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론(Theory of Love, ทฤษฎีจีบเธอ, 띠오럽) ∥ 태국BL드라마, 학원물, 로맨스, LGBTQ+ ∥ 12부작 ∥ 2019.06.01.~08.17. ∥ 15+등급 ∥ 원작 : JittiRain의 소설 ‘Theory of love’ ∥ 극본 : Pratchaya Thavornthummarut / Bee Pongsate Lucksameepong / Au Kornprom Niyomsil ∥ 감독 : X Nuttapong Mongkolsawas ∥ 출연배우(등장인물) : 오프 점폴 아둘키티폰, Off Jumpol Adulkittiporn, ออฟ จุมพล อดุลกิตติพร(Khai) / 깐 아타팟 푼사왓, Gun Atthaphan Phunsawat, กัน อรรถพันธ์ พูลสวัสดิ์(Third) / 화이트 나왓 품포싱감, White Nawat Phumphothingam(Two) / 어스 피라팟 왓타나쎗씨리, Earth Pirapat Watthanasetsiri(Un) / 마이크 친나랏 시리퐁차올릿, Mike Chinnarat Siriphongchawalit(Bone) / Sara Legge(Pan) / Neen Suwanamas(Lynn) / Foei Patara Eksangkul(Shane) 등)
‘사랑이론(Theory of Love, ทฤษฎีจีบเธอ)’은 친한 친구 카이를 짝사랑하는 떠드의 이야기다. 바로 옆에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모습을 봐야 하는 것처럼 괴로운 일은 없다. 비참함으로 눈물을 흘릴 때마다 짝사랑을 그만두고 싶지만 마음이란 게 생각대로 되지 않아서 문제다.
● 줄거리
대학교에서 영화학을 전공하는 카이, 떠드, 투, 본은 각자의 전문성을 갖추고 함께 일하는 절친한 친구이다. 뭉쳐 다닐 때마다 시선을 끌 정도로 멋있는 그들은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특히 카이는 ‘한국 스타일의 오빠’처럼 잘생겼다. 떠드는 영화 리뷰 동영상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카이를 짝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카이는 모든 학부 여학생들과 사귀었을 정도로 바람둥이다. 카이를 짝사랑해온 3년 동안 떠드는 밤마다 카이가 다른 여학생을 데리고 오는 걸 보면서 상처받는다. 카이는 자신의 부탁이라면 뭐든지 들어주는 떠드를 함부로 대한다.
떠드가 상처받을 때마다 투는 떠드를 위로해준다. 떠드는 비참함과 좌절감을 느낄 때마다 짝사랑을 그만두리라 다짐하지만 카이의 얼굴과 마주하면 여지없이 무너지고 만다. 사랑에 빠지는 것도 사랑에서 헤어나오는 것도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
결국 떠드는 카이가 용서받기 힘든 짓을 한 후에 카이에 대한 마음을 접기로 결심한다. 항상 옆에 있던 떠드가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기 시작하면서 카이의 마음에 변화가 일어난다. 떠드를 보면서 카이의 심장이 뛰기 시작한 것이다. 과연 카이는 떠드의 사랑을 되찾을 수 있을까?
● 감상
◎ 옾깐(OffGun)의 케미스트리는 매우 좋다. 옾깐이 찌엠의 원조 4대 CP인 이유다. 내가 옾깐에게 반한 건 ‘Theory of Love’을 보고 나서였다. 케미스트리도 그렇지만 오프건(OffGun)의 연기가 너무 좋았다.
○ 깐은 매번 자신의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카이가 다른 사람과 애정 행각을 벌일 때마다 눈물을 흘리는 깐의 짝사랑 연기는 보는 사람조차 가슴을 아리게 만든다. 우는 모습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깐은 눈물을 참 예쁘게 흘려서 볼 때마다 감탄하게 된다. 떠드는 울고, 기대하고, 좌절하고, 화내면서 가까운 사람을 짝사랑할 때 얼마나 상처받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내가 카이에게 반하고 나서 3년 동안, 카이는 단 한 번도 나를 돌아봐 준 적 없다. (...) 카이 때문에 상처받은 날이면, 나는 바닥에 누워있곤 한다. 슬픔에 빠져들면서 아무것도 듣고 싶지 않다. 아무것도 신경 쓰고 싶지 않다. 그렇지만 카이에게서 빠져나올 수가 없다. 카이와 나는 같은 무리에 속해 있으니까.”
○ 오프의 연기 또한 매우 좋다. 바람둥이 쓰레기 캐릭터를 아주 잘 소화해내서 떠드가 눈물을 흘릴 때마다 카이를 원망하게 된다. 카이는 본인 스스로 자신이 잘생겼다는 걸 알고 있는 나르시시스트이며 오만하고 자기중심적이다. 원하는 것이 있으면 거침없이 말하고 상대가 상처를 받는 것엔 아랑곳없이 제멋대로 살아간다. 그랬던 카이가 떠드를 사랑하게 되면서 확 달라진다. 자기반성의 절정을 보여줘서 용서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든다.
“친구로 다시 되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예전처럼 같이 밥도 먹고, 같이 영화도 보고, 같이 놀고. 근데 내가 틀렸어. 떠드가 점점 내 삶에서 사라져가고 있어. 얼마나 중요한 사람이었는지 이제야 깨달았어. 항상 모든 순간에 함께 했던 건 걔였어. 떠드가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어. 근데 무서워. 내가 또 아프게 할까 봐 무서워. 선배, 나 떠드를 좋아하나 봐. 좋아하는 것 같아.”
‘난 항상 예전의 내 행동들이 날 무뎌지게 만들 것이라 생각했다. 난 사랑 때문에 울지 않는다. 슬퍼하지도 않는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도 않는다. 헤어질 때 아프고 싶지 않으니까. 내 감정은 누구에게도 영향받지 않는다. 지금까지는 그래왔다. 하지만 결국 떠드가 모든 것을 깨부쉈다. 나는 지금 너무 아프다.’
◎ 떠드를 위로해주는 화이트의 친구 연기가 좋다. 투는 카이가 떠드를 다치게 할 때마다 주저하지 않고 맞선다. 떠드는 투에게는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이야기한다. “나는 카이와 가까이 지내는 게 날 행복하게 해 줄 거라고 생각했어. 처음에는 그런 것 같았어. 그런데 같이 지내다 보니까, 다른 것도 보이는 거야. 카이가 여자를 집으로 데려오는 걸 봤어. 침대에 같이 누워있는 소리까지 들었어. 나를 가장 아프게 하는 건 이 모든 게 반복된다는 거야. 카이에게 나는 결코 친구 이상이 될 수 없어.”
럽식(Love Sick, 2014)의 ‘푼’이 강렬하게 남아 있어서 화이트가 어스(Earth) 옆에서 수 역할을 하는 게 어색했지만 서브 커플인 투와 언의 서사는 좋았다. 화이트(White)와 마이크(Mike)는 찌엠(GMMTV)과 계약 만료 후 찌엠을 떠났지만 앞으로도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카이와 사귀기로 한 후 카이가 바람을 피웠다고 오해한 떠드가 물건을 던지며 소리치는 장면이 인상 깊다. 연인으로서 느끼는 분노, 고통, 혐오와 더불어 그동안 카이에게서 받았던 상처들로 인한 트라우마가 고스란히 전달된다. 그냥 친구였을 때와 연인이 된 후의 떠드는 감정 표현 자체가 달라진다. 그로 인해 카이가 떠드에게 얼마나 더 노력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한다.
◎ 기차역에서 떠드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카이의 모습은 카이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보여주는 명장면이다. 떠드를 사랑하게 된 카이는 자신이 그동안 얼마나 쓰레기였는지를 절실히 깨달으면서 이전의 카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성장한다. 떠드가 눈물을 흘리며 카이를 꼭 안아주는 순간 떠드의 품에서 눈물을 흘리는 카이를 보면서 나 또한 눈물이 찔끔 나왔더랬다.
◎ 드라마의 구성이 정말 흥미롭다. 각 에피소드가 유명한 로맨스 영화와 주제적으로 잘 연결되어 있어 마음에 든다. 영화의 스토리텔링과 에피소드 제목을 통합하는 작업이 잘 이루어졌고 영화의 내용이 캐릭터와의 관계에 은유적으로 잘 활용됐다. 또한 촬영과 음악이 훌륭해서 영화학부 학생들을 다룬 드라마와 맞아 떨어진다.
◎ 사실 카이와 떠드를 친구 사이로만 본다면 카이가 떠드를 대하는 태도는 잔인하다고 볼 수 없다. 카이가 여자를 사귀기 위해 떠드를 잘 이용하긴 하지만 그건 떠드 스스로 카이가 자신을 이용하도록 허용해온 탓도 있다. 떠드가 카이를 짝사랑하지 않는다는 관점에서 보면 절친인 떠드에게 카이가 부탁할 일이 있을 때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게다가 카이, 떠드, 투, 본의 우정이 좋다. 하지만 여성들 입장에서 보면 카이는 바람둥이 개자식이다.
◎ ‘사랑이론(Theory of Love, ทฤษฎีจีบเธอ)’이 전반적으로 여성을 대하는 방식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카이가 여학생들을 대하는 방식도 그렇고, 린을 투와 언의 로맨스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 점도 그렇다. 본이 좋아한 대학 교수 판의 캐릭터 또한 그렇다.(5점 만점에 4.4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