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BL] 애정역학(러브메카닉스, Love Mechanics) : 거부할 수 없는 강한 이끌림

(애정역학(러브 메카닉스, 럽메카, Love Mechanics) ∥ 태국BL드라마, 학원물, 로맨스, LGBTQ+ ∥ 10부작 ∥ 2022.06.18.~08.06. ∥ 18+등급 ∥ 출연배우(등장인물) : 인 아난 웡, Yin Anan Wong(Vee) / 워 와나랏 랏사미랏, War Wanarat Ratsameerat(Mark) / Got Kanidsorn Laiwrakoran(Bar) / Jeff Nathadej Pititranun(Gun) / Perth Veerinsara Tangkitsuvanich(Ploy) / Prom Ratchapat Worrasarn(Nuea) / Win Thanakom Minthananan(kamphan) / Frong Thammasiri Umpujh(Wind) / Bever Patsapon Jansuppakitkun(James) / Boom Natthapat Chanchaisombat(Fuse) / Prat ltthichaicharoen(Kla) / Aomsin Wongrapee Krusong(pond) / Toosafe Krittawat Suwanich(Thewpai) 등)

‘애정역학(러브 메카닉스, Love Mechanics)’은 2020년에 방영된 ‘En of Love: Love Mechanics’의 한 부분(5~8회)을 리메이크하여 확장한 버전이다. 굳이 전편을 보고 볼 필요는 없다. 개인적으로 ‘수’를 울리는 ‘공’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정역학을 본 건 ‘인워’의 탄탄한 연기력과 케미스트리 때문이다.

확실히 ‘인&워(Yin&War)’의 연기력은 2020년보다 좋아졌다. 특히 Mark를 연기한 War의 연기가 놀랍다. ‘쓰레기공’을 싫어하기 때문에 초반에 보다 말아버릴 수도 있었지만 War의 연기에 멱살 잡혀 끝까지 봤다. Vee가 정신을 차리고 Mark에게 헌신하는 장면부터는 Mark의 마음이 풀어지듯 내 마음도 풀어졌다. 사실 Vee의 혼란스러움은 현실에서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이야기긴 하다.

줄거리는 공대생들의 사랑 이야기다. 후배인 Mark는 선배인 Bar를 좋아해서 따라다닌다. Bar의 친구인 Vee는 그때마다 Mark를 저지하며 대립한다. Mark는 Bar에게 고백했다가 거절당하고 Bar와 Gun이 공개적으로 연인임을 선포한 날 마음을 접는다. Mark는 실연의 상처를 술로 대신한다.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인사불성이 되어 화장실에서 토하다 잠이 든 Mark를 발견하고 Vee는 안쓰러운 마음에 Mark를 집으로 데려온다. 술에 취한 Mark의 눈에 Vee가 Bar로 보인다. Mark는 Vee에게 같이 자고 싶다며 매달린다. Vee는 자신을 Bar라고 부르며 달려드는 Mark를 밀어내려 하지만 Mark의 애무를 받다가 결국 굴복하고 만다. 다음날 Mark는 자신과 잠을 잔 사람이 Bar가 아닌 Mark라는 걸 알고 화를 내며 뛰쳐나간다.

Vee와 Mark는 성적 만남 이후 서로에게 강하게 끌린다. 하지만 3년 동안 사귀어온 여자친구가 있는 Vee는 이러한 이끌림에 혼란스러워한다. 그러면서도 자꾸만 Mark에게 끌리는 마음을 어찌할 수 없어 선배라는 이름으로 Mark에게 계속 플러팅을 해댄다. Vee에게 여자친구가 있는 걸 알면서도 Mark 또한 Vee에게 끌리는 마음을 멈출 수 없어 질척거리는 Vee를 거부하면서도 여지를 준다. 이런 성적 끌림은 결국 키스로 이어지고 어느덧 Mark는 Vee를 진심으로 좋아하게 된다.

그러던 중 Vee는 여자친구인 Ploy가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Vee는 Mark에게 Ploy와의 관계를 정리한 후 사귀겠다며 기다리라고 한다. 하지만 Ploy가 잘못했다고 매달리자 헤어지지 못하고 Mark를 울린다. Ploy와 Mark 사이에서 우유부단하게 행동하는 Vee의 행동은 울화통이 터지게 만든다.

Mark는 자신의 성정체성을 확실히 알고 있다. Mark는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만 바라본다. Nuea라는 멋진 선배가 Mark에게 계속 대시하지만 Vee를 좋아하는 Mark는 결코 받아주지 않는다. Mark는 Vee에게 여자친구가 있는 걸 알고 있기에 Vee에게 빠져드는 자신을 억제하며 Vee를 밀어내려 하지만 계속되는 Mark의 플러팅에 휘둘리고 그때마다 죄책감과 좌절감을 느낀다.

Vee는 Mark에게 끌리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성정체성에 혼란을 느낀다.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으려는 Vee의 우유부단함은 오히려 모두를 상처 입힌다.

결국 Mark에 대한 마음을 확실히 깨달은 Vee는 드디어 Ploy에게 이별을 선언한다. Ploy는 마지막 키스로 Vee의 마음을 다시 확인해 보라며 Vee가 피할 틈도 없이 키스를 해버린다. 멀리서 이 장면을 본 Mark는 Vee가 여전히 Ploy와의 관계를 정리하지 못한 것이라 생각하고 깊은 상처를 받는다. 그리곤 Vee에게 이별은 선언한다. 이후로는 Vee가 Mark의 믿음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후회공’ ‘헌신공’의 모습을 보여준다.

Mark는 Vee에게 복수를 시도하지만 그럴 때마다 자신이 더 상처받는다. 이런 장면들에서 Mark가 Vee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해 준다. War는 이런 Mark의 내면을 섬세하게 잘 연기해 낸다. Mark는 건방지지만 정직하고 사랑스러우며 보호 본능을 일으킨다. 그래서 나 또한 Mark를 안아주고 싶어졌다.

내가 Mark에게 더 반했던 점은 Vee가 아무리 약속을 어기고 상처를 줘도 ‘사랑’이라는 자신의 감정을 책임지려는 단단함이다. Vee를 엿 먹이고 상처 주기 위해서라도 Mark에게 대시하는 선배들 중 한 명과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사귀는 미성숙함을 보여줄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결국 선배인 Vee가 성숙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건 후배인 Mark의 사랑이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현재를 최고로 만들겠습니다.”라는 멘트와 함께 커플 머그컵이 등장한 엔딩 장면은 이 드라마에서 가장 좋았다. 초반에 짜증이 좀 나긴 했지만 넘치는 로맨스와 진정성으로 과거를 극복하고 현재에 집중하는 Vee와 Mark의 모습이 그동안의 짜증을 녹아내리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애정역학(러브 메카닉스, Love Mechanics)을 보며 불편했던 점을 언급하고 싶다.

○ Vee는 여자친구가 있음에도 Mark와 잤다. 이건 명백한 바람이다. Mark가 아무리 Vee를 애무하며 매달렸다고 하더라도 Mark는 술에 떡이 되도록 취해있었고 Vee를 Bar로 착각하고 있다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 이 두 가지 상황만으로도 Vee가 Mark와 잔 건 옳지 않은 행동이었다.

○ 여성을 Vee와 Mark의 장애물로 설정한 것이다. Vee가 Mark와 잔 날 Ploy는 자신에게 대시하는 선배를 만났다. Vee는 Ploy 몰래 Mark를 따라다니며 계속 플러팅을 해댔고, Ploy도 Vee 몰래 선배와 썸을 탔다. 하지만 Ploy가 선배와 썸을 타고 있는 걸 Vee가 알게 되자 마치 Vee가 피해자인 것처럼 묘사한다. Ploy가 선배와 계속 만나면서도 Vee와 헤어지지 않겠다며 매달리게 하고, Vee가 헤어지자고 한 날 키스를 하게 만듦으로써 Vee와 Mark가 갈등 상황에 놓이게도 만든다. 여전히 여성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더이상 BL드라마에서 여성을 이런 갈등 소재로 소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