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롱 나이 더 시리즈(Ai Long Nhai the series, อัยย์หลงไน๋) : 아이(Ai)가 나이(Nhai)에게 빠지다 ‖ 태국BL드라마, 학원물, 로맨스, LGBTQ+ ‖ 12부작 ‖ 2022.09.26.~12.12. ‖ 15+등급 ‖ 원작소설 : Nathakorn(นทกร)의 ‘Ai Long Nhai’ ∥ 각본 : Run Kantheephop Sirorattanaphanit ∥ 감독 : Nob Sathanapong Limwongthong ‖ 출연배우(등장인물) : Meen Nichakoon Khajornborirak(Ai) / Ping Krittanun Aunchananun(Nhai) / Gun Tieosuwan(Tonhon) / Nice Pitayut Orsuwan(Intha) / Jom Thanathorn Khuankaew(Nine) / Save Saisawat(Chonlathee) / Porsch Apiwat Apiwatsayree(Sippakorn) / Arm Sappanyoo Panatkool(Nan) / Fluke Nattanon Tongsaeng(FM) / Games Nanthipat Sirorattanaphanit(Songkhwan) 등)
‘Ai Long Nhai’는 1회에서 중도 포기하기 쉬운데 일단 2회 중반까지 참고 보면 그 뒤부터는 어이없을 정도로 재밌다. 뭔가 되게 허술하고 어설픈데 광대 승천하며 볼 정도로 빠져든다. 민(Meen)과 삥(Ping)이 연기를 잘하는 것도 아닌데 신기하게 거슬리지 않는다. 특히 삥이 연기하는 Nhai를 볼 때마다 청정 지역에 들어가 있는 느낌이 든다.
● 줄거리
캐나다에서 학교를 다니던 ‘아이(Ai)’는 다른 학생과 싸워서 퇴학을 당한다. 아빠는 Ai를 자신이 교수로 있는 대학교에 전학 시킨다. 아빠와 대학교 구경을 온 날 Ai는 ‘나이(Nhai)’가 흘린 ‘오리 키링’을 주워주다가 Nhai의 얼굴을 보고 첫눈에 반한다. 오리 키링은 아빠가 칠칠한 Nhai에게 잃어버리지 말고 갖고 다니라며 준 미션이다. 미션을 수행하지 못하면 Nhai는 아빠에게 용돈을 받지 못한다.
Ai가 첫 수업을 들으러 간 날 Nhai는 Ai를 알아보곤 옆자리에 앉힌다. 그리곤 자신의 친구들에게 인사도 시켜주고 친구 그룹에도 넣어준다. 바이섹슈얼인 Ai는 Nhai가 이제까지 여자친구만 사귀어 왔다는 걸 알고는 서두르지 않고 Nhai를 챙기고 돌보며 조금씩 천천히 다가간다.
친구들과 Ai의 집에 가서 늦게까지 술을 마신 날 Nhai는 술에 취해 Ai를 유혹한다. Nhai를 좋아하는 Ai는 결국 참지 못하고 Nhai와 러브신을 찍는다. 다음날 Nhai는 이제까지 여친과 잤을 때보다 Ai와 잔 게 훨씬 더 좋았다는 걸 깨닫는다. Nhai는 자신이 게이가 아닐까 생각하며 자신의 성적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기 시작한다.
Nhai는 인터넷에서 관련 자료를 찾아보기도 하고, 게이형에게 찾아가 상담을 받아보기도 한다. 그러다 결국 Nhai는 자신과 사귀고 싶어하는 Ai에게 한 달만 사귀어보자고 제안한다. 이제까지 Nhai와 사귀었던 여친들은 이상한 Nhai를 견뎌내지 못하고 차버렸다. Nhai는 Ai에게 자신을 견뎌낼 수 있는지 보겠다고 한다. 더불어 자신이 남자인 Ai를 좋아할 수 있는지도 확인해보고 싶다. 과연 Nhai는 Ai를 통해 자신의 성정체성을 깨닫게 될까? Ai와 Nhai는 진짜 연인이 될 수 있을까?
● 감상
Ai의 잘생김과 Nhai의 귀여움은 치명적이다. 얼굴이 개연성이고 대유잼이다. 농구선수 출신인 ‘민’의 키가 190cm라서 그런지 185cm인 ‘삥’이 작아 보일 정도로 키의 합도 좋다. 케미스트리 또한 아주 좋다.
Nhai의 캐릭터는 역대급이다. 사실 처음 Nhai를 보면 잘 적응되지 않는다. 하지만 Nhai의 이상하고 엉뚱하고 특이한 점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보면 볼수록 자꾸만 웃음이 터진다. 왜 Ai가 Nhai를 볼 때마다 귀여워 죽겠다는 표정을 짓는지 이해하게 된다. 그러니 ‘삥’이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부족한 연기력이 Nhai의 캐릭터엔 어울릴 정도다.
Nhai는 순수한 아기 같고, 무공해 소년 같다. Nhai는 제멋대로이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은 곧바로 해야 하고, 덜렁거리고, 불평도 많고, 겁도 많고, 건망증도 심하고, 길치고, 식탐도 많고, 엄살도 심하고 그 외에도 허점이 엄청 많은데 미워할 수가 없다. 무슨 자신감인지 뻔뻔하고 허세도 부리지만 악의가 없고 착하다.
“Ai, 넌 나한테 오랫동안 화를 낼 수 없어. 넌 내 거고, 네 마음도 내 거고, 나와만 사랑을 나누고, 나한테만 사로잡혀 있으라고 내가 너한테 주문을 걸었거든.” Nhai의 말대로 Ai는 Nhai의 주문에 걸려버린 듯 Nhai에게 사로잡혀 다른 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누가 봐도 ‘수’인데 ‘공’이 되고 싶어하는 Nhai는 Ai에게 자기가 남편이라고 우기곤 한다. 그럴 때마다 Nhai에게 콩깍지가 단단히 씌인 Ai는 Nhai가 귀여워서 머리를 쓰다듬는다.
Ai를 사랑하게 된 Nhai의 단호함은 반전 매력이다. Nhai는 Ai를 버렸던 Ai의 친엄마가 찾아와서 둘이 헤어지라고 할 때 그럴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Ai에게 “네 엄마는 내가 맡을게.”라고 선언할 정도로 멘탈이 갑이다. 이렇게 예측할 수 없는 매력 때문에 Ai는 Nhai에게 결코 벗어날 수가 없다.
게다가 Nhai는 자기가 학교에서 엄청 인기남이라는 걸 자기만 모른다. Nhai와 사귀기로 한 후 학교에 간 Ai는 모두가 Nhai에게 웃으며 인사하는 걸 발견한다. ‘이제야 알게 된 사실인데 모두 오리를 좋아한다. 특히 내 오리, 나이(Nhai)를 말이다. Nhai는 누구에게나 웃는 얼굴로 인사한다. Nhai 목에 팻말이라도 걸어서 모두에게 chen Nhai는 내 꺼다. Nhai의 주인은 질투가 심하다고 알려주고 싶다. 하지만 나는 Nhai랑 우리 사이를 비밀로 하기로 약속했다.’ Ai는 Nhai가 친구들에게 손을 흔들며 환하게 웃을 때마다 질투를 느낀다.
드라마의 핵심 주제는 ‘Ai Long Nhai’라는 제목에 그대로 담겨 있다. 태국어로 ‘Fall/drown in love’는 ‘ttok long rak’을 의미하고, ‘long’은 이것의 짧은 형식으로 ‘Ai는 Nhai에게 (사랑에) 빠지다’라고 해석할 수 있다. 제목대로 첫회부터 마지막회까지 Nhai에게 풍덩 빠진 Ai의 모습을 보게 된다.
Ai는 잘생기고 키도 크고 공부도 잘하고 모든 면에서 완벽하다. 이런 Ai가 Nhai를 향해 끊임없이 플러팅을 해대며 달콤한 말들을 쏟아낸다. 그러면 Nhai는 당연한 듯 천연덕스럽게 그 사랑을 받는다.
Ai와 러브신을 찍은 후 혼란스러워하는 Nhai에게 Ai는 그 어떤 것도 강요하지 않는다. “Ai, 기억해 둬.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절대로 그 사람의 생활을 바꾸려 들지 말고 일부분이 되도록 해야 해. 매우 중요한 부분 말이야. 서로에게 충성하고 잘 보살펴주는 걸로도 충분하니까. 알겠지?” Ai는 아빠의 조언대로 Nhai의 그 어떤 것도 바꾸려 들지 않는다. Ai는 마치 Nhai를 돌보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Nhai를 돌본다. 챙기길 좋아하는 Ai와 보살핌이 필요한 Nhai는 그야말로 천생연분이다.
Ai가 친구들에게 Nhai와 잘 사귈 수 있도록 배려를 부탁하는 장면도 인상 깊다. “(Ai)난 Nhai가 너무 좋아. 내가 Nhai를 지킬 수 있게 해 줘. Nhai가 날 믿고 나와 사귀게 될 때까지 엄청 노력했단 말이야. 너희들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친구와 사귀게 되기까지 참 어려웠어. 감각도 무디고 행동도 이상하게 하는데 길까지 자주 잃어버리더라고. / (인타)그러고 보니 온통 부족한 것뿐이네. / (Ai)Nhai를 챙기는 건 내 몫이야.”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건 Ai의 아빠가 둘이라는 점이다. 어릴 적에 친엄마에게 버림받은 Ai를 게이 커플이 키웠다. 동성 결혼이 합법화되기 전인데도 Ai에게 따뜻하고 성품 좋은 두 명의 게이 아빠가 있다는 설정이 참 좋다. Ai는 친아빠보다 아빠의 파트너인 난(Nan)을 더 좋아한다. Ai가 Nhai에게 첫눈에 반했던 이유 중의 하나도 Nhai가 ‘난’과 닮았기 때문이었다. 아들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엄마와 닮은 사람을 사랑하게 되기도 하니까 말이다.
아쉽게도 ‘아이 롱 나이’ 이후 민삥이 출연한 ‘My Dear Gangster Oppa(2023)’와 ‘The Rebound(2024)’에선 ‘삥’에게서 ‘나이’만큼의 매력을 찾지 못했다. ‘아이 롱 나이’를 뛰어넘는 민삥(MeenPing)의 새 작품이 나오길 기대한다.(5점 만점에 4.9점)