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pe Here to Get Search Results !

[일본BL] 비가 내리면 주룩주룩(ふったらどしゃぶり) : 사랑과 성적 친밀감의 관계는?


(비가 내리면 주룩주룩(ふったらどしゃぶり / When It Rains, It Pours) ∥ 일본BL, 로맨스, LGBTQ+ ∥ 7부작 ∥ 2025.01.10.~2025.02.21. ∥ 15+등급 ∥ 각본 : 히라키 마리 ∥ 감독 : 토미타 미키(富田未来), 타카하시 나츠키(高橋名月) ∥ 출연배우(등장인물) : 무토 준, 武藤潤(하기와라 카즈아키) / 이토 아사히, 伊藤あさひ(나카라이 세이), 기타무라 유이, 北村優衣(시노미야) / 마츠모토 히로키, 松本大輝(후지사와 카즈아키) / 아키타 시오리, 秋田汐梨(미즈타니 카오리) / 고바야시 히로토, 小林大斗(아다치 소타) 등)

'When It Rains, It Pours'는 사랑과 외로움, 그리고 인간관계에서의 소통 부재를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하기와는 여자친구인 시노미야와의 관계에서 친밀감을 상실한 채 무미건조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한편 나카라이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한 친구와 애매한 관계 속에서 감정적으로 소진되어 간다. 우연한 실수로 서로 이메일을 주고 받게 된 하기와라와 나카라이는 점차 서로에게 위안을 받으며 예상치 못한 감정을 키워간다. 

'When It Rains, It Pours'는 급격한 감정 변화를 보여주기보다는 천천히 스며드는 감정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또한 성적인 만족과 소통의 부재가 어떻게 관계를 망가뜨릴 수 있는지를 현실적으로 묘사하며 사랑과 욕망의 의미를 고민하게 만든다. 

● 사랑과 소통, 그리고 욕망 사이

○ 외로운 연인들의 초상화



하기와라와 나카라이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외로움을 겪는다. 하기와라는 곧 결혼하기로 한 여자친구 시노미야와의 관계에서 성적 친밀감이 사라지면서 점점 단절감을 느낀다. 시노미야는 하기와라에게 약간의 스킨십으로 사랑을 표현하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나중에"라며 피한다. 

반면 나카라이는 어린 시절부터 친구인 후지사와와 '영원히' 곁에 있기로 약속하고 동거하게 됐지만 나카라이가 잠자리를 청할 때마다 후지사와는 매번 거절한다. 이처럼 하기와라와 나카라이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서도 그 관계에서 채워지지 않는 결핍을 안고 살아간다. 

'When It Rains, It Pours'는 이러한 관계의 답답함을 현실적으로 표현하면서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감정적 갈등을 구축한다. 특히 상대방에게 자신의 욕망을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는 하기와라와, 거절을 반복당하며 점점 무기력해지는 나카라이의 모습은 인간관계에서 필연적으로 마주하는 소통의 어려움을 보여준다.  

○ 이메일로 이어진 우연한 인연



하기와라와 나카라이는 우연히 이메일을 잘못 보냈다가 서로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알아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드라마는 이메일이라는 매체를 활용해 둘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직접 대면하면 하지 못할 말들을 글로 풀어내면서 두 사람은 점차 마음을 터놓고 진정한 감정을 나누게 된다. 

이메일을 통한 교류는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친밀감을 형성하는 방식을 반영한다. 직접적인 대화보다 글로 감정을 표현할 때 더 솔직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비가 내리면 주룩주룩'은 감정의 소통 방식에 대한 흥미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 관계의 균열과 진실의 순간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하기와라와 나카라이는 각자의 관계에서 점점 더 큰 균열을 경험하게 된다. '비가 내리면 주룩주룩'은 그들의 파트너들이 친밀감을 거부하는 이유를 마지막 순간까지 감추면서 긴장감을 유지한다. 시노미야와 후지사와가 단순히 성적 관심이 없는 것인지, 다른 감정적 이유가 있는 것인지가 모호하게 남겨져 있어 시청자들은 계속해서 그들의 진짜 의도를 추측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When It Rains, It Pours'는 불륜처럼 보일 수 있는 이야기에 정당성을 부여하면서 인간관계에서 성적 친밀감과 애정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어떤 사람에게는 성적 친밀감이 중요한 요소이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러한 차이를 어떻게 이해하고 조율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관계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유도한다. 

○ 기대에 못 미친 클라이맥스



초반부의 섬세한 감정 묘사와 달리 '비가 내리면 주룩주룩'의 후반부는 다소 급작스럽게 마무리된다. 특히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후지사와의 행동과 시노미야의 진심이 밝혀지는 과정은 다소 평면적이며 충분한 설명 없이 진행된다. 하기와라와 나카라이가 결국 연인으로 발전하는 과정 역시 긴장감이 떨어지면서 기대했던 감정적 해소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는 아마도 7화라는 짧은 분량 내에 모든 이야기를 담아내려는 제작진의 의도가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느린 호흡으로 쌓아온 감정을 급하게 정리하는 방식은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만약 1~2화 정도 추가되었다면 이야기의 완성도가 더 높아졌을 것이다. 

● 사랑을 말하는 또 다른 방식



'When It Rains, It Pours'는 성적 친밀감과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관계의 복잡성을 탐구한 작품이다. 하기와라와 나카라이는 사랑을 갈망하지만 상대와의 소통 부재로 인해 점점 외로워진다. 그리고 우연히 잘못 보낸 이메일을 통해 서로의 감정을 주고받는 동안 서로를 이해하고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 간다. 

'When It Rains, It Pours'는 빠르게 타오르는 감정보다는 서서히 쌓이는 관계의 깊이를 보여준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남는다. 후반부의 급작스러운 전개와 감정적 글라이맥스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로움 속에서 서로를 위로하는 두 남자의 이야기는 많은 여운을 남기며 가슴 속을 파고든다. 

결국 'When It Rains, It Pours'는 사랑과 욕망, 그리고 소통에 대한 성찰을 담은 작품이다. 'When It Rains, It Pours'를 통해 연애 관계에서의 솔직한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깨닫게 된다.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라는 것을, 비오는 날처럼 조용히 흘러가는 이야기 속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5점 만점에 4.5점)

댓글 쓰기

0 댓글
* Please Don't Spam Here. All the Comments are Reviewed by Ad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