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드 성세(盛势, Advance Bravely) ∥ 중국BL드라마, 로맨스, 액션, LGBTQ+ ∥ 30부작 ∥ 2017.08.12.~2018.03.06. ∥ 15+등급 ∥ 원작 : 차이지단(Chai Ji Dan, 柴鸡蛋)의 19금 BL소설 세불가당(势不可挡) ∥ 감독 : 양롱(杨龙) ∥ 출연배우(등장인물) : 서봉, 徐峰(위안쭝) / 공준, 龚俊(샤야오) / 이교단, 李乔丹(위안루) / 몽은, 蒙恩(쉬안다위) / 양설봉, 梁雪峰(왕즈수이) / 진신, 진汛(펑쩌) / 쉬허니, 徐鹤尼(리전전) 등)
‘성세’는 ‘상은’이 방송됐던 2016년에 제작한 벨드이다. 두 작품의 원작자는 19금 BL 작가로 유명한 ‘차이지단’이다. 19금도, 29금도 아닌 무려 39금이라고 불릴 정도의 ‘세불가당’을 NC신이나 키스신 하나 없이 ‘은유’를 써서 더 야하게 녹여낸 감독의 실력에 감탄사가 저절로 흘러나온다.
성세도 결국 상은처럼 18화 방송 직후 중국 당국에 의해 방영 중단을 당하고 만다. 이후 2018년에 상은처럼 유튜브에 시즌1과 시즌2가 재업로드 되면서 결말까지 볼 수 있게 되었다.
● 줄거리
이번에도 샤야오는 격투기 대회에서 최종 우승을 한다. 샤야오에게 반한 위안루는 어떡하든 샤야오를 꼬셔보려고 하지만 샤야오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위안루는 오빠 위안쭝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위안루는 오빠를 설득하기 위해 열심히 샤야오에 대한 이야길 해준다.
내가 좋아하는 남자가 나한테 1도 관심이 없는데 제압할 사람은 오빠밖에 없다. 출신도 좋고, 끝내주게 잘생겼고, 운동도 잘하고, 흠잡을 데가 없다. 무엇보다 동정(童貞)이다. 아무리 들이대고 잘 빠진 다리를 보여줘도 너무 목석같아서 꿈쩍도 안 한다. 그건 이 남자가 믿을만한 사람이란 뜻이다. 오빠도 이 남자를 보면 틀림없이 마음에 들 것이다.
여동생이 하도 조르자 위안쭝은 샤야오가 어떤 녀석인지 궁금해서 보러 간다. 위안쭝은 동생 말대로 ‘끝내주게 잘생긴 샤야오’에게 첫눈에 반해버린다. 하지만 위안쭝은 자신이 샤야오에게 반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한 채 거의 스토커 수준으로 샤야오를 따라다닌다.
위안쭝이 여동생 때문에 자신을 따라다니는 걸 모르는 샤야오는 며칠 동안 위안쭝에게 뒤를 밟히자 온갖 생각이 다 든다. 자신의 격투기 실력을 믿고 위안쭝을 손봐 주려고 해보지만 샤야오는 오히려 위안쭝에게 간단히 제압당해 버린다.
“내 여동생이 널 좋아해. 위안루 알지?” 샤야오는 위안쭝이 자신을 일주일 동안 하루종일 뒤를 밟은 이유가 오로지 여동생 때문이었다는 게 너무 어이없다. “남매가 제대로 미쳤군. 당신 여동생한테 꿈 깨라고 해!” 위안쭝은 날카롭게 소리치고 가버리는 샤야오가 너무 귀여워서 피식 웃음이 터진다.
샤야오는 위안쭝에 대해 알아본다. 원래 특전사였던 위안쭝은 전역한 후에 경호회사를 차렸다. 경호 실력이 워낙 막강해서 유명 연예인이나 정치인들의 경호를 도맡아 할 정도로 경호업계에선 명성이 자자하다. 어릴 때부터 위안루를 혼자 키운 위안쭝은 오빠이자 아빠로 여동생을 목숨처럼 아낀다. 그러니 위안루가 정말 샤야오에게 반했다면 그에게서 탈출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단다.
과연 남매의 사랑을 동시에 받게 된 샤야오는 어떻게 될까? 위안루가 위안쭝에게 “그 남자를 보면 분명 마음에 들 것”이라고 했는데 정말로 샤야오의 잘생김과 귀여움에 반해버린 위안쭝은 어떤 행동을 취하게 될까?
● 은유로 표현한 대사 맛보기
위안쭝 : 내가 할게. 한 판만 하게 해 줘.
샤야오 : 슛! 여기를 클릭해. 형. 이렇게 이렇게 패스해. 패스해. 좋아!
위안쭝 : 너, 이거 할 줄도 모르지?
샤야오 : 이걸 클릭해야 해.
위안쭝과 샤야오는 밤새 게임으로 NC씬을 찍는다. 샤야오도 가끔 공이 되고프지만 위안쭝에겐 어림도 없는 일이다.
● 감상
‘성세’는 방송 전날 수정 통보를 받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뭉텅뭉텅 가위질을 당해야 했지만 그래도 다행인 건 ‘야하고 재밌다’는 것이다. 보는 동안 미친 듯이 웃음이 터지는데 정말 재밌어서 웃는 거다. 드라마 ‘성세’를 더욱 잘 즐기려면 원작을 읽어보는 게 좋다. 그러면 드라마가 더욱 19금스러워진다.
키가 186cm의 공준이 192cm의 서봉 앞에 서면 아기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을 일으킨다. 공수의 티가 확 나는 비주얼합과 케미스트리는 가히 폭발적이다. 공준은 ‘산하령’에서도 예뻤지만 ‘성세’에선 귀여움이 핵폭탄급으로 폭발한다. 섹시한 서봉은 성적 매력이 화면을 마구 뚫고 나온다. 연기도 잘하지만 부인할 수 없는 케미와 비주얼 덕분에 상쾌한 공기를 마시는 듯한 느낌이다.
비록 검열을 당했지만 위안쭝과 샤야오 사이의 성적 긴장감이 너무 강해서 단순한 신체적 접촉이나 스킨십만으로도 NC신같은 느낌을 준다. 은유적인 대사, 눈빛, 몸짓 등이 마치 이 드라마는 BL이라고 외치는 느낌이다.
샤야오는 격투기 대회에서 우승할 정도로 강한 남자지만 상남자 위안쭝 앞에선 아기고양이가 돼버린다. 고집불퉁에 무뚝뚝하고 융통성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위안쭝은 샤야오 앞에서만은 무조건 관대해진다. 샤야오만 보면 목젖이 꿀렁거릴 정도로 계속 침을 삼키는 위안쭝의 긴장한 모습을 볼 때마다 웃음이 터진다.
샤야오와 위안쭝은 서로의 눈빛에서 목숨마저 바칠 수 있는 사랑임을 보여준다. 서브커플인 쉬안다위&왕즈수이, 펑쩌&리전전의 이야기도 가위질을 당했지만 망상과 상상으로 잘려나간 부분을 채워서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성세’는 결론이 허무하다는 반응이 많지만 내가 보기엔 최선의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 러브신을 은유로 승화시킨 감독의 피나는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병원에 누워 서로의 찐한 눈빛을 교환하며 샤야오가 위안쭝에게 “발가락을 낳아줄게.”라고 한 건 샤야오와 위안쭝이 부부가 됐음을 암시하는 부분이다. 위안쭝 앞에서 한없이 버릇없어지는 샤야오와 그걸 무조건 받아주는 위안쭝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냥 좋다.(5점 만점에 4.3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