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들린다(I Hear the Sunspot, ひだまりが聴こえる) ∥ 일본BL드라마, 청게물, 학원물, LGBTQ+ ∥ 12부작 ∥ 2024.06.26.~09.11. ∥ 전체등급 ∥ 원작 : 유키 후미노(文乃千)의 만화 "Hidamari ga Kikoeru" ∥ 각본 : 가와사키 이즈미 ∥ 감독 : 야에가시 후가, 마키노 마사루, 하라시마 타카노부 ∥ 출연배우(등장인물) : 나카자와 모토키, 中沢元紀(스기하라 코헤이) / 고바야시 토라노스케, 小林虎之介(사가와 타이치) / 우사 타쿠마, 宇佐卓真, うさ たくま, Usataku, Usato(요코) / 나츠키 오미, 夏生大湖(야스) / 시라이시 유아, 白石優愛(오카미 미야) 등)
‘햇빛이 들린다(ひだまりが聴こえる)’는 후천적 돌발성 난청으로 고등학교 때부터 청각 장애인이 된 코헤이가 대학 생활을 헤쳐 나가는 모습을 그린다. 아직 완전히 청력을 상실한 것도 아니고 입모양으로 상대방의 말을 알 수도 있지만 코헤이는 세상으로부터 고립감을 느낀다. 코헤이는 다른 학생들과 어울리지 않고 스스로를 소외시킨다.
그러던 어느 날 코헤이 앞에 타이치가 굴러온다. 내성적이고 사교성이 없는 코헤이에게 처음 만난 타이치가 스스럼없이 다가와 인사한다. 코헤이의 도시락에 눈독을 들이는 타이치에게 코헤이가 도시락을 건네주자 타이치가 넙죽 받아먹는다. 코헤이는 자신의 점심 도시락을 먹으며 밝게 웃는 외향적이고 시끄러운 타이치의 모습 속에서 빛을 발견한다.
우연히 ‘노트 테이커’라는 게 있는 걸 알게 된 타이치는 코헤이에게 자신이 그의 노트 테이커가 되게 해달라고 한다. 조건은 코헤이의 도시락을 먹도록 해주는 것이다. 도시락을 행복한 얼굴로 엄청 맛있게 먹는 타이치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낀 코헤이는 기쁘게 허락한다. 코헤이는 엄마에게 부탁해 도시락을 2개씩 챙겨오게 된다.
다른 사람의 목소린 거의 들리지 않지만 이상하게도 코헤이에게 타이치의 목소리는 잘 들린다. 목청 좋은 타이치의 크고 또렷한 목소리와 부산한 몸짓은 오히려 코헤이를 안심시키고 편안하게 만든다. 코헤이는 타이치를 만나면서 모든 것이 바뀌기 시작한다.
잘생기고 인기가 많았던 코헤이는 청력을 잃으면서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는데 장벽을 느끼기 시작했다. 잘 듣지 못한다는 사실은 종종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코헤이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혼자 있는 게 편해졌다. 반면 솔직하고 직설적인 타이치는 주저없이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생각이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며 순진하고 낙관적인 타이치의 말은 종종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다른 사람들을 이해시킨다.
코헤이와 타이치의 우정은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특히 도시락을 함께 먹고, 강의 노트를 통해 유대감을 형성할 때 더욱 그렇다. 코헤이는 마치 해바라기가 태양을 향해 돌아가는 것처럼 타이치를 쫓는다. 그러면서 코헤이는 자신이 타이치를 좋아하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타이치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코헤이는 귀가 점점 더 들리지 않게 된다. 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에 갔던 코헤이는 우연히 만난 친구에게 미호에 대한 이야길 듣게 된다. 미호는 타이치를 통해 코헤이를 소개받으려고 했던 여학생이다. 잘생긴 청각장애인이 소설 속 남자주인공 같다며 자신을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만드는 미호에게 화가 난 타이치는 코헤이에게 미호의 일을 숨긴다.
코헤이는 악화되는 청각으로 타이치의 ‘맛있다’는 말을 더이상 듣지 못하게 될까 봐 두려워진다. “타이치가 맛있게 먹는 걸 보면 마음이 편해져. 타이치가 맛있다라고 하는 말을 들으면 왠지 나까지 기분이 좋아져. 싫은데... 그걸 못 듣게 되는 건 싫은데!” 예민해진 코헤이는 타이치에게 왜 미호의 일을 숨겼는지 묻지만 타이치는 대답하지 못한다.
코헤이는 타이치가 미호에게 관심 있어서 그런 거라고 오해하고 타이치와의 연락을 끊어버린다. 코헤이는 타이치에게 노트 테이커도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기로 했다며 그동안 고마웠다는 문자를 보낸다. 코헤이를 만나기 힘들게 되자 타이치는 직접 코헤이의 집을 찾아가지만 코헤이가 외출하고 없어서 만나지 못한다.
타이치는 코헤이의 집에 두고 온 휴대폰을 동아리방에 놓고 가려던 코헤이를 뒤쫓는다. 문자 하나 보내 놓고 이별을 고한 코헤이에게 이유를 묻자 어차피 말해도 모른다며 울먹거린다. “다른 소리는 잘 들리지도 않는데 왜 네 목소리만 제대로 들리는 거냐고!” 코헤이는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타이치에게 키스를 해버린다. “진짜 둔하네. 그래도 나는 그런 네가 좋아.” 코헤이는 이제 정말로 타이치와 가까이 지낼 수 없으리라 생각하고 그동안 고마웠다는 말을 남기곤 가버린다.
하지만 다음날 타이치는 코헤이에게 평소와 다름없이 다가간다. 아무리 생각해도 코헤이를 싫어할 이유를 찾을 수 없다며 계속해서 코헤이의 노트 테이커를 하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코헤이는 타이치의 말이 너무 기뻐서 울컥한다.
친구들과 여행을 가게 된 코헤이와 타이치는 한방에서 자게 된다. 무방비한 상태로 코헤이에게 다가오는 타이치에게 코헤이가 장난처럼 “또 키스 당할 수도 있어.”라고 말한다. 그리곤 자기 전에 “이제 그런 짓 안 할 거야. 타이치가 싫어하는 건 안 해.”라고 정정한다. 그런데 타이치가 그런 코헤이에게 되묻는다. “싫지 않다면 어떻게 할 건데?” 타이치도 코헤이에 대한 감정을 자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어느 날 코헤이는 자신처럼 청각 장애인인 미야를 타이치에게 소개한다. 코헤이가 자신보다 미야와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나자 타이치는 상심한다. ‘내가 없어도 전혀 문제가 없는 거야?’ 음식 앞에선 사족을 못쓰던 타이치지만 입맛까지 없어진다. 풀이 죽은 타이치는 미야와 함께 있는 코헤이 앞에 선뜻 나서지 못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코헤이를 좋아하고 있다는 걸 확실히 깨닫는다.
미야와 함께 있을 때마다 코헤이는 자신도 모르게 타이치에 대한 말만 한다. “내가 좀 성격이 꼬였거든. 타이치의 장점을 누가 알아챌까 봐 걱정돼서, 언제 누가 알아챌까 봐 솔직히 제정신이 아니야.” 코헤이는 타이치를 향한 독점욕과 소유욕을 드러낸다. 미야는 코헤이가 타이치를 많이 좋아하고 있다는 걸 눈치챈다.
코헤이는 엄마의 요리교실에서 만든 요리를 타이치에게 먹여주고 싶어서 타이치네 집을 찾아간다. 코헤이의 요리에 감탄한 타이치가 요리사를 해볼 생각이 없냐고 하자 코헤이는 타이치가 아닌 다른 사람에겐 자신의 요리를 먹여주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코헤이의 말에 타이치의 심장이 쿵 떨어진다. 이제 타이치는 코헤이가 지긋이 손을 잡아도 피하지 않는다.
하지만 타이치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게 되어 학교를 그만두기로 하면서 둘은 만나지 못하게 된다. 과연 서로를 좋아하고 그리워하는 두 사람은 어떻게 될까?
‘햇빛이 들린다(ひだまりが聴こえる)’라는 제목은 예쁘면서도 코헤이에게 타이치가 어떤 존재인지를 잘 보여준다. 성격이 너무 다른 코헤이와 타이치는 그래서 서로에게 잘 어울리는 커플이다. 코헤이는 타이치를 통해 자신이 보지 못했던 것을 본다. 타이치는 코헤이를 통해 자신을 삼켜버린 고립에서 벗어난다. 코헤이에게 타이치의 목소리는 어둠에서 밝음으로 이끄는 ‘햇빛’이다.(5점 만점에 4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