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빌(Love Bill) ∥ 베트남BL드라마, 로맨스, LGBTQ+ ∥ 10부작 ∥ 2022.10.29.~2023.01.10. ∥ 13+등급 ∥ 감독 : Ho Si Hau ∥ 배우(등장인물) : 트란 레득, Tran Le Duc, Mew(Nghia, 응히아) / 응우옌 바빈, Nguyen Ba Vinh(Thien, 티엔) / Tran Vu Duc Duy(Hung, 헝) 등)
‘러브 빌(Love Bill)’은 키스신이 예쁜 드라마다. ‘바빈’의 상대역 중 ‘레득’이 가장 키스를 예쁘게 잘 하는 것 같다. 맑고 순수하면서도 열정적이고 남성적인 느낌이다. 드라마는 응히아가 티엔을 좋아하게 되는 과정을 때론 슬프고, 때론 안타깝고, 때론 귀엽고, 때론 사랑스럽게 그려낸다.
티엔은 데뷔하지 못한 시나리오 작가다. 티엔이 시나리오를 들고 찾아가면 영화 제작 스튜디오마다 조연인 게이 커플을 이성애자로 수정해야만 받아들이겠다고 제안한다. 하지만 티엔은 결코 타협할 생각이 없다.
응히아는 부잣집 외동아들이다. 응히아는 아빠가 엄청난 돈으로 우수한 교사들을 붙여 사교육을 시켜줘도 반에서 늘 꼴찌를 한다. 아빠에게 잔소리를 들은 응히아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도박장에 갔다가 돈을 왕창 잃고 만다. 아빠는 인생의 쓴맛을 맛보라며 응히아를 집에서 내쫓는다.
응히아는 예전에 돈을 빌려주고 받았던 차용증이 생각나 차용증을 들고 채무자를 찾아간다. 하지만 채무자는 달랏으로 이사를 가버렸다. 달랏까지 찾아간 응히아는 채무자의 아들 티엔을 만난다. 아빠는 이미 돌아가셨다며 갚을 돈이 없다는 티엔의 말에 응히아는 티엔의 집에서 지내게 해달라고 매달린다. 티엔은 채권자인 응히아를 세입자로 머물게 해준다.
어느 날 티엔의 친구 록과 민이 방문한다. 티엔은 응히아의 방을 내주고 응히아와 한방을 쓰게 된다. 식사 자리에서 응히아는 록과 민의 다정한 모습을 보며 커플이라고 의심한다. 그리곤 그들이 방에서 키스하고 스킨십하고 섹스하는 장면을 염탐한다. 그 이후 응히아는 자꾸만 티엔이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
응히아가 본격적으로 섹슈얼리티에 혼란스러움을 겪기 시작하는 건 티엔의 친구 록과 민이 방문하면서부터다. 응히아는 게이 커플의 방을 염탐하는데 여기서 실수로 보는 것과 염탐하는 건 차이가 있다. 이건 응히아가 성적으로 각성한 상태임을 보여준다. 이후 응히아는 티엔에게 개인적인 질문을 퍼부으면서 정서적인 연결을 강하게 열망한다.
하지만 티엔은 이전에 이성애자인 남자와 사랑에 빠졌다가 심리적으로 심하게 상처를 입은 경험이 있다. 티엔의 전남친은 “우리 관계는 비정상이다.”라는 모진 말을 던지곤 티엔을 차버렸다. 응히아 또한 “나는 항상 이성애자였어요.”라고 말하기에 티엔은 또다시 이성애자와 사랑에 빠지고 싶지 않다. 티엔은 한순간의 호기심일 뿐이라며 응히아를 밀어낸다.
그러면서도 티엔과 응히아는 서로에게 끌리는 감정적 혼란을 어쩌지 못한다. 응히아는 자기 성찰의 여정을 시작하면서 정교하게 성장해 간다. 그리곤 결국 감정적 절정에 이르면서 폭발한다. 응히아가 티엔을 향한 감정을 쏟아낼 때의 장면은 정말 명장면이다.
하지만 티엔을 정말 사랑하면서도 응히아는 큰 그림을 보기엔 너무 어렸다. 특히 남자를 좋아하는 응히아가 ‘정상’이 되길 바라는 어머니를 대적하기엔 너무 미성숙했다. 응히아는 결국 어머니에게 굴복하고 만다. 응히아를 3년 만에 만난 티엔은 응히아를 깊이 사랑하면서도 응히아를 놓아준다. 다행인 건 응히아의 아버지 덕분에 응히아의 마지막을 티엔이 지킬 수 있었다는 것이다.
‘러브 빌(Love Bill)’은 새드엔딩일까? 해피엔딩일까? 응히아에게 “내게 정말 큰 의미는 네가 나를 사랑하는 거야”라고 말했던 티엔의 생은 행복했을까? 불행했을까? 아마도 이것이 새드와 해피를 가르는 판가름이 되지 않을까 싶다.
‘러브 빌(Love Bill)’은 예산이 부족한 베트남 BL드라마의 제작 여건을 볼 때 잘 만들어진 벨드다. 바빈과 레득은 서로의 혼란스러움과 로맨틱한 감정을 머뭇거림으로 경이롭게 그려낸다. 레득의 상큼발랄하고 건방진 미소와 유쾌한 태도는 시선을 사로잡는다. 바빈의 깊고 섬세한 감정 연기는 스토리에 설득력을 더한다. 바빈과 레득의 비주얼합과 케미스트리도 너무 좋다. 둘이 너무 편안하고 자연스러워보인다. 특히 키스신은 너무 예뻐서 봐도 봐도 또 보고 싶게 만든다. (5점 만점에 4.9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