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고 싶은 남자 1위에게 협박당하고 있습니다(Top Form The Series / 안기남 / กอดกันมั้ย นายตัวท็อป) ∥ 태국BL드라마, 로맨스, LGBTQ+ ∥ 11부작 ∥ 2025.03.20.~05.15. ∥ 18+등급 ∥ 원작만화 : 사쿠라비 하시고(桜日梯子)의 ‘다카이치(抱かれたい男1位に脅されています。)’ ∥ 각본 : Oxide Rungkun Soonthornleka / Phattharawadee Sriwichai ∥ 감독 : Boss Wasakorn Khumklaowiriya ∥ 출연배우(등장인물) : Smart Chisanupong Paungmanee(Jin) / Boom Raweewit Jiraphongkanon(Akin) 등)
● 태국판 실사화는 성공할까?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으로만 제작된 ‘다카이치’를 태국이 먼저 실사화했다. SmartBoom CP를 캐스팅했는데 일단 비주얼도 연기도 합격이다. ‘아킨’이란 캐릭터는 그야말로 ‘붐’에게 찰떡인 역할이다. 1~2회까지의 진행은 예상보다 훨씬 더 흥미롭다. 붐의 연기력은 이미 알고 있어서 그렇다 치더라도 스마트가 연기를 생각보다 너무 잘해서 깜짝 놀랐다.
‘Top Form’은 태국 벨드의 강점으로 꼽을 수 있는 감각적인 연출과 감성적인 스토리텔링을 적극 활용한다. 원작만화가 가진 독특한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배경으로 새롭게 각색해 신선한 느낌을 준다.
● 원작을 뛰어넘는 매력?
이야기의 중심은 신예 배우 ‘진’과 최고의 스타 ‘아킨’의 관계 변화다. 아직 연기에 큰 관심이 없는 ‘진’은 뻣뻣한 연기를 선보이며 ‘아킨’에게 ‘막대기’라는 별명을 얻는다. 이에 반해 ‘아킨’은 뛰어난 연기력과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베테랑 배우로, '진'의 서투른 연기에 짜증을 내면서도 결국 ‘진’이 맡은 연기를 잘 소화해낼 수 있도록 돕는다.
재밌는 건 원작과 달리 태국판에선 SNS와 미디어의 영향력이 더욱 강조됐다는 점이다. ‘진’이 점차 배우로 성장하면서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는 모습은 현실적인 설정으로 다가온다. 츤데레 캐릭터인 ‘아킨’은 ‘진’에게 무심한 듯하면서도 점점 ‘진’을 신경 쓰는 모습을 보인다.
이처럼 ‘Top Form’는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 태국 연예계를 배경으로 한 성장 드라마의 색채까지 담고 있다. 10년 전 출판된 원작 만화와 비교하면 다소 차이가 있지만, 오히려 이런 변화들이 현대적인 감성을 더해 흥미롭다.
● 붐과 스마트의 케미스트리는 어떨까?
벨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주연 배우들의 케미스트리다. '진'과 '아킨'은 초반엔 살짝 어긋나는 듯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럽게 발전하는데 그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다. 특히 ‘아킨’이 ‘진’에게 연기를 가르쳐주는 장면은 감정의 미묘한 변화를 섬세하게 담아내서 둘 사이의 긴장감과 설렘을 효과적으로 전달하여 보는 사람조차 숨죽이게 만든다.
원작 애니메이션에서 ‘진’의 유명한 ‘천사 날개’를 실사화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진’이 자신의 몸을 내던지며 ‘아킨’을 보호하는 순간 두 사람의 감정이 폭발하는데, 이 장면은 로맨스의 전환점을 가져오기 때문에 중요하다. 눈빛만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스마트’의 연기와, 우아하면서도 점차 감정에 휩쓸리는 ‘붐’의 표현력이 합쳐져 엄청나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케미스트리다.
● 태국 벨드만의 특별한 연출과 유머
‘Top Form’이 원작과 차별화되는 또 다른 요소는 메타적인 유머다. 태국 드라마 특유의 PPL 요소를 재치 있게 비트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이는 특히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빛이 난다.
예를 들면, ‘진’이 심각한 감정 신을 촬영하는 도중 협찬받은 캔음료를 상대편 배우에게서 눈에 띄게 받아 들어야 하는데 어떻게 촬영해도 어색해 보여서 자꾸만 NG가 난다. 광고주는 제품이 너무 배경에 가려진다고 항의하며 촬영이 지연되게 만든다. 태국 벨드를 볼 때마다 워낙 PPL이 눈에 띄게 등장하는지라 충분히 공감할 만한 유머다. 이렇게 ‘Top Form’은 단순히 원작을 따라가지 않고 태국 벨드만의 특색을 살려낸다.
● 그래서 볼만한가?
‘진’의 성장 과정이 다소 빠르게 진행되는 느낌이 있지만, 캐릭터들의 감정 변화와 관계 구축이 잘 이뤄지면서 점점 몰입도를 높인다. 여기에 로맨스뿐만 아니라 연예계의 현실적인 요소까지 담아낸 점이 흥미롭다.
특히 가장 시선을 끄는 건 스마트와 붐의 케미스트리다. 스마트와 붐이 보여주는 성적 긴장감은 역대급이어서 둘이 함께 있는 모습만 봐도 도파민이 뿜어져 나온다. 게다가 붐과 스마트의 비주얼도 너무 좋다. 그래서인지 이들이 만들어낼 감정선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Top Form’은 케미스트리와 비주얼만으로도 이미 합격점이다.(5점 만점에 4.8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