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매직(Cherry Magic) ∥ 태국BL드라마, 판타지, 로맨스, 오피스, LGBTQ+ ∥ 12부작 ∥ GMMTV 2023.12.09.~2024.03.02. ∥ 13+등급 ∥ 원작만화 : 토요타 유(豊田悠)의 ‘30살까지 동정이면 마법사가 될 수 있대(30歳まで童貞だと魔法使いになれるらしい)’ ∥ 각본 : Manow Waneepan Ounphoklang / Mook Jarinee Thanomyat / PingPong Suwanun Pohgudsai ∥ 감독 : X Nuttapong Mongkolsawas ∥ 출연배우(등장인물) : Tay Tawan Vihokratana(Karan) / New Thitipoom Techa-apaikhun(Achi) / Junior Panachai Sriariyarungruang(Jinta) / Mark Jiruntanin Trairattanayon(Min) / Jan Ployshompoo Supasap(Pai) / Sing Harit Cheewagaroon(Rock) / Parn Thanaporn Wagprayoon(Dujdao) / Roj Sereeroj Jayaphorn(Tanaka) 등)
떼뉴(TayNew)가 ‘체리매직(Cherry Magic)’을 찍는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환호성을 질렀다. 떼뉴의 연기력과 케미스트리라면 원작만화와 실사판 일본 벨드를 손상시키지 않을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의 작품이 나올 거라고 기대했다.
역시 베테랑은 달랐다. 전체적인 스토리가 체리마호로 인해 각인되어 있음에도 떼뉴의 매력에 사로잡혀 일본판이 생각나지 않게 만들었다. 원작만화에 자연스럽게 태국문화를 녹여낸 것도 한몫 했다. 카란과 아치를 너무 예쁘게 묘사하는 떼이에게 새삼 반하기도 했다.
● 줄거리
◎ Karan & Achi(카란 & 아치)
아치(Achi)는 동정인 채로 30번째 생일을 맞이하면서 마법의 힘이 생긴다. 신체 접촉을 하면 그 사람의 마음이 들리는 것이다. 혼잡한 엘리베이터 안에서 아치는 카란(Karan)과 몸이 닿으면서 카란의 마음을 듣게 된다.
놀랍게도 카란은 아치를 짝사랑하고 있다. 카란이 누구인가! 최고의 영업사원으로 ‘올해의 직원상’을 수상한 데다 훤칠한 미남이어서 사내에서 제일 인기가 많다. 입사 동기인데도 워낙 유능해서 가까이 가기 어려운 존재다. 카란과 비교하면 자신은 너무 부족하고 초라하다고 생각되어 주눅이 든다.
아치는 카란의 마음을 모른 척 해보려고 하지만 그 이후 계속 카란의 마음을 듣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아치와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도 엄청나게 긴장하는 카란, 아치를 향한 순수하고 한결같은 사랑, 그리고 에로틱한 상상까지 카란의 마음속엔 아치로 가득 차 있다.
카란이 워낙 자신의 감정을 감추는데 능숙한 터라 카란의 마음을 들을 수 있기 전에는 카란이 아치를 위해 주변에서 세심하게 무엇을 배려하고 있는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카란의 마음을 듣게 되면서 아치는 카란이 자신에게 베푼 친절들을 하나씩 발견하기 시작한다. 아치에게 향하는 햇빛을 막기 위해 알람이 울리면 블라인드를 내린다거나 아치가 커피를 마시는 시간에 맞춰 원두커피를 내려놓는 식이다.
◎ Jinta & Min(진타 & 민)
진타(Jinta)는 아치의 가장 친한 친구다. 작가인 진타는 글 쓰는 작업을 하느라 거의 밖을 나가지 않는다. 아치는 진타가 로맨스 소설 작가여서 연애 전문가일 거라 생각하고 연애 상담을 한다. 진타는 마치 경험이 많은 것처럼 조언해준다.
하지만 진타 또한 모태 솔로이다. 30살이 되는 날 진타도 아치처럼 신체 접촉을 하면 다른 사람의 마음을 들을 수 있는 마법을 갖게 된다. 최근 입양한 고양이의 마음까지 들릴 정도로 강력한 마법이다.
진타는 첫인상이 좋지 않았던 택배 배달원 민(Min)의 마음을 듣게 된다. 민은 진타를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택배 배달을 왔다가 길에서 떠돌던 고양이를 진타의 집에서 발견한 민은 진타에 대한 생각이 바뀐다. 특이하지만 친절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택배 배달을 하면서도 민은 춤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민은 친구들과 오디션을 준비 중이다. 아이돌 대회에 입상하여 보이 밴드로 데뷔하는 것이 꿈이다. 진타는 민의 열정적인 모습을 발견하면서 민을 좋아하게 된다.
● 느낌
○ 원작 만화인 ‘30살까지 동정이면 마법사가 될 수 있대(30歳まで童貞だと魔法使いになれるらしい)’가 떼뉴를 주인공으로 태국에서 실사화된다고 했을 때 환호성을 질렀다. 역시 기대 이상이다. 체리 매직에서 떼뉴는 카란과 아치를 완벽하게 연기해낸다.
- 뉴는 청순하고 수줍음 많고 사랑을 표현하는데 서툴고 어색한 아치를 너무 잘 묘사한다. 떼이는 유능한 미남이지만 겸손하고 사려 깊고 친절하고 다정하고 상냥한 카란을 아주 잘 묘사한다. 카란과 아치라는 캐릭터가 이토록 사랑스러울 수 있는 건 떼뉴의 묘사 덕분이다.
- 태국의 독특한 전통과 문화를 원작에 자연스럽게 녹여내서 아치와 카란의 마음을 더 잘 느껴지게 한 점도 좋다. 예를 들면 배를 타고 퇴근하는 아치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한 후 아치의 마음을 얻지 못할까 봐 초조해하는 카란의 취약한 모습이 잔상으로 남아 있을 정도다.
- 겉으론 완벽하고 결함 없는 것처럼 보이는 카란에게도 아픈 상처가 있다. 아치는 카란의 상처를 공감하고 보듬어준다. ‘맨인블랙’의 한 장면처럼 카란의 슬픈 기억을 지우기 위해 아치가 펜을 사용한 방법은 너무 감동적이다. 물론 그런다고 기억이 지워지는 건 아니지만 카란에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됐는지는 알 수 있다. 카란이 아치에게 왜 이 순간 홀딱 반했는지 공감할 수 있다. 7년 동안의 짝사랑은 아치에 대한 마음을 더욱 깊게 만든다.
- 아치는 행정직이라 승진도 할 수 없고, 두각을 나타낼 수도 없지만 사무실 관리를 비롯하여 다른 직원들이 업무를 수행하는데 조금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항상 그 자리에서 성실하게 일한다. 카란은 아치가 보여주는 친절과 배려를 높이 평가한다. 이러한 카란의 진심이 아치의 자존감을 높여준다. 서로를 성장시키는 만남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 카란과 아치는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서로를 지지하고 감정적 유대를 강화한다. 서로 오해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충분한 의사소통을 통해 해결하며 상호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아치를 향한 카란의 깨지지 않는 헌신은 엄청 감동적이다.
- 아치를 통해 듣는 카란의 모든 생각들, 아치의 마음을 얻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는 마음, 카란의 부드러운 미소와 눈빛, 카란의 마음을 들을 때마다 수줍어하는 아치의 표정,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나서 부끄러워하는 둘의 모습, 사랑에 빠져 눈만 마주쳐도 웃는 둘의 모습, 서로가 주고받는 대화, 키스와 스킨십 등 모든 것이 사랑스럽다. 달콤함과 로맨틱함이 BL 드라마 중 역대급이다.
- 떼뉴의 키스신은 환상적이다. 사실적인 키스신이 황홀하고 경이롭다. 키스신이 없더라도 카란과 아치의 로맨스는 충분히 설득력을 갖는다. 그럼에도 키스신을 넣어준 태국 버전에 감사한다. 게다가 아치를 집으로 데려가 유혹하고픈 카란의 엉큼한 상상신도 너무 귀엽고 좋다.
○ 진타가 고양이를 만질 때마다 고양이의 마음을 들을 수 있는 게 좋다. 고양이 Madame Noi가 진타에게 호전적으로 구는 모습이 너무 재밌다.
○ 일본 버전은 일본 버전 대로 재밌고 태국 버전은 태국 버전 대로 재밌다. 일본 버전이 먼저 나온 터라 비교하며 볼 수도 있지만 보고 나면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난 두 개의 버전 모두 사랑한다.
○ 떼뉴가 묘사하는 카란&아치와, 마치다 케이타와 아카소 에이지가 그려내는 쿠로사와&아치는 다르다. 같은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어서 전체적인 줄거리는 비슷하지만 이들이 그려내는 캐릭터의 매력은 완전히 다르다. 진타&민도 츠게&아다치 캐릭터와 매력 자체가 다르다. 두 버전을 별도의 개체로 생각하고 보기를 추천한다.(5점 만점에 5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