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병폐(免疫屏蔽, Stay by My Side, 내 곁에 있어 줘) ∥ 대만BL드라마, 학원물, 로맨스, LGBTQ+ ∥ 10부작 ∥ 2023.07.07.~09.01. ∥ 13+등급 ∥ 감독 : 우카이후이(吳凱蕙) ∥ 출연배우(등장인물) : 양이쐔, 양의헌, 楊懿軒, Yang I Hsuan(장치) / 홍웨이저, 홍위철, 洪暐哲, Hong Wei zhe(부샤) / 정정흠, 鄭靚歆(타오) / 료위박, 廖偉博(정홍) / 허박유, 許博維(윤하오) / 장개상, 張凱翔(바이웨이) / 하우화, 夏宇禾(대한) 등)
‘면역병폐(免疫屏蔽, Stay by My Side)’는 부샤와 장치의 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해 초자연적인 소재를 사용한다. 부샤를 괴롭히는 유령의 목소리는 장치와 있으면 들리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 드라마가 공포를 유발하지는 않는다. 순전히 유령의 목소리는 장치와 부샤의 관계를 발전시키고 확립하는 수단으로만 사용한다.
● 줄거리
부샤는 3인실 기숙사에서 혼자 살고 있다. 부샤가 사는 방에 유령이 출몰한다는 소문이 나서 다른 학생들은 이 방을 피한다. 어느 날 명문가 집안의 아들인 장치가 전학 온다. 장치의 부모와 형은 모두 의사지만 장치는 법학을 공부하고 싶어한다. 장치는 집에서 재정적인 지원을 받지 않기로 결심한다. 배정된 기숙사에 들어가니 부샤가 유령 운운하며 경고한다. 미신을 믿지 않는 장치는 부샤의 말을 무시한다.
장치는 자기 구역을 확보하기 위해 너저분하고 지저분한 방 한쪽을 치우기 시작한다. 부샤는 자신의 소지품을 함부로 만지자 짜증을 낸다. 첫 만남부터 좋지 않은 두 사람은 얼굴만 마주쳐도 충돌한다. 부샤는 장치를 내쫓기 위해 끊임없이 유치하고 짓궂은 장난을 치고 그때마다 부샤도 맞대응하며 보복한다. 이들의 대립은 캠퍼스 전체에 알려진다. 기숙사 공용 공간에서 TV 리모콘을 갖고 다투다가 망가뜨리자 부샤의 선배는 둘에게 팔씨름을 해서 패자가 승자의 요청을 한 달간 들어주라고 제안한다.
팔이 넘어가려는 찰나 부샤는 가짜 키스를 시도해서 장치를 당황스럽게 만든다. 장치의 팔에 힘이 빠진 순간 부샤가 얼른 장치의 팔을 넘겨버린다. 패자인 장치는 할 수 없이 부샤를 챙기기 시작한다. 성격이 전혀 다른 둘은 여전히 서로에게 짜증을 내지만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적대감이 점점 가라앉는다.
부샤의 집안은 유령을 볼 수도 있고 대화도 나눌 수 있다. 유령을 너무 무서워하는 부샤가 걱정된 할아버지는 부샤가 어릴 적에 유령을 볼 수 없도록 부적으로 봉인한다. 부샤가 물려받기로 했던 절은 누나가 대신 물려받는다. 그런데 그만 누나가 실수로 부샤의 부적 귀퉁이를 태워버린다. 그때부터 부샤에게 유령들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부샤는 공포에 휩싸인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장치와 접촉하면 유령의 목소리가 사라진다. 부샤는 자신에게 특별한 부적인 장치에게 한시도 떨어지지 않으려 한다. 부샤의 손을 잡고 매달리고 만지고 포옹하고 특별한 사람이라고 부르며 잘해준다. 장치가 아무리 밀어내도 부샤는 자석처럼 달라붙는다. 장치와 같이 있으면 편안해서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다고도 말한다.
부샤의 의도치 않은 플러팅은 장치의 심장을 뛰게 만든다. 결국 장치는 유령에게 시달려 악몽을 꾸고 열이 나는 등 취약한 모습을 보이는 부샤에게 무장해제당하고 만다. 장치는 부샤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오해하고 학업과 아르바이트로 바쁘면서도 부샤를 위해 농구부에 가입한다. 부샤를 좋아하게 된 장치는 부샤를 아기처럼 돌봐주고 챙기기 시작한다. 과연 장치와 부샤는 어떻게 될까?
● 감상
◎ 양의헌&홍위철의 케미스트리는 귀엽고 포근하고 보송보송하다. 재밌고 달콤하다. 보조커플 없이 장치&부샤 커플에만 초점을 맞춘 것도 좋다.
장치는 굉장히 이성적이고 냉정한 얼음왕이다. 하지만 천진난만한 부샤에게만은 한없이 다정하고 자상하다. 장치는 끊임없이 부샤를 배려하고 부샤에게 헌신한다. 마치 아기를 돌보듯 부샤의 이름을 부르고 눈을 맞추고 표정을 살핀다. 장치가 부샤의 이름을 부를 때의 느낌이 참 좋다. 부샤는 동그란 눈을 더욱 동그랗게 뜨고 장치에게 안겨 응석을 부리며 기댄다. 장치와 부샤의 애정신은 마냥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저절로 광대승천하게 된다. 클리셰가 난무하더라도 로맨틱하고 달콤해서 진부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 적절한 코미디적 요소와 로맨스가 합쳐진 면역병폐는 유령의 목소리가 등장하지만 공포물과는 거리가 멀다. 유령의 목소리는 오로지 장치와 부샤의 로맨스를 연결해주고 확고히 해주는 역할만 할뿐이다. 양의헌과 홍위철의 탄탄한 연기는 캐릭터에 생명력과 설득력을 부여한다.
◎ 솔직히 면역병폐는 부샤&장치의 케미스트리, 부샤의 누나, 부샤의 농구부 팀원들 사이의 관계 외에는 별 내용이 없다.
유령이 무서운 부샤는 유령의 목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유령의 목소리를 차단해주는 장치에게 들러붙어 스킨십을 한다. 필요에 의해 장치를 가까이 하던 부샤는 점차 장치가 곁에 있는 걸 좋아하게 된다. 그러다 자신을 돌보고 챙기는 장치에게 룸메이트 이상의 감정을 갖고 있음을 깨달으면서 장치에게 용기를 내서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처음에 부샤는 장치와 왜 함께 있고 싶은지, 왜 특별하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장치에게 솔직하게 말하지 않는다. 덕분에 부샤의 스킨십을 플러팅으로 오해한 장치는 부샤를 향한 감정을 발전시키고 좋아하게 된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후엔 수시로 키스하고 코를 비비고 포옹하고 만진다.
두 사람은 오해로 인해 서로 가까워지지만 사실 처음부터 적대감보단 둘 사이에 성적 긴장감을 만들기 위한 의도적인 연출들이 있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팔씨름할 때의 가짜 키스라든가, 감자칩을 장치의 몸 위에 흘린 후 부샤가 입으로 먹게 하는 장면들이다. 모든 장면들이 둘의 로맨스를 위해 모아지는 느낌이다. 덕분에 부샤와 장치의 갈등도 매우 빠르게 해결되고 금세 다시 쪽쪽 거리며 서로에게 애정을 표현한다. 전체적인 장면들이 참 예쁘고 귀엽다.
◎ 장치는 부샤의 누나에게 부샤가 유령의 목소리를 듣지 않게 하는 방법이 없는지 묻는다. 누나는 부샤와 장치의 능력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해준다. 장치는 부샤에겐 말하지 않고 누나가 제시한 방법을 기꺼이 수행한다. 덕분에 장치가 부샤 대신 유령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부샤를 사랑하는 장치의 희생이 놀랍다.
◎ 학교 학생들이 장치&부샤의 사진을 찍어대고 게시판에 올려서 이런저런 소문을 만들어내는 등 필요 이상의 터무니없는 호기심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많다. 개인의 사생활을 심하게 침해하는 장면들인데도 아무렇지 않게 보여줘서 불편하게 느껴진다.(5점 만점에 4.2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