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리 프렌즈(Only Friends The Series / เพื่อนต้องห้าม) ∥ 태국BL드라마, 청춘, 로맨스, LGBTQ+ ∥ 12부작 ∥ 2023.08.12.~10.28. ∥ 18+등급 ∥ 각본 : Best Kittisak Kongka / Den Panuwat Inthawat ∥ 감독 : Ninew Pinya Chookamsri ∥ 각본&감독 : Jojo Tichakorn Phukhaotong ∥ 출연배우(등장인물) : First Kanaphan Puitrakul(Sand) / Khaotung Thanawat Ratanakitpaisan(Ray) / Force Jiratchapong Srisang(Top) / Book Kasidet Plookphol(Mew) / Neo Trai Nimtawat(Boston) / Mark Pakin Kuna-anuwit(Nick) / Lookjun Bhasidi Petchsutee(chueam) / Nonnie Pitchaporn Kirdpan(April) / Jennie Panhan(Yo) / Tee Teeradech Vitheepanich(Plug) / Title Kirati Puangmalee(Atom) / Drake Sattabut Laedeke(Gap) / Papang Phromphiriya Thongputtaruk(Dan) / Mond Tanutchai Wijitvongtong(Boeing) / Mix Sahaphap Wongratch(Hostel guest) 등)
● 막장 청춘 드라마
‘Only Friends’는 혼돈 그 자체다. 캠퍼스를 배경으로 한 로맨스지만, 이제까지 태국 벨드에서 보던 달달한 청춘물이 아니다. 다면적이고 결점 많은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얽히고설킨 관계는 ‘막장’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어서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각 캐릭터는 선하거나 악한 모습이 아닌 현실적인 결함을 가진 인물들이다.
‘Only Friends’는 공부만 하는 모태솔로 모범생 뮤, 엉망진창인 삶을 사는 부잣집 망나니 도련님 레이, 원나잇을 즐기는 사고뭉치 보스턴, 친구들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는 츠암이 졸업 프로젝트로 ‘호스텔 사업’을 시작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바람둥이 사업가 탑과 뮤지션 샌드가 합류하면서 감정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친다. 탑&뮤, 샌드&레이, 보스턴&닉은 복잡한 관계 속에서 불안정한 기복을 겪으며 성장한다.
● 제목과 다른 아이러니한 전개
‘Only Friends’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도대체 누가 누구를 사랑하는지 확신할 수 없는 관계다. 처음에 뮤는 탑에게 푹 빠지지만 탑이 한때 보스턴과 얽혔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갈등이 시작된다. 호텔 사업을 하는 집안의 후계자 탑은 뮤를 만나기 전엔 보스턴처럼 원나잇을 즐기는 악명 높은 플레이보이였다.
하지만 뮤를 꼬시려다가 오히려 자신이 뮤에게 완전히 사로잡혀 버린다. 탑이 뮤에게 반하자 질투에 휩싸인 보스턴은 탑을 꼬드겨 관계를 갖고, 이 사실을 뮤가 알게 된다. 이로 인해 뮤의 흑화가 시작되고 탑은 뮤의 마음을 다시 얻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하게 된다.
오랫동안 뮤를 짝사랑해온 레이는 뮤가 탑과 사귀는 걸 적극적으로 반대한다. 어느 날 만취한 상태에서 운전하려던 레이를 샌드가 집으로 데려가 보살펴주면서 둘 사이가 가까워진다. 레이는 점차 자신을 챙겨주는 샌드에게 끌리면서도 뮤를 갈망한다. 뮤도 갖고 싶어하고 샌드도 놓치고 싶어하지 않는 레이 때문에 샌드 또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보스턴은 자신을 가치 있다고 느끼기 위한 수단으로 원나잇을 즐긴다. 닉에게 추파를 던져 원나잇을 즐긴 보스턴은 닉에게 'Friends With Benefits'을 제안한다. 보스턴에게 마음을 빼앗긴 닉은 다른 남자들과 계속 원나잇을 즐기는 보스턴에게 끊임없이 상처 받으면서도 그에게서 벗어나질 못한다.
뮤, 레이, 보스턴은 친구 관계인데도 ‘사랑’ 앞에서 얽히고설켜 있다. 제목을 ‘Only Friends’라고 붙인 것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질 정도다. 우정과 사랑, 질투와 배신이 뒤섞인 복잡한 관계는 어떤 전개가 펼쳐질지 예측할 수 없게 만든다. ‘Only Friends’엔 모두가 가해자이자 피해자이며 어떤 행동도 쉽게 정당화되지 않는다. 이들은 치열한 경쟁, 충격적인 배신, 폭력적인 싸움, 짝사랑, 쓰라린 화해 등을 통해 막장의 진수를 보여준다.
● 감각적인 연출과 뛰어난 연기
‘Only Friends’의 가장 강점은 감각적인 연출과 출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다. Jojo 감독은 시청자를 어떻게 하면 화면 앞에 잡아놓을지에 대해 잘 아는 것 같다. 클럽의 네온사인 아래에서 벌어지는 유혹과 질투, 조용한 방 안에서 나누는 애틋한 속삭임, 감정이 터져 나오는 클라이맥스 등 여러 장면들에서 색감과 조명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분위기를 극대화하며 시각적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다.
FirstKhaotung, ForceBook, NeoMark의 연기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특히 매회 술에 취한 연기를 너무 자연스럽고 리얼하게 해낸 까오땅의 연기는 감탄을 자아낸다. 까오땅은 뮤를 짝사랑하면서도 샌드에게 흔들리는 레이를 눈빛만으로도 훌륭하게 전달하여 레이라는 캐릭터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든다. 까오땅과 퍼스트는 전혀 다른 세계를 사는 레이와 샌드가 음악과 술을 매개로 점점 가까워지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보스턴과 닉의 관계도 흥미롭다. 보스턴은 이기적인 인물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서 보는 동안 저절로 욕이 튀어나오게 만든다. 탑을 좋아하면서도 친구인 뮤에게 탑을 소개시켜 주고는 막상 탑과 뮤가 가까워지자 질투에 눈이 멀어 탑을 유혹하는 바람에 끝내 친구인 뮤를 상처 입힌다. 친구들에게 질타를 받고 절교를 당한 보스턴은 닉을 찾아가 너만은 특별한 존재라며 관계를 계속한다.
이런 보스턴에게 휘둘리는 닉을 볼 때마다 답답하면서도 안타까움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도 사랑이란 감정이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서 상처 받으면서도 끊임없이 보스턴에게 다가가는 닉의 모습에 공감이 되기도 한다.
● 각 캐릭터의 성장
‘Only Friends’는 막장 전개를 보이면서도 각 캐릭터의 성장하는 과정을 담아낸다. 철없는 부잣집 도련님으로만 보였던 레이는 샌드를 만나면서 자신의 문제를 직시하고 변화하려고 노력한다. 알콜 의존을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샌드에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등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착하고 순수해서 초반에 탑에게 휘둘리는 모습을 보였던 뮤는 후반부로 갈수록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친구인 보스턴과 탑의 배신 또한 가볍게 넘기지 않아 보스턴과 탑이 절절히 후회하게 만든다.
보스턴과 닉의 관계는 끝까지 복잡하고 어지럽다. 닉에게 위안을 얻는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론 그저 닉을 이용하는 것 같은 보스턴의 모습과 그로 인해 상처 받는 닉을 볼 때마다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하지만 보스턴과의 관계를 통해 닉은 결국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
● 감정이 요동치는 막장 로맨스
‘Only Friends’는 예측 불가능한 막장 전개로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해서 보게 만든다. 우리는 실수하고 후회하면서도 때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그러면서 그 과정 속에서 성장한다. 때로는 답답하고 때로는 화가 나며 때로는 공감할 수 없는 선택들을 하는 캐릭터들을 보며 어쩌면 이런 모습이 현실적이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기도 한다. 사실 현실이 더 막장인 경우가 많지 않은가?
‘Only Friends’는 감각적인 연출, 선악이 뚜렷하지 않은 캐릭터들, 치열한 감정선, 여기에 각 캐릭터에 혼을 불어넣은 배우들의 연기까지 합쳐져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달콤한 벨드가 아니라 감정이 요동치는 막장 로맨스지만 그래도 캐릭터들의 성장까지 보여주는 ‘고품격 하이퍼 섹슈얼 막장 벨드’이다.(5점 만점에 4.5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