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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BL퀴어영화] 에고이스트(Egoist, エゴイスト) : 사랑의 본질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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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고이스트(Egoist, エゴイスト) 일본BL퀴어영화, 로맨스, LGBTQ+ 2023.07.26. 12018+등급 원작 : 타카야마 마코토(高山真)의 자전적 소설 "Egoist" (エゴイスト) 각본 : 이누카이 쿄코(狗飼恭子) 감독 : 마츠나가 다이시(松永大司, まつながだいし) 출연배우(등장인물) : 스즈키 료헤이鈴木亮平, スズキリョウヘイ(사이토 코스케) / 미야자와 히오, 宮沢氷魚, みやざわひお(나카무라 류타) / 아가와 사와코, 阿川佐和子(류타 엄마) / 에모토 아키라, 柄本明(코스케 아빠) / 나카무라 유코, 中村優子(코스케 엄마) / 와다 이오리, 和田庵(어린 코스케) / 두리안 롤로브리지다, ドリアン・ロロブリジーダ(코스케 친구)

난 새드 엔딩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에고이스트(Egoist, エゴイスト)’는 한 달 동안 무려 3번이나 보았을 정도로 사랑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 영화다. 류타가 부담스러워하는데도 계속 선물을 주고, 보살피려 한 코스케의 사랑이 자기 만족 만을 위한 거였다면 그는 정말 에고이스트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정말 코스케는 에고이스트일까

● 줄거리



코스케는 도쿄 유명 패션 잡지 에디터이다
. 자신감 넘치는 겉모습과 달리 그의 내면엔 불안함이 내재해 있다. 10대 시절 코스케는 게이라는 이유 만으로 놀림과 괴롭힘을 당했다. 코스케의 힘이 돼주었던 엄마는 14살에 돌아가셨다. 코스케는 18살에 고향을 떠나 도쿄로 왔다

코스케는 해마다 엄마의 기일이면 본가로 향한다. 코스케는 자신의 성공을 과시하기 위해 항상 명품 옷을 입는다. 명품 옷은 코스케에게 갑옷과도 같다. 아버지는 아직도 코스케가 게이인 걸 모른다. 코스케는 그런 아버지와 거의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

코스케는 게이 친구들과 자주 어울리며 수다를 떤다. 수다의 주요 내용은 운동, 식단, 피부 관리, 화장, 몸매 관리 등이다. 코스케의 친구 중 한 명이 이제 막 트레이너 일을 시작한 24살의 류타를 개인 트레이너로 추천한다. 류타도 게이다. 관심이 생긴 코스케는 류타에게 연락해 개인 트레이닝을 받기 시작한다

실제로 만난 류타는 사진보다 훨씬 더 예쁘게 생겼다. 코스케가 보기에 류타는 매우 성실하며 트레이너란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트레이닝을 받는 시간 외에도 코스케의 식단을 엄격하게 관리해준다. 어느 날 트레이닝이 끝나고 함께 식사를 하면서 코스케는 류타에 대해 여러 가지를 알게 된다

아버지가 다른 여자와 눈이 맞아서 도망간 후 홀로 남겨진 엄마와 살게 된 류타의 어린 시절은 열악했다. 14살에 엄마가 병에 걸리면서 류타는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돈을 벌어야 했다. 하지만 고교 중퇴자에게 취업은 너무 어려웠다. 어릴 때 몸이 허약했던 류타는 혼자 노력해서 독학으로 트레이너가 됐다. 나중에 전문직으로 하고 싶은 꿈을 갖고 있어서 학교에 진학해 더 공부하고 싶어한다. 그러기 위해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다. 코스케는 그런 류타가 너무 기특하다

밥을 먹고 나오는 길에 류타가 스시집 앞을 지나가다가 메뉴판을 보고는 돌아선다. 엄마에게 스시를 사드리고 싶으나 너무 비싸서 엄두를 내지 못한 것이다. 코스케는 그런 류타에게 스시를 사서 건네준다. 류타가 강하게 거부하자 어머니께 드리는 거예요. 나카무라 군에게 주는 거 아니니까 거절할 권리가 없어요.”라며 한사코 손에 쥐어준다

육교에 올라서는데 류타가 코스케에게 뽀뽀를 하고는 앞서서 뛰어간다. 그렇지 않아도 류타에게 호감을 갖고 있던 코스케가 놀라서 묻는다. “무슨 의미? 스시에 대한 감사 인사?” 류타가 답한다. “아니에요. 사이토 상은 매력적이에요.” 코스케는 류타를 집으로 초대한다

코스케와 류타는 격렬하게 사랑을 나눈다. 친밀해진 두 사람은 사이토 상과 나카무라 군이 아닌 코스케와 류타라고 부르기로 한다. 류타는 집으로 향하면서 몇 번이나 뒤를 돌아본다. 코스케가 베란다에서 손을 흔든다. 류타도 코스케를 향해 손을 흔든다. 코스케와 류타는 가슴이 벅차서 하늘을 날아오를 것만 같다

그 이후 둘은 자주 코스케의 고층 아파트에서 사랑을 나눈다. 그때마다 코스케는 류타가 거부해도 어머니에게 갖다 드리라며 선물을 건네준다. 코스케의 마음 속에 류타의 존재가 점점 커진다. 코스케는 미친 듯이 사랑에 빠져든다. 코스케는 친구들을 만나 성실하고 순수하고 따뜻하고 천사 같은 류타에 대해 이야기하며 행복해 한다

류타도 코스케를 사랑한다. 그럴수록 코스케의 선물이 더욱 부담스러워진다. 문앞에서 비싼 양갱을 건네는 코스케에게 류타가 싫다며 고개를 젓자 괜찮다니까. 이제 좀 익숙해져.”라며 또다시 강제로 손에 쥐어준다. 자책감을 느낀 류타는 결국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털어놓는다

이제 그만하고 싶어요. 코스케 상은 좋아요. 나 계속 몸을 팔고 있어요. 고등학교 중퇴한 후로 쭉요. 지금까지 잘해왔는데 코스케 상을 만난 후로 괴로워졌어요.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어요. 전 가진 게 없으니까. 이 일이 아니면 전 엄마를 돌볼 수 없어요. 그래서 미안해요.” 

하지만 이미 류타를 너무나 사랑하게 된 코스케는 류타를 놓을 수 없다. 코스케는 계속해서 류타에게 전화를 걸지만 류타는 받지 않는다. 코스케는 앱에서 결국 류타를 찾아낸다

느낌 



유명 패션 잡지 편집자인 코스케와 몸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며 자신의 꿈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류타와의 사랑엔 경제적 격차란 가혹한 현실이 존재한다. 영화는 코스케와 류타의 진정한 사랑을 들려주면서 코스케와 류타의 고통을 잔인할 정도로 혹독하게 보여준다

미친 듯이 사랑했던 사람을 어느 날 갑자기 잃어버렸을 때 초연할 수 있을까? 남겨진 사람은 고통스러운 현실을 하루하루 견뎌내야 한다. 류타가 갑자기 죽었다고 해서 사랑이란 감정이 끝나는 건 아니다. 코스케는 류타가 자신 때문에 죽었다는 죄책감으로 괴로워한다

코스케 : 난 류타가 좋아. 네가 좋고, 어머니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네가 좋아. 그러니 나도 돕게 해줘
류타 : 폐 끼치는 거 싫어요
코스케 : 폐인지 아닌지는 내가 결정할 문제잖아
류타 : 만나지 말았어야 했어요. 만나지 않았다면 이렇게 안 힘들었을 텐데. 지금까지 잘 해왔다고요
코스케 : 내가 사줄게. 류타의 전속 고객이 될게. 한 달에 10만엔. 그것밖에 못 내는 시시한 고객이지만 모자란 건 다른 일 해서라도 채울 수 있을 거야. 그게 힘들고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면 그땐 포기할게. ? 네 눈앞에서 사라질게. 어떡할래? 류타가 결정해도 좋아. 류타, 함께 노력해보자

류타는 무너지듯 울음을 터뜨린다. 코스케를 너무나 사랑하기에 코스케의 제안을 거부할 수 없다. 류타는 몸 파는 일을 그만둔다. 그 이후로도 코스케는 류타에게 계속해서 선물을 준다. 명품 자켓을 선물하기도 하고, 엄마가 입원하여 탈장 수술을 받게 되자 수술비를 마련해주기도 한다. 그때마다 류타는 코스케에게 꼭 갚을게.”란 말을 한다

류타는 밤낮 없이 쉬지 않고 일한다. 코스케는 엄마를 병원에 편하게 모시고 다니라며 류타의 명의로 차를 구입한다. 부담스러운 얼굴을 하는 류타에게 코스케가 말한다. “그럼 류타도 좀 보태. 매달 조금씩이라도 그러면 괜찮지? 둘이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 어머님을 위해서.” 

문을 나서기 직전 류타가 불안한 얼굴로 묻는다.코스케 상, 나 좋아해?” 코스케가 사랑한다고 대답하자 류타의 얼굴이 환해진다. 류타는 코스케의 사랑으로 이 모든 걸 견뎌내고 있다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잠이 든 류타는 코스케와 새 차를 타고 바다에 가기로 약속한 날 눈을 뜨지 못한다. 코스케의 전화를 받은 류타의 엄마가 말한다. “류타가 죽었어요.” 코스케는 류타를 죽음으로 몰아붙인 것이 자신이라고 생각하며 괴로워한다. 류타의 장례식장에서 몸을 가누지 못하고 눈물을 흘린 코스케는 장례식 이후 류타의 어머니를 돌보기 시작한다


코스케가 사랑하는 사람을 돌보는 것은 자기 자신을 돌보는 것과 같다. 류타를 사랑하는 마음이 커질수록 류타를 돌보고자 하는 코스케의 욕구 또한 커진다. 이것은 사랑과 이기심 사이에 미묘한 선을 긋는다. 류타가 죽은 후엔 류타의 어머니를 돌보는 것으로 옮겨진다. 어릴 적 엄마의 죽음으로 애정을 상실한 채 살아온 코스케는 류타를 돌보고 류타의 어머니를 돌봄으로써 자신의 욕구를 채워나간다

그렇기에 류타와 류타의 엄마가 코스케만의 돌봄 방식을 거절하더라도 코스케에겐 받아 들여지지 않는다. 사랑할수록 아낌없이 퍼준다. 이런 코스케가 에고이스트일까? 코스케 자신도 그렇게 느꼈던 걸까? 코스케의 사랑은 류타가 죽은 후 미안하다라는 말로 가득 차 버린다

삶이 곧 고(苦)라고 했던가! 우리의 현실은 외로움, 고통, 상처로 얼룩져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의도하지 않아도 직면하는 어려움들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고통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보고, 사랑을 하고, 삶을 충만하게 만들 수 있다. 코스케가 자신의 사랑을 이기적이라고 느꼈다면, 류타와 류타의 어머닌 그렇지 않았다.  

류타는 코스케를 만나 코스케의 도움을 받으면서 몸 파는 일을 그만둔다. 누군가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도움받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류타는 언젠가 코스케에게 보답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꿈꾼다

류타는 낮에는 폐기물 업체에서 힘든 노동을 하고 밤에는 식당에서 정신없이 일한다. 그러면서도 나 말이야. 엄마한테 무슨 일을 하는지 말할 수 있어서 기뻐.”라고 말한다. 류타가 죽은 후 류타의 엄마는 코스케에게 이렇게 말한다. “류타가 그러더군요. 코스케 상 덕분에 살 수 있었다고요. 이 세상에 지옥만 있는 게 아니었다고요. 정말 고마워요.” 류타에겐 코스케의 사랑 자체가 기적이었다


류타의 엄마인 타에코에게도 그랬다. 자식을 앞세워 보낸 타에코는 눈물조차 흘리지 못한 채 아들의 장례를 치룬다. 코스케가 생활비를 지원하려고 하자 처음엔 강하게 거절하지만 코스케가 매달리며 부탁하자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다

코스케는 타에코를 친엄마처럼 돌보기 시작한다. 타에코도 어느 순간부터 코스케를 아들처럼 여긴다. 어느 날 타에코가 췌장암 4기로 입원한다. 코스케는 건강이 악화된 타에코에게 죄송하다며 울먹인다. 이때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가 가슴을 저릿하게 만든다

코스케 : 죄송해요. 저 때문이에요. 류타를 무리하게 만든 게 저에요. 제가 류타를 너무 많이 일하게 만드는 바람에 홀로 남겨진 어머님의 건강이 나빠지는 걸 아무도 몰랐어요
타에코 : 무슨 소리니? 아니야. 사과하지 마. 넌 사과할 만한 행동을 한 게 전혀 없어. 난 네가 너무 좋다. 내가 착각한 게 아니라면 넌 류타도, 나도 사랑해줬던 거지
코스케 : 저는 사랑이 뭔지 모르겠어요. 
타에코 : 너는 몰라도 돼. 우리가 사랑이라고 생각하니까. 그걸로 된 거 아니겠니? 괜찮아. 괜찮아. 

에고이스트(Egoist, エゴイスト)’는 스즈키 료헤이와 미야자와 히오의 케미스트리가 너무 좋아서 더 안타깝게 느껴진다. 게다가 캐릭터 자체가 되어 버린 두 사람의 연기는 단 1초도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노골적인 NC씬은 사실감을 더한다. 감독은 류타가 몸 파는 일을 그만둔 후 더 이상 류타가 돈과 몸을 바꾸지 않는다는 걸 전달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NC씬을 제거하여 코스케와 류타의 감정에 집중하게 만든다.(5점 만점에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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