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바람(Sing My Crush) ∥ 한국BL드라마, 음악, 로맨스, LGBTQ+ ∥ 8부작 ∥ 2023.08.02. ∥ 15+등급 ∥ 원작 웹툰 : 검둥(Gum Dung)의 ‘따라바람’ ∥ 각본 : 이도아 ∥ 감독 : 소준문 ∥ 출연배우(등장인물) : 장도윤(한바람) / 손현우(임한태) / 방유인(용미) / 구자건(정팔) / 곽태혁(상인) / 오원(현우) / 강태우(최대표) / 우다온(정휘) / 장세희(케이) / 김도현(준) 등)
‘따라바람’은 인디밴드의 보컬인 한바람이 친구인 임한태와 사랑에 빠지면서 함께 꿈을 이루어가는 이야기다. 첫사랑의 배신과 협박에도 결국 바람을 내적으로 강하게 만드는 것은 또다시 찾아온 사랑과 음악이다.
● 줄거리
싱어송라이터를 꿈꾸는 바람(Baram)은 기타 학원 선생인 상인을 짝사랑한다. 바람은 오디션에 합격하면 상인에게 고백할 생각이다. 그런데 그만 오디션 직전에 급하게 들어오는 한태와 부딪혀 기타도 망가지고 피크도 잃어버린다. 결국 바람은 무대에서 노래도 부르지 못한 채 내려오고 만다. 상인에게 위로를 받던 바람은 비록 오디션에 합격하진 못했지만 상인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다. 하지만 상인은 바람과 성적 지향이 다르다며 거절한다.
바람은 같은 기타 학원에 다니는 한태가 친구 요청을 하며 적극적으로 대시하자 받아준다. 바람의 노래를 듣자마자 반한 한태는 어떡하든 바람을 데뷔시키는 것이 꿈이 된다. 한태는 바람에게 너의 매니저가 되겠노라며 종신 계약을 선포한다. 바람은 헌신적인 한태에게 점점 마음을 열어간다. 그리고 그 마음은 어느새 우정을 넘어 사랑이 된다. 바람의 두 번째 짝사랑이 시작된 것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바람과 한태는 동거를 시작한다. 바람은 따라바람이라는 인디밴드를 만든다. 술집을 운영하는 한태는 따라바람 매니저로서 밴드를 홍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따라바람의 리드보컬인 바람은 한태의 술집에서 노래하며 꿈을 키워나간다. 그러던 중 바람이 고등학교 때 작사작곡한 ‘반성문’을 자신이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아이돌이 나타난다. 바로 바람의 첫사랑인 상인이다.
3년 만에 바람 앞에 나타난 상인은 만약 바람이 표절 사실을 알리면 바람이 게이인 걸 아웃팅하겠다고 협박한다. 한태가 입장문을 발표하고 적극적인 반격에 나서자고 하지만 바람은 원치 않는다. 한태는 그런 바람이 답답하기만 하다. 바람은 용기를 내어 상인을 따로 만나보지만 상인은 오히려 더욱 격하게 바람을 협박한다.
표절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쓰던 한태는 고등학교 때 반성문을 부르던 바람을 촬영했던 일이 생각난다. 한태는 바람의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린다. 그걸 본 바람은 첫사랑인 상인을 생각하며 만든 노래가 반성문이라며 상의도 없이 왜 올렸냐고 화를 낸다. 바람을 도와주고 싶었던 한태는 오히려 바람을 괴롭게 만든 것 같아 자책한다.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상인은 표절 논란을 수습해보려고 바람을 다시 찾아와 협박한다. 바람은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가 한태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고 밴드를 떠나기로 결심한다. 과연 표절 논란은 어떻게 해결될까? 바람과 한태는 어떻게 될까?
● 감상
장도윤과 손현우의 케미스트리가 좋다. 성적인 느낌이라기보단 편안하고 따뜻하고 친근한 분위기다. 외향적인 한태가 내향적인 바람의 옆을 지키면서 함께 일하고 함께 살아가다가 함께 노후를 맞이할 것 같은 느낌이다. 둘이 같이 있는 모습이 자연스럽고 사랑스럽다. 180cm의 장도윤과 187cm의 손현우는 덩치합, 얼굴합, 목소리합이 좋다. 그래서인지 안정감이 드는 케미스트리다.
무엇보다 둘이 함께 있을 때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아서 좋다. 친구 사이일 때부터 한태는 자신도 모르게 자꾸만 바람에게 플러팅을 해서 바람을 설레게 만든다. 연인이 된 후 둘의 키스신도 매우 자연스럽다.
장도윤은 내성적이고 예민한 바람(Baram)을 부드럽고 섬세하게 연기한다. 첫사랑에게 고백했다가 차이고 친구에게 고백했다가 차이는 바람이 안쓰러워 저절로 응원하게 만든다. 특히 장도윤이 눈물 연기를 너무 예쁘게 잘한다.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가 또르르 흐르는 바람의 얼굴은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지켜주고 싶고 돌봐주고 싶게 만들어서 왜 한태가 바람에게 반했는지를 알 수 있게 만든다.
장도윤이 ‘세븐틴’ 연습생을 하다가 연기자가 돼서인지 ‘반성문’과 ‘Second Wind’를 부를 때 노래를 잘해서 리드보컬로서의 어색함도 전혀 없다.
손현우는 눈부신 카리스마로 한태를 연기한다. 단순하고 유쾌하고 능글맞은 한태에겐 타고난 열정과 따뜻함이 있다. 바람을 절대로 놓을 것 같지 않은 한태의 우직함과 다정함이 든든하다.
한태는 바람이 자신의 고백을 철회한 후에야 자신도 바람을 좋아하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이때부터 상황이 역전되어 바람을 향한 한태의 짝사랑이 시작된다. 한태는 자신의 마음을 바람에게 어떻게 고백해야 할지 몰라 안절부절못한다. 골든 리트리버같은 한태는 멋있음과 귀여움이 공존하는 매력적인 인물이다.
바람과 한태는 친구 사이라고 하기엔 처음부터 너무 친근하다. 이런 두 사람이 친구에서 연인으로 바뀌는 과정이 매력적이다. 둘은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가끔 말다툼도 하지만 진심 어린 의사소통과 화해를 통해 발전해 나간다. 연인이 된 후엔 포옹하고 손잡고 업어주고 들쳐 안고 서로의 어깨에 기대는 등 풋풋하고 사랑스러운 연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조금 아쉬운 건 바람과 한태가 친구에서 연인으로의 전환이 순조롭게 이루어진 것에 비해 불꽃이 튀는 걸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눈빛이 마주칠 때마다 가벼운 입술 뽀뽀만이라도 보여줬더라면 더욱 귀여운 커플로 보였을 것이다.
4년 동안 연습생 생활을 하고 아이돌로 갓 데뷔한 상인 같은 경우는 아이돌이라고 하기엔 너무 늙어보인다. 오히려 신인을 가르치는 선생처럼 보여 아쉽다.
‘따라바람’에서 바람이 자작곡한 반성문의 의미는 특별하다. 바람이 상인에게서 ‘반성문’을 되찾은 것은 단순히 노래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의 감정과 그 감정에 대한 권리를 되찾는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데 있어 사과는 필요 없다. 그것이 약점이 되거나 협박의 대상이 돼서는 더더욱 안 된다. 상인은 노래의 주인공이 될 자격이 없다.(5점 만점에 4.5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