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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BL] 을의 연애(Business as Usual): 서툰 첫사랑의 미련, 어른이 된 후의 재회


(을의 연애(Business as Usual) 한국BL드라마, 오피스, 로맨스, LGBTQ+ 7부작 2025.04.03.~05.08. 15+등급 원작: 모스카레토의 웹소설 을의 연애각본: 강림 감독: 민채연 출연배우(등장인물) : 성승하(최진환) / 채종혁(김민준) / 이상원(본부장) / 이상훈(한재철) / 도명(최우혁) / 이의섭(김건주)

30대의 김민준은 매일 똑같은 사무실, 같은 커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살아간다. 모든 게 무난하지만, 무감각한 삶. 그런 그의 앞에, 8년 전 첫사랑이었던 최진환이 다시 나타난다. 더 이상 대학생이 아닌 두 사람은, 회사 동료로 다시 마주친다. 이 드라마는 단순한 재회물이 아니다. ‘을의 연애는 성장과 치유, 그리고 서툰 사랑의 두 번째 기회를 말한다

그 사람이다라는 순간 


민준이 회사를 출근했을 때, 낯익은 얼굴이 보인다. 바로 진환이다. 8년 전, 아무런 설명 없이 끝나버린 관계의 상대이다. 그는 여전히 반듯하고 매력적이다. 민준은 감정을 정리했다고 생각했지만, 진환의 사소한 웃음 하나에도 반응하게 된다. 첫 회부터 빠르게 키스가 등장하는 등, 두 사람의 케미는 놀랍도록 빠르게 그려진다. 하지만 그만큼, 숨겨진 과거와 얽힌 감정은 깊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서사 

이 드라마는 대학 시절의 풋풋하고 불안정한 첫사랑과 성인이 되어 다시 마주한 현실적 갈등을 교차 편집하며 두 사람의 관계를 보여준다. 과거의 민준은 자존감이 낮고 불안정했으며, 진환은 그에 비해 밝고 자신감 넘치는 사람이었다. 진환은 민준을 처음 보자마자 반하지만 민준은 이 사실을 모른다. 이 대비는 두 사람의 관계를 더 생생하게 만든다

드라마는 클리셰 대신 감정의 미세한 결을 따라간다. 긴 대사보다는 침묵 속에 흐르는 감정을, 큰 사건보다는 시선과 손끝에서 피어나는 긴장감을 택한다. 그러면서 왜 서로가 서로에게 이 아닌 이라고 생각했는지를 보여준다

이해하지 못한 채 떠난 첫사랑 

둘의 이별에는 오해가 있었다. 민준은 진환의 말 한 토막을 오해하고, 그의 행동을 의심하며 스스로 관계를 끊어버린 채 잠수 이별을 택한다. 이유도 말하지 않은 채, 문자도 없이 사라진 민준 때문에 진환의 가슴엔 큰 상처가 남는다. 당시 두 사람은 20대 초반이었다. 말하지 못한 감정과 불안, 그리고 상처는 8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대로 남아 있다

배우들의 연기와 연출의 힘 


을의 연애의 진짜 힘은 배우들의 연기다. 김민준을 연기한 최종혁은 억눌린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최진환을 연기한 성승하은 진심 어린 시선과 행동으로 무게감을 더한다. 두 사람의 눈빛, 호흡, 거리감 모두가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특히 에피소드 5의 침대 장면은 감정과 연출이 최고조에 달한 명장면으로, 섬세하고도 진한 여운을 남긴다

감독 민채연은 배우들에게 많은 즉흥 연기를 유도하며, 실제처럼 느껴지도록 장면을 한 번에 찍는 것을 선호한다. 그 결과 어색하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감정은 깊지만 서사는 아쉬움 

하지만 모든 것이 완벽한 건 아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전개가 다소 급하게 진행되고, 마지막 회의 일부 대사들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오해를 다 풀었는 줄 알았는데 진환과 민준의 대화가 가슴을 답답하게 만든다. 특히 민준의 대사엔 공감하기가 어렵다

진환 : 너랑 연락 안 되는 동안 너한테 연락해야겠다는 생각뿐이 안 들더라. 네가 또 오해할까 봐. 너무 좋아해서 무서웠다고 했지. 생각해 보니까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게 무서웠던 것 같아. 그동안 제대로 된 고백 못 해서 이제 얘기해. 김민준, 나랑 연애하자
민준 : 너랑 나 정말 안 맞아
진환 : 이제 문제가 뭔지도 알고, 서로 제대로 말하는 되는 거잖아
민준 : 우린 또 싸울 거고, 지칠 거고, 지금은 다 좋을 것 같고, 할 수 있을 것 같고, 근데 너 내가 자꾸 옛날 이야기 꺼내면서 짜증 내고 화내면... 
진환 : 그건 내가 받아주면 되는 거 아냐
민준 : 난 날 잘 알아. 절대 못 견뎌. 결국 끝이 어떻게 될지 너도 알고 있잖아
진환 : 근데, 민준아. 우리가 지금 아니면 언제 연애할 수 있겠냐
민준 : 최진환, 첫사랑은 추억으로 남기는 거니까 첫사랑인 거야
진환 : , 나 좋아하잖아
민준 : 그만 벗어나게 해줘. 제발. 내 눈앞에서 사라져주라
진환 : 진심이냐

이래놓고는 민준에게 찾아온 우혁 때문에 민준이 진환에게 달려가게 만든다. 민준의 감정 변화가 너무 급작스럽다.

진짜 사랑일까, 아니면 미련일까 

드라마는 결국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둘은 다시 함께하게 되고, 이후 장면에서는 결혼식장에 선 듯한 모습도 비춘다. 하지만 이 엔딩이 모두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갈등이 해결된 것 같지만, 두 사람은 여전히 다르다. 서로를 좋아한다는 감정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어쩌면 차라리 다시 사랑하지 않고 각자의 길을 갔더라면 더 현실적인 마무리가 됐을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마지막 장면은 충분히 따뜻하고, 두 사람의 재회를 기원하게 만든다

마무리하며 

을의 연애는 완벽하진 않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의 진심만큼은 진하게 다가온다. 사랑은 서툴 수 있고, 그 서툼은 때로 상처로 이어진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후, 다시 만난 그 사람과 함께 아팠던 순간을 마주하는 용기. 그 과정을 따뜻하게 그려낸 이 드라마는, 당신의 첫사랑을 떠올리게 할지도 모른다.(5점 만점에 3.9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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