엔 30분이란 러닝타임은 너무 짧다. 뭔가 말하다 만 것 같은 느낌이다. 그렇더라도 이 영화는 가치 있는 작품이다. 저예산으로 가뜩이나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이 정도의 독립영화를 2009년에 만들어낸 것만으로도 대단하다. 엔딩 크레딧이 끝나면 나오는 쿠키 장면이 있으니 끝까지 보자

김조광수 감독 특유의 손발 오그라드는 뮤지컬식 노래는 빼버렸으면 좋겠다. 특히 처음과 끝에 나오는 트로트는 손발이 다 사라져버릴 정도다. ! 진정코 부끄러움은 관객들의 몫이던가!(5점 만점에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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