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사이(Secret Relationships) ∥ 한국BL드라마, 심리, 오피스, 로맨스, LGBTQ+ ∥ 8부작 ∥ 2025.02.27.~03.20. ∥ 15+등급 ∥ 원작 : 맥퀸스튜디오의 웹툰 ‘비밀 사이’ ∥ 각본 : 이유진 ∥ 감독 : 양경희 ∥ 출연배우(등장인물) : 김준서(정다온) / 차선형(주성현) / 차정우(김수현) / 김호영(신재민) / 이영은(정다슬) / 박은영(한다정) / 서진원(다온 아빠) / 최정우(수현 아빠) / 서승현(최근호) / 차미경(성현 할머니) 등)
● 네 사람 사이에 얽힌 비밀과 감정의 소용돌이
‘비밀 사이’는 사랑과 집착, 그리고 인간관계의 복잡성을 담아낸 작품이다. 가난한 가정환경 속에서 힘들게 살아온 다온은 겉보기엔 완벽한 청년이다. 주변인들은 다온의 겉모습만 보고 그가 부잣집 아들일 거라 짐작한다. 다온은 굳이 그것을 정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다온의 상처는 수현, 재민, 성현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정다온, 김수현, 신재민, 주성현의 관계는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복잡한 감정선을 보여준다. 다온&재민, 재민&수현, 다온&수현, 다온&성현의 관계에 심리적인 서스펜스를 가미하여 마치 퍼즐을 맞춰 나가듯 집중하게 만든다. 네 사람 사이에 얽힌 비밀과 감정의 소용돌이가 혼란스러우면서도 계속해서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게 만든다.
● 얽히고설킨 네 가지 관계
○ 정다온 & 신재민
재민은 오랫동안 자신을 짝사랑해온 대학 후배 다온을 곁에 두고 다정다감하게 챙겨주면서도 “좋아한다.”라고 고백하면 정색을 하고 밀어낸다. 다온이 불편해하는데도 굳이 다온의 아빠를 챙겨줘서 다온에게 심리적 부담을 안겨주기도 한다.
다온과 재민의 관계는 신뢰와 배신, 유혹과 거절이 반복되는 복잡한 형태이다. 재민이 다온을 좋아하는 게 분명해 보이는데도 용기 내어 고백한 다온의 고백을 왜 재민은 냉정하게 거절하는 걸까? 재민의 거절이 다온을 위한 것일까? 다온을 향한 재민의 태도 자체가 미스터리하다.
○ 신재민 & 김수현
수현과 재민의 관계 또한 미스터리하다. 재민과 수현은 대학 시절 서로 사귀게 된다. 수현은 2년 동안 외국에 나갔다가 귀국한 후 다시 만난 재민에게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지만, 여전히 서로에게 강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수현은 다온에 대한 집착을 드러내면서도, 동시에 재민을 향한 알 수 없는 태도를 보인다.
수현은 충동적이고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며, 단순한 사랑을 넘어서 강박적인 행동을 보인다. 대학 시절 분명히 수현이 다온을 좋아했던 것 같은데 왜 재민과 사귀게 된 것인지 궁금하게 만든다.
○ 정다온 & 김수현
수현과 다온의 관계는 긴장감으로 가득 차 있다. 대학 시절 썸을 탔던 수현과 다온은 재회 후 공포와 애증 관계가 되어 있다. 수현은 다온을 끊임없이 찾아오며 다온의 일상을 침범하지만 다온에게 해를 가하진 않는다.
그러던 중 수현은 다온이 재민의 집에서 밤을 보냈다는 사실을 알고 폭발한다. 이것이 단순한 질투인지 아니면 다시 다온의 사랑을 얻고 싶은 욕망인지 모호하게 표현된다. 다온과 관련된 일이라면 집착적으로 행동하는 수현을 보며 다온은 과거의 일이 생각나 두려움을 느낀다.
○ 정다온 & 주성현
성현은 다온의 직장 동료로 유일하게 다온에게 힐링의 대상이다. 성현은 다온에게 이해와 따뜻함을 제공하며 다온을 향해 점점 더 깊은 감정을 쌓아간다. 재민과 수현이 다온을 자신의 소유물처럼 대하는 반면 성현은 다온을 존중하며 다온의 감정을 배려한다.
그러나 다온은 아직 재민, 수현과의 관계에 얽매여 있어 성현의 감정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렇기에 다온과 성현의 관계는 가장 건강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안타까움을 안겨준다.
● ‘비밀 사이’가 주는 메시지
‘비밀 사이’는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권력의 불균형과 인간의 본성을 탐구한다. 재민과 수현의 행동은 사랑의 이름을 빌린 소유욕과 집착에 가깝다. 다온은 재민, 수현과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상처받는다. 다행히도 다온은 자신을 존중하고 자유롭게 해주는 친절하고 다정다감한 성현에게 마음을 열며 상처를 치유해 나간다.
● 사랑이란 무엇인가?
‘비밀 사이’는 벨드에서 보기 어려운 심리 스릴러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몰입도를 높인다. 재민과 수현의 행동은 분노를 유발하면서도 다음 전개를 궁금하게 만든다. 그러면서 대학 시절 수현이 재민과 사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게 되었을 땐 다온을 향한 수현의 집착을 이해하게 되기도 한다.
워낙 ‘집착광공’ 자체의 매력이 있는지라 ‘수현 & 다온’을 응원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다온을 위해선 안정감 있는 성현과 연인이 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선택일 것이다.
아쉬운 건 다온이 지속적으로 피해를 입는 구조가 반복되어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재민의 독점 욕구와 수현의 광기 어린 집착이 과도하게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성현과의 관계를 통해 다온이 치유되는 과정이 충분히 다뤄지지 못한 점도 아쉽다.
하지만 '비밀 사이'는 장점이 훨씬 더 많은 재밌는 벨드이다. 다온, 재민, 수현, 성현의 감정이 사실적으로 묘사되고, 배우들 또한 캐릭터를 훌륭히 잘 소화해내서 몰입하여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섬세한 BL 서사와 높은 퀄리티도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비밀 사이’는 결국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누군가를 소유하고자 하는 것이 사랑일까? 아니면 그를 자유롭게 해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일까? 여러분이 다온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지, 누구를 선택할지 궁금해진다.(5점 만점에 4.5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