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사가10호(烟袋斜街10号 / Yandai Byway No.10) ∥ 중국BL드라마, 로맨스, LGBTQ+ ∥ 10부작 ∥ 2016.05.31.~06.28. ∥ 13+등급 ∥ 원작소설 : Jian Zou Pian Feng(劍走偏鋒)의 ‘No.10 YanDaiXie Street(烟袋斜街10号)’ ∥ 출연배우(등장인물) : 궁정, 宫政(항항) / 나일항, 罗一航(리앙즈) / 강용, 康榕(치지, 제제) / 양희, 杨曦(후웨이) / 장원, 张远(리앙빈) / 류주성, 刘洲成(이케펑) 등)
‘연대사가 10호’는 보기 드문 중국 벨드이다. ‘상은’과 같은 시기에 제작된 벨드지만 상은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설프다. 그렇더라도 소프트하고 잔잔한 서사와 주연인 나일항과 궁정의 얼굴 자체가 개연성이라 10회까지 무난히 볼 수 있다.
● 줄거리
소설 작가인 리앙즈는 자신이 사랑하는 친칠라(햄스터)가 임신했다고 생각하곤 항항이 운영하는 펫샵을 찾아간다. 리앙즈는 항항과 메신저로만 대화했을 뿐 만난 적은 없다. 자신의 펫샵에서 친칠라를 구입한 건 아니지만 항항도 친칠라를 좋아하기에 도와주기로 한다. 항항은 펫샵이 연대사가 10호에 있다고 알려준다.
암컷과 수컷을 구입한 줄 알았던 리앙즈는 항항 덕분에 암컷만 구입했다는 걸 알게 된다. 리앙즈는 친칠라를 교배시키기 위해 맡긴다. 전날 술을 진탕 마시곤 친구들의 술값까지 모두 계산해버린 리앙즈는 항항에게 외상으로 해달라고 부탁한다.
마침 펫샵 직원 하홍이 주문한 도시락이 도착하자 리앙즈가 군침을 흘린다. 항항이 인사말로 좀 드시고 가겠냐고 하자 리앙즈는 거절하지 않고 넙죽 도시락을 다 먹어버린다. 그 후 리앙즈는 매일 자신의 친칠라를 보기 위해 펫샵에 들린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항항과 친해진다. 항항은 자신의 친구이자 단골인 치지를 통해 리앙즈가 ‘최고의 소설 100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어느 날 리앙즈는 항항에게 상담을 요청한다. 헬스 트레이너가 리앙즈에게 신체 접촉을 하는 일이 많단다. 리앙즈의 근육을 확인해보고 싶다며 가슴을 만지는가 하면 엉덩이도 건드린단다. 그만두고 싶지만 이미 결재를 했기 때문에 다니지 않을 수 없단다. 트레이너가 자기 몸을 더듬지 말아줬으면 좋겠는데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단다.
항항은 귓속말로 리앙즈에게 방법을 알려준다. 헬스장에 간 리앙즈는 트레이너가 몸을 더듬기 시작하자 “난 탑이야!”라고 소리친다. 그러자 트레이너가 알고 있었다며 뜨거운 눈길을 보낸다. 당황한 리앙즈는 항항에게 달려와 항항의 멱살을 잡고 항항이 시키는 대로 했더니 오히려 트레이너가 더 달려들었다며 화를 낸다.
리앙즈는 트레이너가 변태 같다며 화를 낸다. 그런 리앙즈를 보며 항항은 웃음을 터뜨리고 만다. “탑이 뭘 의미하는 건데?”라고 묻는 리앙즈를 데리고 항항은 밥을 먹으러 간다. 밥을 먹는 동안 리앙즈가 항항을 챙겨준다. 어릴 때부터 형과 형수 외에는 아무도 리앙즈를 챙겨준 적이 없다. 감동받은 리앙즈는 항항에게 고마워하며 큰 소리로 다시 탑이 무슨 의미인지 묻는다. 항항은 주변을 둘러보며 당황해한다.
매일 펫샵에 오던 리앙즈가 아파서 올 수 없다고 하자 항항은 허전함을 느낀다. 마침 하홍이 읽고 놓아둔 리앙즈의 소설책을 발견한 항항은 밤새워 소설을 다 읽는다. 하홍이 출근하자마자 항항이 묻는다. “네 생각에 오는 리앙즈가 올 것 같아?” 하홍은 묻지 말고 전화를 해보라고 조언한다.
열이 있어서 못 온다는 말에 항항은 리앙즈네 집으로 달려간다. 리앙즈네 집은 돼지우리처럼 지저분하다. 항항은 집도 말끔히 치우고 죽도 끓여준다. 감동받은 리앙즈가 과일도 먹고 싶다고 하자 과일까지 챙겨준다. 약을 먹고 잠이 든 리앙즈는 잠결에 항항을 껴안고 “사랑해.”라고 말한다. 항항의 심장이 쿵 내려앉는다.
얼마 전 치지와 함께 절에 간 항항은 “부처님, 제 기도를 들을 수 있다면 진정한 사랑으로 저를 축복해 주세요.”라고 기도 드렸다. 항항은 자신이 리앙즈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어이없게도 리앙즈는 꿈속에서 사람처럼 커진 친칠라가 자신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하길래 자기도 사랑한다고 고백했다고 말한다. 항항은 리앙즈를 향한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 리앙즈의 집에서 급히 나와버린다.
몸이 다 나은 리앙즈는 다시 펫샵에 출근하듯 찾아온다. 항항이 괜찮냐고 묻자 리앙즈가 선물을 건네며 어젯밤에 돌봐준 보답이라며 건제준다. 항항이 게이인 걸 아는 치지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곤 “너희 둘 얼마나 진전이 있는 거야?”라고 묻는다. 리앙즈의 선물은 이상한 인디언 의상이다. 리앙즈가 억지로 항항에게 의상을 입히자 치지와 손님인 후웨이가 놀리며 웃는다.
리앙즈는 항항에게 출판사와 계약한 마감일이 다가와서 다음달엔 오지 못한다고 말한다. 항항이 슬픈 표정을 짓자 리앙즈는 한 달만 지나면 돌아올 수 있다고 말한다. 항항은 리앙즈에게 밥을 사주겠다며 데리고 나간다. “항항, 우린 어떤 관계야?” 리앙즈가 묻는다. 항항이 깊은 생각에 잠기자 “왜 그런 얼굴을 하고 있어? 우리가 가까운 척하는 게 싫어? 네가 나를 친구로 생각하는지 알고 싶어. 베스트 프렌즈같이.”라고 다시 묻는다. 항항이 “응”이라고 대답하자 “멋져! 드디어 친한 친구가 생겼어. 내 인생이 완성됐어.”라며 리앙즈가 좋아한다.
“(항항)왜 그게 네 인생을 완성시키는 거야? / (리앙즈)형은 내가 여자친구 사귀는 걸 원치 않아. 그 말은 늙을 때까지 혼자 살아야 한다는 뜻이야. / (항항)내가 늙을 때까지 너와 동행한다는 뜻이야? / (리앙즈)아니, 그 뜻이 아니야. / (항항)알아. 농담이야. 왜 형이 여자친구를 사귀지 못하게 해? / (리앙즈)형은 내 마그네틱 필드가 잘못되었대. 내 전 여친들은 모두 나빴거든. 첫 번째는 나를 속여 돈을 가지고 도망갔어. 두 번째는 임신했으니 결혼해야 한다고 했는데, 결국 내 아이가 아니었어. 세 번째는 최고였지만 내 상사와 함께 떠나버렸어.”
리앙즈가 소설을 쓰느라 오지 않은 지 5일쯤 지나자 항항은 ‘리앙즈 금단 증상’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20일째가 되자 더 이상 참지 못한 항항은 리앙즈네 집으로 달려간다. 항항이 벨을 누르자 어떤 여자가 문을 열고는 리앙즈가 자고 있다고 말한다. 질투가 난 항항은 뒤돌아 가버린다. 과연 이 여자는 누구일까? 항항과 리앙즈는 어떻게 될까?
● 감상
일단 ‘항항’을 연기한 ‘궁정’과 ‘리앙즈’를 연기한 ‘나일항’이 너무 잘생겼다. 둘의 얼굴이 개연성이다. 궁정과 나일항의 케미스트리도 좋다. 연대사가는 실제로 중국에 있는 거리라고 한다.
드라마를 보는 동안 ‘리앙즈가 자페 스펙트럼(서번트 증후군)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리앙즈의 방은 심할 정도로 지저분하다. 대인관계도 많이 서툴러 보인다. 모든 이들에게 호구여서 항상 이용만 당한다. 누구의 말이든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 원작소설엔 “리앙즈는 자신의 뇌를 소설 쓰는 데만 쓴다.”라는 구절이 있을 정도다. 드라마를 보는 동안에도 어떻게 저런 사람이 소설을 쓰는 건지 의아할 정도로 모든 것이 다 서툴다.
항항은 오히려 순수하고 바보 같은 리앙즈에게 스며든다. 항항은 리앙즈의 눈높이에 맞춰 섬세하게 리앙즈를 챙기고 돌봐준다. 리앙즈가 항항에게 항상 네 생각만 하고 있다고 하자 항항은 “나는 여자가 싫어.”라고 말하고 리앙즈에게 키스한다. 리앙즈가 너에게 영감을 받아서 소설을 완성했다고 하자 항항은 리앙즈에게 또 키스한다. 리앙즈는 항항의 키스를 특별하게 축하하는 거라고 받아들인다.
항항은 리앙즈가 오해하지 않도록 돌직구로 고백한다. “(항항)축하가 아니라 너를 좋아해서 키스한 거야. / (리앙즈)나도 널 좋아해. 아니라면 너랑 포옹도 안 할 거야. 키스도 하지 않을 거야. / (항항)리앙즈, 정말 무슨 뜻인지 알아? / (리앙즈)물론이야. 널 좋아하는 것 같아. 너와 함께 있고 싶어. 같이 놀면서 이야기하고, 그리고... / (항항)또 다른 건? / (리앙즈)그리고 햄스터를 함께 돌볼 수 있어. (...) / (항항)나는 너를 좋아해. 나는 이쉬와 가가가 하는 것처럼 하고 싶어.”
이쉬는 리앙즈가 맡긴 암컷 친칠라고, 가가는 항항의 수컷 친칠라다. 항항은 자신의 친칠라와 리앙즈가 맡긴 친칠라를 교배시켰다. 하지만 리앙즈는 항항이 말한 의미가 무엇인지 알지 못해서 묻는다.
“(리앙즈)무슨 의미야? / (항항)무슨 말인데? / (리앙즈)항항 넌? / (항항)나랑 뭐? / (리앙즈)설마? / (항항)내가 뭐? / (리앙즈)동성애? / -피식 웃는 항항- / (리앙즈)이걸 받아들일 수 없다면 더 이상 나와 함께 있지 않을 거야? 나랑 놀지 않고, 나한테 더 이상 얘기도 안 할 거야?” 리앙즈가 항항을 바라보니 항항이 잠들어 있다. 리앙즈는 잠든 척 하는 항항 옆에 누워 잠이 든다.
소설 쓰는 데 도움이 되라고 출판사에서 리앙즈를 위해 여행을 준비한다. 여행을 하는 동안 항항 만큼이나 리앙즈도 항항을 그리워한다.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항항을 만나러 간 리앙즈는 잠든 항항의 볼에 뽀뽀한다. 항항은 자신의 욕구를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리앙즈를 침대로 데려간다. 불안하다는 리앙즈에게 항항은 널 다치게 하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말라며 리앙즈와 러브신을 찍는다. 사랑을 나누기 전 둘은 민망할 정도로 날 것의 대화를 나눈다.
그렇게 리앙즈와 항항의 사이가 잘 진전되는가 했는데 형과 형수가 끼어든다. 거짓말할 줄 모르는 리앙즈는 형수에게 남자친구가 생겼다며 항항을 형네 집으로 끌고 간다. 형은 동생이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 하는데 문제가 있어서 여자친구들과도 헤어진 거라며 항항에게 잘 생각해보라고 조언한다. 항항은 “우린 서로 잘 어울려요.”라고 항변한다.
형수는 리앙즈에게 남자와 정신적으로는 그렇다쳐도 육체적으로 괜찮냐고 묻는다. “남자와 같이 있는 걸 정말 받아들일 수 있어?” 이제까지 항항과 사귀는 것에 별 생각이 없었던 리앙즈는 형수의 말을 되새기며 고민에 빠진다. 그리곤 항항의 스킨십을 거부하기 시작한다. 항항은 이런 리앙즈에게 상처 받는다. 항항은 리앙즈에게 “떠나!” “가!”라고 거칠게 소리치고 만다. 리앙즈는 항항의 반응에 상처 받아 항항의 곁을 떠난다.
여러 일이 있고 난 후 얼마 뒤 항항은 리앙즈에게 연락해 카페에서 만난다. 항항을 잃고 싶지 않은 리앙즈는 ‘평범한 친구’로 돌아가자고 하고, 항상은 ‘다시 시작하자’고 한다. 항항에게 리앙즈는 친구 이상이기에 다시 친구로 돌아가는 건 불가능하다. 항항이 모르는 사이로 지내자고 하자 리앙즈가 왜 친구로는 지낼 수 없는지 묻는다. 항항은 “널 사랑해서”라고 대답한다.
마지막에 항항과 리앙즈가 서로 다른 장소에서 흐느껴 우는 장면이 무척 인상 깊다. 열린 결말로 마무리해서 해피엔딩인지 새드엔딩인지는 시청자의 해석에 맡겨 버린다. 내가 본 리앙즈의 성향으로 볼 때 해피엔딩일 가능성이 크다. 항항처럼 리앙즈를 돌볼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분명히 리앙즈는 그런 항항이 그리워 항항에게 다시 돌아올 것이다.
‘연대사가 10호’는 요즘 벨드에 비해 많이 어설프지만 그래도 고구마 구간 없이 깔끔하게 고백하는 항항이 너무 마음에 드는 인상 깊은 벨드다.(5점 만점에 3.5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