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1위(We Best Love: No.1 For You, 永遠的第一名) ∥ 대만BL드라마, 로맨스, LGBTQ+ ∥ 6부작 ∥ 2021.01.08.~02.05. ∥ 15+등급 ∥ 극본 : 린페이유(林珮瑜) ∥ 감독 : 레이지양(姜瑞智) ∥ 배우(등장인물) : 임자굉, 린즈홍, Sam Lin, 林子閎(가오스더) / 양우등, 양위텅, YU, 楊宇騰(저우수이) / 장예가, 레이창, 張睿家(페이서우이) / 라덕홍, 에반루오, 羅德弘(리우빙웨이) / 이제, 리치, 李齊(스저위) / 범강언풍, 잭, 范姜彦丰(팡정원) / 신락아, Belle, 辛樂兒(장위신) 등)
‘영원한 1위(永遠的第一名)’는 제목답게 여전히 대만 벨드 중 내게 No.1이다. 처음 이 드라마를 봤을 때 여운이 길게 남아서 며칠 동안 그 감정을 극복하지 못했다. 지금 다시 봐도 여전히 두 주인공의 여정은 나를 매료시킨다.
● 줄거리
저우수이, 장위신, 팡정원은 소꿉친구다. 저우수이는 2살 연상인 장위신을 좋아하고 있다. 금융관리학과 4학년인 저우수이는 수영부 경기에서 1위를 하면 장위신에게 고백할 계획이다. 그런데 난데없이 저우수이가 가장 싫어하는 가오스더가 등장한다. 그가 누구인가! 초중고를 다니는 동안 인기, 성적, 각종 운동 시합, 글쓰기, 바둑, 토론대회 등에서 항상 저우수이를 제치고 1등을 했다. 그런 가오스더가 수영복을 입고 등장한 것이다.
놀란 저우수이는 발을 헛디뎌 물속에 빠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발에 쥐가 나서 버둥거리는데 가오스더가 뛰어들어온다. 가뜩이나 허우적거려서 창피한데 가오스더가 구해줘서 더 창피하다. 알고 보니 가오스더가 컴퓨터공학과로 전학을 왔단다. 학과는 다르지만 또다시 저우수이는 가오스더와 경쟁하게 생겼다. 저우수이는 친구인 판정원, 빙웨이와 함께 ‘가오스더 괴롭히기’를 진행하지만 가오스더는 운 좋게도 그때마다 잘 빠져나간다.
그러던 중 저우수이는 장위신이 팡정원에게 고백하는 걸 듣게 된다. 팡정원도 장위신을 좋아한단다. 저우수이는 자신의 마음을 감추고 장위신과 팡정원 앞에서 두 사람을 응원해준다. 저우수이는 수영장으로 달려가 펑펑 울다가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물속으로 뛰어든다. 저우수이가 한참 동안 물속에서 나오지 않자 걱정된 가오스더가 물속으로 뛰어들어가 저우수이에게 인공호흡을 해줬다가 저우수이에게 한 소리 듣는다.
다음날 저우수이는 장위신과 팡정원이 점심을 먹으러 가자고 하자 같이 가고 싶지 않지만 핑곗거리가 없어 난처해 한다. 이때 가오스더가 나타나 저우수이와 선약이 있다며 끌고 간다. 가오스더는 저우수이에게 전날 수영장에서 장위신과 팡정원을 원망하며 울고 있던 모습을 촬영한 영상을 보여준다. 졸업할 때까지 저우수이가 가오스더의 짐꾼을 하지 않으면 동영상을 장위신과 팡정원에게 보여주겠단다. 가오스더의 조건은 그가 부르면 저우수이가 바로 달려오는 것이다.
가오스더의 협박으로 짐꾼이 된 저우수이가 유일하게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가오스더를 단 한 번이라도 이기고 1위를 하는 것이다. 과연 저우수이는 가오스더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까?
● 감상
◎ 샘(Sam)과 유(Yu)의 케미스트리가 너무 좋다. 키스신과 스킨십이 친밀하고 자연스럽다. 특히 저우수이가 마치 자석에 딱 붙어버리는 것처럼 가오스더에게 안기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임자굉과 양우등의 비주얼만으로도 눈이 호강하는데 연기까지 잘해버리니 나무랄 데가 없다. 가오스더의 쌍꺼풀 짙은 큰 눈과 저우수이의 섹시하면서도 귀여운 얼굴이 너무 예쁘다.
임자굉은 헌신적인 짝사랑공, 해바라기공, 직진공인 가오스더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가오스더가 결코 보답 받을 수 없을 거라 여기며 저우수이를 바라볼 때의 아련한 눈빛은 가슴을 저릿하게 만든다. 가오스더의 한결같고 흔들림 없는 단단함이 무척 든든하다.
양우등은 입체적인 저우스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낸다. 나는 사실 이렇게 까칠하고 오만하고 변덕스럽고 건방진 캐릭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양우등이 연기하는 저우스더는 사랑스럽다. 미성숙하고 말이 많지만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고 귀여워서 결코 미워할 수가 없다. 보면 볼수록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가오스더가 왜 저우스더를 좋아하는지 이해하게 만든다.
◎ 적에서 연인으로 변하는 혐관은 흔한 소재다. 그래서 딱히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흔한 소재를 양념을 잘 넣어 버무린 덕분에 기가 막히게 맛있어졌다. 주인공 둘이 서로를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저우수이의 일방적인 적대감이란 걸 알게 되자 매우 흥미로워진 것이다. 가오스더가 저우수이와 경쟁하는 건 그를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를 짝사랑하기 때문이다.
가오스더는 저우수이를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만났다. 아빠가 엄마와 나를 버리고 갔다며 우는 가오스더에게 그는 “그러면 날 너한테 줄게. 날 네 아빠라고 생각해. 울고 싶으면 날 찾아. 내 어깨 빌려줄게. 난 저우수이라고 해. 산챠오 초등학교 5학년 1반이야.”라며 어깨를 안아줬다. 가오스더가 그의 학교로 전학갔을 때 그는 가오스더를 알아보지 못했다. ‘하지만 그날 오후 확실히 너에게 구원받았어. 너는 모를 거야. 네가 했던 포옹과 네 어깨는 그때의 나에게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
“널 계속 이겨야만 네가 날 봐주니까.” 가오스더는 저우수이에게 미움을 받더라도 그의 관심이 자신에게 집중되기를 바랐다. 아무리 가오스더가 다재다능하더라도 매번 1위를 하기 위해선 혼신의 힘을 쏟아야 했을 것이다. 피나는 노력을 해야 했을 것이다. 그러는 동안 가오스더가 얼마나 지쳤을지를 생각하니 안쓰러웠다. 가오스더는 저우수이와의 경쟁을 선택한 게 아니다. 단지 그것이 그의 시선을 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1위를 해야만 했다. 그 이후 가오스더는 평생 저우수이를 지켜보며 따라다녔다. 저우수이를 향한 가오스더의 헌신이 너무 눈물겹다.
“실연보다 더 힘든 건 다가갈 기회조차 없다는 거야. 시작도 안 했는데 끝났어.” “걔는 날 좋아하지 않을 거야.” 가오스더는 저우수이의 마음을 결코 얻을 수 없더라도 그의 우정만이라도 얻고 싶어서 노력한다. 가오스더의 애틋한 바람이 너무 가슴 아파서 눈물이 날뻔했다.
◎ 샘(Sam)과 유(Yu)는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성적 긴장감이 흐른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좋은 점은 두 사람의 성적 긴장감을 이용해서 그들의 관계를 쉽게 발전시키는 대신 우정의 경계를 넘어서 그들의 관계를 발전시킨다. 가오스더에게 적대감을 갖고 있는 저우수이는 그의 의도를 모른 채 항상 그를 경계한다. 반면 가오스더는 오로지 저우수이와 ‘친구만’이라도 되기 위해 그를 돌보고 그가 실연의 아픔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매우 까다로운 저우수이는 점차 가오스더와 우정을 형성하며 그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게 된다. 어느 날 가오스더는 저우수이가 잠든 줄 알고 그에게 고백한다. “어제 좋아한다는 말 진심이었어. 전에 말했던 이루어지지 못하게 가로채겠다는 말도 진짜야. 근데 난 너한테 안 그럴 거야. 네가 그랬지. 내가 짝사랑하는 그 사람은 행운이라고. 사실 그 행운은 항상 네게 있었어. 아쉽지만 넌 영원히 모를 거야. 저우수이, 널 좋아해.”
가오스더의 갑작스러운 고백은 저우수이를 매우 혼란스럽게 만들고 그를 뒷걸음치게 만든다. 이제까지 자신이 남자를 좋아하게 될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저우수이는 그의 고백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저우수이는 여자친구를 사귀기 위한 시도를 해본다. 하지만 소개팅에서 좀처럼 집중하지 못한다. “나 어떡하냐? 나 진짜 걔 좋아하나 봐.”
이때 두 사람의 전개에 도움을 주는 보건교사 페이서우이가 저우수이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가오스더의 사촌형인 페이서우이는 마치 자신이 가오스더의 남친인 것처럼 저우수이를 자극한다. 저우수이는 발톱을 날카롭게 세우며 페이서우이를 물리친다.
저우수이는 가오스더가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접고 친구로 남으려고 하는 걸 결코 참을 수 없다. 가오스더의 회피는 저우수이의 마음을 확고하게 만든다. 가오스더를 좋아하게 된 저우수이는 그동안 그가 짝사랑의 고통을 겪으면서도 그걸 꼭꼭 숨기느라 얼마나 힘들게 견뎌왔을지를 생각하며 가슴 아파한다.
“그 행운이 아직도 내 거야? 나 저우수이는 가오스더를 좋아한다! 진짜, 진짜, 진짜로 좋아해! 진짜 엄청 좋아한다. 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해. 진짜, 진짜, 진짜로 좋아해! 좋아해. 이제 믿을 거야? 내 거는 내 거야. 영원히 내 거야.” 저우수이의 고백에 자신의 감정을 보답 받을 수 있을 거라고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가오스더는 안도하며 울부짖는다. “엄청 좋아해. 너무 좋아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어. 아직도 꿈꾸는 것만 같아. 네가 날 좋아하다니.”
◎ 영원한 여름(Eternal Summer, 2006, LGBTQ+, 퀴어 영화)에 출연했던 장예가의 출연이 반갑다. 장예가의 아찔한 성적 매력도 여전하고 섹시하고 잘생긴 얼굴도 여전하다.
◎ ‘영원한 1위(永遠的第一名)’는 제목 그대로 영원히 1위답다. 캐릭터 중심의 스토리라인, 신의 한 수인 캐스팅, 애틋한 로맨스 등은 몇 번을 봐도 지루하지 않고 재밌다.(5점 만점에 5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