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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BL] 2반 이희수(Heesu in Class 2) : 짝사랑이 이루어지는 기적


(2반 이희수(Heesu in Class 2) 한국BL드라마, 청게물, 학원물, 로맨스, LGBTQ+ 10부작 2025.03.28.~04.26. 12+등급 원작웹툰 : ‘릴리‘2반 이희수각본 : 박상아 감독 : 박경민 출연배우(등장인물) : 안지호(이희수) / 이상준(김승원) / 조준영(주찬영) / 김도연(최지유) / 전영인(신호식) / 박정연(독고희원) / 김한나(이희정) / 박경혜(이희제) / 장성범(강종구) / 정예녹(이희신) / 양정아(승원엄마) / 고규필(담임) / 추예진(송유진)

연애 상담가지만 모태솔로인 이희수의 짝사랑



사랑은 때때로 지진처럼 예고 없이 찾아와 마음을 송두리째 흔든다. ‘2반 이희수의 첫인상은 바로 그런 감정의 진폭에서 시작된다. 드라마는 단순한 학원 로맨스를 넘어 사춘기 감정의 복잡성과 첫사랑의 아픔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드라마는 학교 안에서 연애 상담 전문가로 소문이 나 있지만 모태솔로인 18살 고등학생 이희수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희수는 10년 지기 절친 주찬영을 짝사랑하며 이 비밀을 혼자 간직한 채 마음을 키워간다. 찬영은 외모, 성격, 공부, 운동 신경까지 모든 면에서 완벽한 인기남이다. 찬영은 고백을 받고 사귀자는 말을 들으면 무조건 오케이지만 남친 역할을 잘 해내지 못해서 항상 차인다. 


그런 찬영이 유튜브 뮤지션 썸머인 동급생 최지유에게 관심을 보이자 희수는 묘한 위기감을 느낀다. 한편 조용하지만 속 깊은 반장 김승원은 지유를 짝사랑한다는 핑계로 희수에게 연애 상담을 받지만 어째서인지 승원의 시선은 늘 희수를 향한다. 승원은 희수의 옆집에 살며 승원의 방 창문은 희수의 방 창문과 마주보고 있다

얽히고설킨 4명의 관계 속에서 희수는 찬영을 되찾기 위해 승원이 지유와 연결되도록 돕기로 하지만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숨겨왔던 마음과 비밀들이 드러나면서 희수, 승원, 찬영, 지유는 각자의 감정을 마주하며 성장해 간다.

우주와 사랑의 상관 관계 



‘2반 이희수는 단순히 누가 누구를 좋아한다는 10대식 연애 서사가 아니다. ‘2반 이희수의 진가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우리를 어떻게 성장시키고, 때로는 산산이 부숴버리고, 결국엔 어떻게 더 나은 사람으로 이끄는지를 보여주는데 있다

특히 ‘2반 이희수에서 자주 사용하는 우주에 대한 은유는 상당히 인상 깊다. 천문학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희수는 옥상에서 혼자 별을 바라보며 자신의 감정을 정리하곤 한다. 이렇게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 얼마나 넓고 낯선 감정인지 성찰하는 장면은 단순한 10대 로맨스 이상이 깊이를 부여한다. 사랑은 미지의 별처럼 가까워지기 어렵고 때로는 외로움을 동반하지만 그래도 그 별을 향해 나아가려는 용기야말로 청춘의 본질일 것이다

희수-승원, 찬영-지유, 누가 메인커플인가?



아쉬운 건 제목이 ‘2반 이희수지만 정작 드라마의 서사는 종종 이희수를 주변 인물로 밀어낸다는 점이다. 원작 웹툰은 모든 이야기가 희수를 중심으로 돌았고, 다른 인물들은 희수의 감정을 비추는 거울 같은 역할이었다. 하지만 드라마는 희수보다 찬영과 지유의 급격히 발전하는 로맨스가 중심이 되기 일쑤다

원작에서 찬영과 지유는 순수하게 희수와 승원의 친구로서 희수&승원의 오작교가 되는 존재였다. 하지만 드라마에선 찬영&지유가 썸을 타게 만들면서 뮤지션과 팬이라는 K-드라마 클리셰까지 덧입혀져 훨씬 더 드라마틱하게 묘사한다. 덕분에 찬영의 테니스 장면과 지유의 오디션 준비 장면도 상당히 많은 시간을 차지한다. 반면 희수와 승원의 관계는 조심스럽고 플라토닉하며 감정선이 느리게 움직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눈에 띄고 더 적은 시간을 부여받는다

찬영과 지유의 서사는 원작대로 진행하고 서브커플은 호식&희원으로만 둔 채로 희수&승원의 서사를 전개했더라면 훨씬 더 좋았을 것이다. 찬영과 지유의 깊은 속내보다 승원의 깊은 속내를 더 보고 싶었는데 찬영&지유 커플 때문에 승원이가 사이드로 밀려난 느낌이라 너무 아쉽다

승원은 희수를 향한 마음을 숨기기 위해 지유를 짝사랑하는 것처럼 꾸며내기까지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희수와 가까워지는 장면이 너무 적고 어색하게 편집되기도 한다. 게다가 희수&승원의 감정이 깊어지는 시점에는 또다시 찬영&지유 커플의 서사가 끼어들어 몰입을 방해한다. 찬영&지유가 메인 커플이고 희수&승원이 서브 커플인 느낌까지 든다

세 자매의 눈부신 활약 



‘2반 이희수의 강점은 누나들이다. 이희정, 이희제, 이희신 세 자매는 언제나 말싸움을 하고, 각자의 연애문제로 골머리를 앓지만 동시에 희수에게 사랑과 인간관계에 대한 무의식적 통찰을 선물한다. 집안에서 펼쳐지는 세 자매의 연애담은 웃음과 공감을 자아내며 사랑이라는 감정이 단지 사춘기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걸 상기시킨다

둔감한 찬영에 대한 아쉬움 



찬영은 희수와 어릴 때부터 가장 가까운 친구였다. 그런 찬영이 왜 이렇게까지 희수의 감정을 몰랐을까? 둘은 거의 매일 붙어 다니고 서로의 삶에 깊숙이 관여하는 관계인데 말이다. 웹툰 속 찬영은 훨씬 더 감정에 민감했고, 희수의 마음을 알아차리는 순간도 빨랐다. 그러나 드라마에서는 그런 뉘앙스가 전혀 없다

원작에선 희수와 찬영이 소꿉친구이고 희수가 자기 감정을 잘 못 숨기는 데다 집에서 눈칫밥 먹고 자란 찬영인 눈치가 어마무시하게 빨라서 희수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걸 이미 다 눈치채고 있다는 설정이다. 하지만 자신은 받아줄 수 없고, 친구 사이가 깨지는 것도 원치 않아서 모르는 척 하다가 희수가 승원을 좋아한다는 걸 알고는 적극 지원한다는 설정이다

그런데 희수의 마음을 전혀 모르는 둔감한 찬영으로 설정한 탓에 희수에게 좋아했다.”는 고백을 받자마자 도망쳐 버리게 만든 것이다. 갑자기 남자인 친구에게 고백받고 당황해서 자리를 피해버리는 반응으로 연출된 건 찬영 캐릭터의 매력을 박살 내 버린 느낌이다

물론 찬영을 연기한 조준영은 찬영을 귀엽고 매력적으로 표현해내서 왜 희수가 그토록 찬영을 좋아하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주긴 했다. 하지만 서사적으로 찬영을 지나치게 무심한 남자로 그리는 바람에 찬영의 매력이 반감돼 버린 게 아쉽다

그래도 아름다운 사랑의 여운 



‘2반 이희수는 원작 웹툰과의 괴리, 주인공의 분산된 서사, 시선의 반복적 이탈, 불필요한 서브플롯, 원작과 다른 쌍방 고백 장면 등 여러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2반 이희수가 전달하는 사랑의 본질은 여전히 마음을 흔들며 여운을 남긴다. 희수가 누나에게 내가 좋아하는 애가 있는데, 남자애야.”라고 한 고백처럼 사랑은 사랑일 뿐이며 그 형태는 다양하고 때로는 조용히 시작된다

사랑은 우리가 바라는 대로 흘러가지 않지만 누군가를 바라보고 좋아하는 감정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간다. 별을 바라보던 소년 희수가 마침내 자신의 마음을 마주하는 순간 우리는 청춘의 진짜 얼굴을 본다. 희수는 짝사랑이란 성장의 궤적 속에서 자신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되며 마침내 결국 사랑이 이루어지는 기적을 맞이한다. 그렇다. 사랑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우리를 변화시킬 것이다.(5점 만점에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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